C-4. 직시

-오메가 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자리에서 일어난 성민은 다른 반에 있는 아까 성민에게 한대 맞은 아이에게 가서 말했다.

"너 어제 있었던 일 입 털기만 해봐. 아가리 찢어줄 테니까."

"그...."

"뭐."

"나 혼자 한거 아닌데.."

"뭔 소리야. 그럼 뭐. 여러명이서 했냐?"

"쟤도 같이 했어."

두명이서 했다는 것을 자신에게 일러 바치는 모습을 보곤 헛웃음이 나오는 성민이었다.

"허. 이 시X. 그럼 두명이서 그 작은 애를 강간했다고?"

"강간까지는 안했,"

"닥쳐. 존X 머리에 뭐가 들은거야. 다른새X 데려와봐."

"어, 어... 알았어."

다른 아이를 데려오자 성민이 말했다.

"니도 했다며."

"뭘?"

"몰라서 묻냐? 어제 니가 한 짓 말이야."

"아, 어제? 하려고 하긴 했지."

"그래, 이, 미X새X야, 그걸, 지금, 자랑이라고, 얘기하냐?"

성민은 말 끝마다 그 아이의 머리를 내리쳤다.

"지금 니네 죽이고 싶은거 참는 중인거든. 니네 반 애들이 담임한테 꼰지를 까봐. 니네 입이나 똑바로 간수 잘 해. 소문 퍼져봐, 담임이든 뭐든간에 진짜 죽여버릴 거니까."

"응....."

성민이 가자 머리를 맞은 아이가 다른 아이한테 말했다.

"야. 나도 한걸 왜 말해!"

"허. 그럼 나만 맞냐? 너도 했는데 나만 맞는 건 억울하거든."

"근데 경서준이 뭐라고 그렇게 감싸고도냐...?"

"글쎄............? 뭐, 대주기라도 했나보지."

"헐 그런가. 뭐야, 그럼 아다 아니잖아. 강성민 지 혼자 좋은 물건 데리고 다니네."

"그러게."

한편 서준은 화장실에서 쉬는시간 동안 시간을 보내다 종이 치자 재빠르게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둘이 쫓고 쫓기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됬다.
항상 밥 맛이 없어서 매점에 들려 끼니를 떼우는 서준을 잘 알고 있는 성민은 밥을 먹지 않고 교실에서 기다렸다.
드륵-.
문이 열리고 들어온건 예상대로 서준이었다.
서준은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성민에 깜짝 놀랐다.

"너 밥먹으러 안 갔어?"

"안 갔는데. 너 기다렸지. 누가 쉬는시간마다 계속 화장실로 뛰어가서 말할 시간이 없었거든."

"아... 할말이 뭔데?"

"내가 왜 변한건지 안 궁금해."

"궁금하지.... 근데 물어볼 기회가 없었잖아.... 맨날 말 시키면 화 부터 냈으면서..."

"하....... 나는.... 널 위해서 였어..."

"뭔 소리야?"

"넌 알파 아니잖아. 알파도 아닌데 알파인 나랑 친구라네? 오메가도 아닌데 알파랑 친구야? 뭐 벌써 대준거 아니야? 이런 소문 듣게 하고싶지 않았어. 근데 내 생각이 틀린 것 같다. 미안해 말로 사과해도 니 상처 안 지워질 거 아는데, 그냥 내가 미안한 마음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아달라고 하는 거야."

"......."

"알아. 이런 말로 니 마음 안 풀릴 거. 그냥 무서워하지 말라고 지금도 덜덜 떨면서."

사실 성민과 자신둘만 이 교실에 남아있는 것이 무서웠던 서준이었다.

"알았어. 안 무서워할게. 너 못 믿어서 미안."

"니가 뭐가 미안하냐. 내가 빌어도 모자랄판에. 근데 나 용서해 주는 거야?"

서준은 매점에서 사온 빵을 오물오물 씹으며 말했다.

"음... 그건 좀 생각해 보고.."

성민은 서준의 모습을 보고 웃었다.

