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오 헤티하 4

신오의 분노로 으스러진 쇠창살은 사람 몸이 통과될 정도로 넓게 벌어졌다. 동그란 원 크기로 된 구멍에 손을 집어넣어 탐색하듯 주위를 살피다가 예드린의 멱살을 잡아 끌어당겼다.

뾰족한 송곳니 드러내고 콧숨을 훅훅 내쉬는 신오를 한참이나 살피다가 예드린은 활짝 웃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를 빤히 응시하는 그를 보며 신오는 미간을 더욱 좁혔다.


“히히. 알아냈다.”


손을 억압한 수갑은 양 손목에 가느다란 줄로 이어져 있어서 그의 어깨만큼 벌어졌다. 왜소한 체구여서 많이 벌어지지 않았지만 신오의 양쪽 볼을 잡기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쇠창살 사이로 손을 쭉 뻗은 예드린은 신오의 볼을 부여잡고 고개를 들이밀었다.

쪽. 그의 입술이 신오의 콧등에 닿았다. 콧등에 가볍게 닿았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촉감에 신오는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 예드린의 입술이 떨어져나가도 신오는 말을 잇지 못하였고, 그의 입가가 바들바들 경련했다.

격노했던 신오의 화가 사그라졌다고 생각한 예드린은 헤벌쭉 하게 웃었다. 당황한 신오는 그의 멱살을 놓았고 붉게 달아오른 두 볼을 감추려 큰 손으로 입을 가렸다. 당황한 듯 지하 감옥을 뛰쳐나갔다.

다리에 힘이 풀려 휘청거리다가 가까스로 벽을 붙잡았다. 불규칙적으로 쿵쾅 쿵쾅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 앉혔다.

자신의 뺨을 두어번 내려쳐도 계속해서 떨리는 심장에 신오는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는 그 감촉은 몸을 섞었던 그때의 일보다 더 머릿속에 박혔다.

지하 감옥을 지키는 두 병사는 당황하며 서로 눈치를 보았다. 다가가려 했지만 뺨을 때리는 모습에 뒷걸음질 쳤고, 다시 다가갔지만 강하게 고개를 젓는 모습이 무척이나 화가 난 듯 하게 보였다.


‘왜 저러시는 거야? 97년 동안 호위병 하면서 일생일대의 최대의 위기다. 진짜.’

‘낸들 아니. 105년 동안 지하 감옥을 지키면서 전하가 이곳으로 온 것도, 저러시는 행동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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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1-28 15:09 | 조회 : 1,735 목록
작가의 말
nic38305977

많은 분량으로 늦게 오는 거랑, 적은 분량으로 자주 오는 거랑 뭐가 좋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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