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_과거(3)

"아, 묘족... 에엣???? 묘족이요?"
"정확히 말하자면 묘족의 피가 섞여 있다,지. 어머니가 묘족이었대. 난 몰랐지만."
"아니, 그걸 어떻게 몰라요?"
"내가 말했잖아. 나는 발정을 안 하는 시기의 여성분만 만났다고.(*9화) 그게 우리 어머니였어."
"하지만.."
"그래, 뭐.. 난 발정기도 없고, 수인 형태로도 못 있어. 그러니까, 돌연변이라는 거지.우리 어머니는, 아들이 인간인줄로만 알게 하려고, 자신도 인간이라고 한거야. 묘족에게 배척 당한 돌연변이는 더 이상 묘족이 아니니까"

-

하루는, 준의 아버지가 찾아왔었어. 웬 사진을 들고. 그 사진에는 준의 아버지와 어머니, 우리 어머니가 환하게 웃고 있더라.

"어머니 성함이 혹시, 양 주현이시니?"
"네, 맞습니다만.."
"주현이 아들이로구나... 잘 컸네..정말로.."
"제 어머니는 어떻게 아시죠?"
"사진을 봐라, 제일 왼쪽이 너네 어머니다. 주현이랑, 내 아내랑 나는 절친이었지. 주현이가 인간을 만나 결혼하지만 않았더라면, 아마 아직까지도 절친이었을게야"
"저희 어머니가 묘족이란 말씀이세요?"
"숨겼을 거야, 너한테는. 묘족의 혼혈은 반드시 묘족의 모습으로 태어나나, 너는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났다. 그래서 묘족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배척당했지. 너의 어머니가 너한테 할 수 있던 유일한 방법이 아마, 자신을 인간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
"그렇군요. 그런데, 뭘 어쩌라는 겁니까?"
"너의 출신을 켄 이유가 있다. 자, 이것은 족장 대대로 내려오는 시간이동술 비법이다. 오직 족장만이 시간을 이동할 수 있지."
"혹시..."
"난, 내 아들을 살리고 말거다. 설령, 그 확률이 1480분의 1이라 하더래도."
"묘족 세명의 간절한 염원이 하늘에 닿고, 묘족의 재능이나 행복을 바치면 시간이동술이 성공한다... 다만, 이동술의 확률은 1480분의 1. 생명 또한 보장할 수 없다..."
"역대 족장 중 성공한 이는 단 4명."
"물어 볼 것도 없네요. 해야지요. 근데 한명은 누굽니까?"
"또 다른 내 아들이다. 백 운, 알고 있지?"
"시간 이동술이 실패하면 아들 둘을 잃는 셈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유라도 알고 싶다!!! 아니, 범인의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

아, 그 처절한 아버지의 외침이란. 우리 아버지도 내가 죽었으면 저랬을까 싶었다.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가, 그 순간 만큼은 간절히 궁금했다. 시간 이동술을 실행할 날짜는 니가 떠난지 2주기가 되던 날로 정했다. 그리고 나는 있었는지도 몰랐던 '탐지'라는 내 능력을 하늘에 바치고 시간이동술을 실행했다.

-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세 명 다 3년전으로 이동 할 수 있었지. 1년 동안 만반의 준비를 걸쳐, 납골당으로 향했다. 두번째 준을 만난 것은 강간이 일어나기 훨씬 전. 소개팅이라는 명목으로 만나 우리는 또 사랑에 빠졌다. 물론 소개팅은 미끼였다. 너를 다시 한번 납골당으로 향하게 만들 미끼. 다만, 달랐던 것은 사랑의 정도 였다. 나는 맹목적으로 사랑만 했다."
"처음 두번째 준을 만난 얘기는 왜 안해줘요?"
"볼썽사납게, 울어서. 2년만에 살아있는 준을 만난 기분은....넌 모를거야, 아마"
"모르고 싶네요."
"중요한 건 니가 또 다시 죽었다는 것."
"나 왜 자꾸 죽어요? 무슨 게임인가?"