귀엽네.

성민이 빤히 바라보자 서준이 말했다.

"왜 그렇게 봐?"

"푸흡. 아니야."

"뭐야. 왜 웃어."

"아니야. 안 웃었어."

"뻥치지마. 웃었잖아."

"아니라니까."

말을 하던 서민의 배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났다.

"너 밥 안먹었어?"

"응. 밥 먹으면 진짜 너랑 얘기할 시간 없을 거 같아서."

"어떡해. 너 배고파서."

"괜찮아. 너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뭐라는 거야.."

"뭐냐. 귀는 왜 빨개져."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게 아닌거 같은데?"

"아, 너 배고프다고 했지? 매점가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쓰읍. 말 돌리지 말고. 그리고 안 그래도 사 먹을려고 했어. 내 돈으로."

"아, 그래? 그럼 나도 같이 가줄게."

"그래. 아니, 이게 아니지. 너 자꾸 말 돌릴래?"

"아, 좀! 그냥 넘어가라!"

성민이 끈질기게 물어보자 짜증이 난 서준이 씩씩 거리기 시작했다.

"푸흐. 알았어. 안 할테니까 씩씩 거리지 좀 마라. 니가 무슨 기차냐?"

"뭐, 인마?"

둘은 티격태격하며 매점으로 향했고 매점으로 가는 도중에 성민은 자신의 가슴 한 구석이 간지러운 느낌이었다.
이렇게 두 사람의 갈등은 끝 난것 같았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끝나고 시간이 흘러 학교가 끝났다.
늘 가던데로 혼자가려던 서준의 팔을 붙잡은 성민이었다.

"같이 가자. 무섭잖아."

솔직히 서준은 걱정이 많았다.
가다가 어제 같은 일이 있을 까봐.
그러는 도중 자신에게 같이 가자고 말하는 성민이 내심 고마웠다.
오늘은 야자가 없어선 학교를 나오니 꽤 날이 밝았다.
집으로 가며 쫑알쫑알 말하는 서준이 귀여워 보이는 성민이었다.

"너, 또 나 보고 웃었지."

"어."

"헐, 왜! 내가 뭐했다고!"

"아니다, 이 둔탱아."

"야. 내가 뭘 했다고 둔탱인데!"

"에휴.. 내가 너랑 뭔 말을 하겠냐. 이래서 둔탱이라는 거야."

"뭐 어쩌라는 거야! 이유도 안 알려주고!"

"쪼끄만게 대들기나 하고."

"허, 참나. 뭐, 쪼끄만하면 대들면 안되냐? 씨... 쪼끄만한게 뭐 어때서!"

"감히 알파인 나한테 대들,"

성민의 말을 들은 서준은 굳어버렸다.

".............."

"아, 미안."

"너..... 그 말 하지마."

"알았어. 미안해."

"집이나 가자."

성민은 먼저 집으로 향하고 있는 서준을 보고 긴 다리를 먼저 앞으로가 서준을 돌아봤다.
그리곤 손을 모으며 말했다.

"야..... 화났어...? 미안. 진짜 미안. 응? 용서해줘라."

그 모습을 본 서준은 웃으며 성민을 용서할 수 밖에 없었다.

"아, 알았어. 대신에 이제 그런 말 하지마."

"알았어, 미안"

"됬어. 괜찮아."

순간 성민이 알파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던 서준은 성민이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무언가가 서준의 가슴을 꽉 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베타한테는 아무 냄새가 나지 않지만 오메가한테 냄새가 난다.
그리고 알파와 접촉하면 그 알파의 냄새가 벤다.

너가 오메가 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에게서 내 냄새가 베면 어느 알파도 접근 못할텐데.
지켜줄 수 있는데.
하지만 니가 베타라 할 수가 없잖아.
근데 참 궁금해.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걸 말하면 넌 어떤 반응을 보일까.....

성민에게 씁쓸한 미소가 맺혔다.

둘의 갈등은 마치 해소된 것처럼 보였지만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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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04 18:26 | 조회 : 1,91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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