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새벽의 화원 68

[ 과거회상 , 이도윤 시점 ]


“내려”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우리 둘을 차에서 내리게 한다.
건물 입구부터 안 좋은 예감이 든다, 문 양쪽 옆에는 우리 옆에 있는 남자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다.
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자 손을 묶어둔 줄을 툭툭 건든다.


“뭐해 안 들어가고”


나는 여전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반면에 승준이는 여기를 낯설어 하지 않고 천천히 입구 쪽으로 걸어간다.


“저 자식 한번 왔다고 유세는, 거기 너도 빨리 움직여”


승준이가 여기에 왔다는 얘기인가..
나는 반은 끌려가듯이 입구에 도착하고 그들이 안내하는 곳으로 계속 움직였다.
어느 한 곳에 멈춰서더니 남자 두 명이 그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표정을 하고 조심스레 문을 두드렸다.


‘똑똑’
“저희 왔습니다, K”
‘끼이익-’


문이 열리고 그 안에는 잔뜩 화가 난 남자가 의자에 앉아 우리를 반겼다.


“쥐새끼같은 놈들”
“...”
“...”
“들어보기나 하지, 꼴랑 그 정도로 무엇을 하려고 했지? 사고를 치려면 통째로 가져가던가. 이 정도로 목숨을 잃으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내가 한 거 아니야”
“당연 범인은 자길 범인이라고 하지 않는 법이지”
“정말 아니라고!”


점점 발악하는 승준이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이 우리 옆에 있는 남자들에게 눈짓으로 무엇을 말한다.
눈짓이 끝났는지 바로 우리를 무릎을 꿇게 만들고 갑자기 내 옆에 있던 남자가 무차별적으로 나에게 발길질을 시작한다.


“컥!”
“...”
“헉..흐으..”


몸에 힘이 안 들어가서 자꾸 쓰러지는 걸 또 옆에 있는 남자 방해했다.


“그만해..”
“그래 그만하게 그러다가 애 죽겠네”


드디어 의자에 앉아 있던 사람이 비꼬는 말투로 그만하라고 하자 발길질이 멈췄다.
괜히 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보이면 승준이도 아파할 것 같아서 정신을 차리고 승준이를 바라보면서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아파서 바로 옆에 있는 승준이도 흐릿하다.
내 눈에 보이는 승준이는 그저, 아까 발악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고개를 숙인 모습만 보인다.


“이제야 잘못을 인정하는건가?”
“아니, 난 정말 아니야”
“흠”
“저게 왜 내 가방에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이래서 내가 어린애들이 싫어, 아 딱 한명 빼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 옆에..한시우가 보인다.
앉아 있던 남자는 한시우를 입꼬리 올려 반겨준다.


“시우야 넌 알고 있잖아, 난 어제 받은 물건 그대로 다 배달했어! 게다가 내가 받아온 가방도 너가 확인했잖아”


승준이는 이 때가 기회라도 되는 듯이 시우에게 애절하게 말을 건넸다.


“응, 확인했지 근데 돈이 좀 부족하더라고”


하지만 한시우는 그런 승준의 애절함을 단번에 거절하겠다는 듯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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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31 01:35 | 조회 : 1,701 목록
작가의 말
연상수

3월 마지막의 꽃 흑종초, 꿈길의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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