-

내가 잠깐 뒤돈 사이 와락 준이 나를 껴안았다. 그리고 그대로 총성이 울렸다. 이번 총구는 준이 아닌 나를 향한 것이었다. 준이 조금만 더 늦었다면 오히려 내가 죽을 뻔 했다. 웃기게도 나는 두번째 준이 죽는 순간,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하고 빌었다.

"범인, 누구야.."
"못 봤어"
"봤을 거 아니야!!!!! 거기 있는데 왜 못 봐!!!"
"진정해. 너 지금..."
"또, 또 준이 죽었어... 시간을 건너고, 미래를 아는데 죽었다고!!!"
"하아,"
"흐윽.. 운이 형... 난 그냥 이대로 죽을래. 나 더이상 준 없이 살기 싫어. 벌써 두번째야. 한번도 겪기 힘든 연인의 죽음이 두번째야. 하, 아니지. 세 번째인가? 가인까지? 난 죽음을 몰고 다니는 거야? 왜 내가 사랑하는 사람만... 왜... 왜!!"

그때는 진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 어머니, 가인이 그리고 너... 다 떠나갔다고, 내게 남은 희망은 없다고 말했다. 다시 나를 일으킨 사람은 너희 아버지 였다. 다시 한번 시간 이동술을 행했다. 이번에는 내 행복을 바쳤다. 너 없으면 행복이 있어봤자야, 하면서. 이번 작전은 우리 둘이 만나지 않는 거였다. 아예,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두번의 시간 이동술로, 너의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운이 형은 나의 기억을 봉인하고, 나의 손에 잡혀 교도소로 향했다. 모든 불행의 시작이었다.

-

그리고, 나는 너를 만났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를 위해 두번이나 시간을 건너고, 자신의 능력과 행복을 바치고는 내가 다 잘못했다며 자책하는 그에게 나는 대체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요. 정말로 모르겠어요.

"형, 후회 하세요? 절 만난 거?"
"바보아니야?"

피식 웃으면서 그가 말을 이었다.

"정말로 후회했다면 이렇게 쫓아오지도 않았겠지. 나의 모든 것을 다 바쳐 가며, 이렇게 널 찾지는 않았겠지. 내가 정말로 후회하는 것은, 나 때문에 니가 죽은 것일까봐 두렵다. 니가 나를 사랑하게 된 것을 후회할까봐 무서워."
"형이야, 말로. 우리가 정말 운명이니까 이렇게 만난게 아니겠어요?"
"우리가 정말 운명이긴 할까? 이렇게 아프고 힘든 사랑을 하는데?"
"평소엔 운명이란 거 잘 안 믿었는데, 오늘은 좀 믿어야 겠어요. 그럼 이제 우리가 할 일은 하나네요. 이 빌어먹을 운명에서 벗어나 해피엔딩을 맞는것"
"범인이 누군지조차 짐작가지 않아"
"추측되는 인물이 아무도 없단 말이예요?"
"가인을 죽인 범인이 누군지만 알면 되지 않을까?"
"누군데요?"
"몰라, 나도. 그 사건 범인이 백 운이란 거, 잘못 된거야. 강 형사가 묻은 사건이거든"
"묻어요? 왜요?"
"위에서 묻으래서. 아 강 형사는 알려나? 묻은 뒤로도 계속 혼자 수사한 걸로 아는데."
"강 형사님은 또 누구예요?"
"한번 전화나 해봐야겠네. 강 형사"

그 전화 한 통은 불행의 씨앗이 언제부턴가 자라나 싹을 맺으며 존재를 알게 되듯이, 말 그대로 파란의 시작이었다. 강 형사 입에서 나오는 말이, 하나같이 충격적이지 않은게 없어서.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해서. 무엇보다, 태호가 그토록 아니길 바랬던 인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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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19 14:42 | 조회 : 2,077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과거 이야기는 끝! 곧 있으면 완결이겠네요 ㅠㅠ 이런 작품 써보고 싶었는데 써서 영광이예요 :) 그리고 늘 댓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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