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 기억나?


눈을 떠보니 거의 낮이었다.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보니 2시 30분을 가르키고 있었다.

어찌된 것인지 몸은 개운했지만 눈은 찌푸둥 했다. 조금더 잠을 취하고 싶은 마음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썼다.

띠리리리-

몸을 일으켜 침대에 앉아 멍 떼리고있던중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급히 휴대폰을 찾았다. 이름이 저장되어 있지않는 번호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익숙했다.

-일어났어?

익숙한 목소리에 곱게 폈던 허리를 다시 구부정하게 고치고는 원희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렸다.

-어제 일 기억나?

부쩍 다정해진 목소리에 나는 의문을 품었지만 원희씨가 한 말 때문에 그 의문은 곧 사라지고 어제일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그니까. 어제 원희씨 회사로 가서... 가서...

으아아아악!

기억이 날듯 말듯 하면서도 기억이 안나는 이 짜증나는 기분을 해소하려 침대에서 일어나 정수기로 갔다.

-테이블에 보면 피팅할 옷들 있어. 옷들 보면서 어떻게 찍을건지 생각해. 옷 더럽히 면 안되고. 내일모래 말레이시아 가서 찍을거야. 여권이나 필요한거 다 챙겨놔.

뚝. 또 자기 할말만 하고 끊어버리는 주원희가 짜증났지만 이미 끊긴 전화에게 화풀이를 해봤자 달라진게 없기에 포기하고는 다시 침대로 들어갔다.

하지만 나는 곧 옷들을 입어보고 포즈 연습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테이블에 쌓인 옷들은 하나 하나 다 뜯어보았다.

"어..! 이옷"

뜯다가 뭔가 익숙한 옷을 발견했다. 옷을 들고 한참을 생각하자 생각이 났다. 원희씨와 처음 만났던날 원희씨가 입고있던 살이 살짝 비치는 흰색 셔츠였다.

셔츠를 옆에 제껴두고 다른 옷들도 집어 들었다.

"와.. 진짜 많네.."

한 10벌정도 되는 옷들의 포장지를 다 뜯은후 첫번째 옷을 입고 전신거울 앞에 섰다.

핑크색 맨투맨에 연한 청바지다. 핑크색 옷을 자주 입지 않아서 인지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이 영 어색했다.

다른 옷들을 다 입고 포즈를 취하며 표정연습도 했다. 난 은근 모델 체질인가 보다. 포즈가 바로바로 생각이 났다.

옷을 다 입어보고는 지친몸을 이끌고 침대에 다이빙을 했다. 그나저나 어제 일이란 뭘까...

어제 원희씨 회사에 가서.. 가서...아!

나는 물밀려 오듯 밀려오는 어제 기억에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썼다.

대체 어제 왜 그랬을까. 아니 근데 무엇때문에 본능을 잃고...큼. 그랬을까.

...아...혹시 어제 마셨던..

나는 사소한 기억 하나하나를 따 끄집어 냈다. 아마 어제 마셨던 물같은 것때문에 몸이 후끈해지면서 누군가를 원했던것 같다.

나는 머리에 인식하듯이 중얼거렸다.

"내 의도가 아니다.. 내 의도가 아니다..."

띠리리링-

중얼거리던중 휴대폰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저장되어 있지 않은 번호였지만 이번에는 이 번호의 주인이 누구것인지 확실히 알았다.

큼. 큼.

목을 몇번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

-너 어제일 기억 안난다고 했지?

내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불쑥 말을하는 원희씨에 내 입은 벌어져 있는 상태에서 원희씨가 하는 말을 들었다.

-내가 기억나게 해줄게.

"네..? 네? 아니에요!! 괜찮아요!!"

-너.. 혹시 기억나는건 아니겟지?

뭔가 어제일이 기억이 난다고 말하면 내 목숨이 나만하지 않을것 같아서 나는 얼른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오늘 저녁 9시에 우리 회사로 와.

"..네? 아, 네!"

그나저나 기억나게 해준다는 의미가 무슨뜻일까... 혹시... 대놓고 어제 있었던 일을 설명하려는게....

그리고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아아아악!

6시를 가르키고 있는 시계를 보고는 엉기적엉기적 씻으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원희씨의 회사는 우리집에서 거의 한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여유를 부리면서 준비를 하려면 지금 준비를 해야한다.

그나저나 정말 알게해준다는 의미가 뭘까.. 설마 기억해내라고 하면서 고문을 당하는건 아닌지....

그 딱 봐도 이기적인 성격을 가진 주원희 라면 날 죽이고도 남았을것 같다.

9시가 빨리 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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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1-07 22:48 | 조회 : 3,147 목록
작가의 말
노란대지

알마 막 끝나고 돌아오자마자 빼빼로 만들고....ㅠㅠ 지금 올리네요...ㅠ 이번주에는 시간이 많이 없어서 한번에 최대한 많이 업뎃 할게요!! 순위권에 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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