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새벽의 화원 73

[ 현재 , 백지호 시점 ]


젠장.
S의 방을 빠져나와 중앙건물에서 나오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렸다.
제발 다시는 선우의 그 모습을 보지도 만들지도 않겠다고 내 스스로 약속했는데.
그래서 더 열심히 내가 선우의 몫까지 하기로 노력하고 지금도 아니 이 순간에도 노력하고 있었는데, 그 노력이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
새벽이라서 그런지 내가 흐느끼는 소리가 온 세상에 다 들릴 것 같다.


“지호야..”


지금 들리지말아야 할 목소리가 들려온다.


“기다리는 데도 너가 안 들어와서 나왔어..”


최대한 떨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하려고 노력했지만 선우의 다음 말에 결국 선우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너 혼자 이렇게 고생시키는 거 나 때문인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해, 근데 지호야 우리 연인사이이긴 하지만 네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나 너무 속상해..”
“...”
“괜히 내가 너랑 어울리지 않아서 이렇게 널 고생시키나, 내가 너무 능력이 없나. 계속 이런 생각만 하게 되는 거 같아”
“...”
“나 진짜 너를 보기 전에는 내가 그래도 이 바닥에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되게 자신이 있었거든? 근데 너를 보고나니까 아니더라..그래서 나 더 열심히 노력했어, 너한테 더 잘 어울리는 내가 되기 위해서 말이야..”
“..선우야”
“근데 왜 현이가 죽은 뒤로부터 자꾸 넌 나를 감싸기만 바쁘고 더 나랑 멀어지려고 해?”
“선우야 그게 아니야..난..”
“지호야 너가 왜 그랬는지 알아, 근데 나도 너랑 똑같은 마음이야”
“...”
“나도 네 몫까지 열심히 해서 조금이라도 네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 근데 넌 나한테 그런 기회조차도 주지 않잖아. 왜 더 나를 힘들게 만들어 지호야..”
“선우야, 내가 미안해..”
“또..왜 너가 미안하다는 건데 넌 아무 잘못도 없잖아..”


어느 새인가 눈에 흘리는 눈물을 멈출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선우는 그런 내 얼굴을 보고 다가와 나를 꼭 안아준다.


“지호야 사랑해, 그리고 난 항상 내 옆에 있어 그러니까 이제 너 혼자 부담 갖지마”
“진짜 내가 너무 생각이 짧았나봐, 이렇게 든든한 내 애인이 있는데”
“그러게 말이야-, 요즘 다들 너만 찬양하니까 그러나본데 너보다 내가 더 소문은 자자했거든!”
“오구오구 그랬어? 하지만 지금은 나잖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애인 칭찬이 내 칭찬이지 뭐”
“그렇지, 근데 왜 이렇게 얇게 입고 나왔어 추운데”
“너 걱정되서 빨리 나오느라 그랬으니까 잔소리 하지마 바보야!”


선우는 꼭 내 옆에 붙이고 다시 정보팀 건물로 향한다.
그래, 이미 저질러진 일이야. 현이가 못 끝낸 일, 우리가 다 같이 하면 끝낼지도 몰라.
현아 나도 너처럼 미련하게 혼자 이 일을 하려다가 이렇게 이쁜 선우 놓고 내 옆으로 갈 뻔 했다.


“그럼 말 나온 김에, 잠깐 사무실 들려서 요번 임무 변경사항 좀 우리 애인과 상의 좀 해볼까?”
“흠 변경사항을 나한테 말하겠다는 건 나도 임무에 참가한다는 말이네”
“응, S가 방금 지시 내렸어”
“그래서 우리 지호가 기분이 안 좋았구나, 괜찮아 나 잘 할수 있어!”
“그래 내 애인 믿어”
“그럼 나 말고 또 추가된 인원은?”
“차준혁도 포함이야”
“연지환에 이어서 차준혁까지 요번에 신입들을 많이 참가하네..”
“그 만큼 우리가 서포트해줘야하는 거 알고 있지?”
“당연하지,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고!”
“귀여워”
“..지호야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면”
“하면?”
“너무 부끄럽잖아..”
“그럼 하지 말까?”
“아니..가끔마다 해줘”


가끔마다 해달라니, 이렇게 매력이 넘쳐도 되는 건가.
선우의 머리를 쓰담아주고 정보팀건물로 들어간다.
아직도 임무를 서포트해주고 있는 정보팀 사람들이 보인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말해야하는데 어쩌나..


“지호야 그럼 자료랑 정보들만 모아서 숙소로 가자”
“그래 그래야겠다”
“다들 수고하세요!”


선우는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힘내라는 말과 함께 인사를 하고 나왔다.
나도 따라 고개로 인사를 하고 나왔다.


*


“그럼 요번에 도윤이 포지션은?”
“일단 내일 훈련까지 맞춰보고 필요한 자리로 넣을까 해”
“근데 이미 단거리에는 승준이랑 준혁이가 있는데? 장거리로 연지환이랑 같이 넣으면 안 되는거야?”
“차준혁이 앞에서 잘 버텨준다는 보장이 없어서 계속 고민하던 중이였어”
“하긴 아직 실력이 확증된 게 아니니까..으 어렵다 어려워”
“그래도 너랑 같이 상의하니까 난 훨씬 쉬워져서 좋다”
“..그래? 그럼 더 힘내볼게 지호야!”
“아니야 오늘은 이만 하고 애들한테 내일 훈련장소랑 시간, 인터폰으로 보내놓고 우리도 이만 자자”
“응 그건 내가 할게!”
“고마워-”


선우가 인터폰으로 연락을 넣는 동안 나는 자료 정리를 한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말을 선우한테 하기 위해 머릿속으로 말들을 정리를 한다.


“다 하고 왔어 지호야!”
“선우야, 지금부터 하는 내 말 잘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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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7-04 01:26 | 조회 : 1,504 목록
작가의 말
연상수

여름감기에 걸려서, 너무 늦게 왔네요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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