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_ 과거(2)

"얘기 끝난거죠?"
"아직 반의 반도 안했어."
"이야기 속 준이 나라는게 안믿겨져요"
"너랑은 다른 준이자 같은 준이야"
"신기하네요"
"너도..."
너도 그전에 나를 만났다면 달랐을까, 말을 삼켰다. 다 내 잘못인데 누가 누굴 탓하는거야 도대체.
"아무튼, 애기 계속 한다?"
"네"

-

가인의 기일날, 아침부터 우리는 분주했었어. 한참만에 출발해서, 정오쯤에야 가인에게 도착했지. 가인의 사진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휑한 납골당에서, 나는 너를 소개하며 울었다. 아직도 생생해, 그날이.
"가인아, 내 남친이야. 귀엽..지? 네가 떠나고 2년이 흘렀다, 벌써. 봐, 나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새 인연 만났고, 우리 준이랑 결혼까지 할 거야. 너라면, 우릴 축복해주겠지?"
눈물만 흘리는 내게 너는 눈물을 닦아주며, 잠시 나가 있으라고 했다.
"아, 왜!"
"쪽팔려, 나가 있어"
"크흠, 알았어."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네게 향했다. 그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탕, 하는 총소리. 절대로, 납골당에서는 나지 말아야 할 소리가, 네가 있던 쪽에서 났다.
"아닐 거야... 아닐거야..."
벌벌 떠는 손을 부여잡고 천천히 납골당으로 향했다. 너는, 쓰러져 있었다. 뒤통수에서 저격 당한 듯. 이 상황에서조차 나는 피해자의 상태부터 확인했다

-

"그때, 기분이 어땠어요?"
"물어볼 껄 물어봐라. 어땠겠냐?"
"슬펐겠죠?"
"아니, 내 안에서 뭔가가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어.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

너의 시신을 부여잡고 나는 울었다. 참, 직업정신이란게 무서운게. 그 상황에서도 나는 112와 119에 신고하고 당시 상황을 기록했다. 너의 장례식은 조촐하게 치뤄졌다. 너의 아버님과 형을 만나고 나서 나는 무수한 생각이 들었다. 남친이 형사인데도, 너를 쏜 범인이 누군지 몰랐다. 내 스스로가 한심해지는 순간, 나는 형사를 그만뒀다. 그 뒤로 몇 년을 폐인처럼 살았다. 죽지 못해 살고 죽지 않기 위해 살았다. 기적은 늘,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고 한다. 나도 그랬다. 나는 그 폐인처럼 사는 기간에 내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가, 묘족이라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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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18 15:42 | 조회 : 1,934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쫌 짧아요 ㅠㅠ 지금 학원가야 해서! 여러분, 내일 봐요!! 볼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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