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새벽의 화원 66

[ 민선우 시점 ]


아무 생각없이 훈련일지를 읽다가 ‘걸림돌’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는다.
걸림돌이라니 전혀 현이한테 어울리지 않는 단어.
잠깐만 왜 지호가 현이 훈련일지를..? 아까 분명 오늘 훈련받은 4명의 훈련일지만 S에게 보고했다고 했는데..
나한테 숨기고 있는 비밀이 이건가?
아니야, 민선우 정신차려! 지호한테 믿고 따라간다고 말했잖아!
그래..뭔가 이유가 있겠지 그래 분명..

더 의구심을 품기 전에 다시 원래 그대로 훈련일지들을 내려놓고 침실로 들어가서 대충 잘 준비를 하고 지호를 기다린다.
하지만 금방 오겠다는 지호는 몇 분, 몇 십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다시 올라오는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해 잠옷 위에 가디언을 걸치고 숙소를 나선다.

로비에 도착하자 승준의 얼굴과 지호 뒷모습이 보인다.


“분위기 다 식었잖아 백지ㅎ..”

“너랑 민선우가 제대로 서포트만 했어도 이런 일은 애초에 일어나지도 않았어!”
“...”


아직 그 둘은 나를 발견을 못 했는지 서로 언성을 높여갔다.


“그래 내가 한 번 양보해서 너네가 서포트를 못 했다고 치자, 그러면 아무리 최 현이 죽었어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서 둘 다 정신은 잡고 있어야할 거 아니야!”
“그 때 명령내린 사람은 너야, 이제와서 우리가 잘못했다 어쨌다 하는 걸 보니 너도 죄책감이라는 감정은 가지고 있구나?”
“너 이 자식!”


당장 달려가서 저 둘을 말려야하는데 다리에 힘이 풀려서 여기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 하겠다.
게다가 승준이가 한 마디 뱉을 때마다 누가 내 가슴팍을 세게 치는 느낌이 든다.
승준이 말이 맞다, 우리가 서포트를 못 해서 현이를 죽게 했으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라도 아무런 피해없이 돌아오게 하는 게 우리 일이다.
그 날, 난 컴퓨터로 보이는 현이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그 후의 일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호는 더 이상 승준이와 얘기가 안 통한다는 걸 느꼈는지 우리 숙소 쪽으로 몸을 돌린다.
그 때 누가 내 등을 밀기라도 하는 듯이 재빨리 내가 먼저 숙소로 돌아왔다.
잠깐 숨을 고른 뒤, 바로 침대로 가서 눕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호가 들어온다.


“선우야”
“...”
“민선우”
“...”

‘달칵’

“민선우”
“...”
“벌써 자는 건가..후”


난 이불을 머리 위까지 덮는 것도 모자라 보이지도 않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내 노력과 달리 점점 지호가 나한테 다가오는게 느껴진다.


“선우야 넌 하나도 잘못한 거 없어, 혹시 잘못했다고 해도 내가 옆에서 같이 사죄하고 지켜줄게”


당장이라도 소리 내어 울고 싶었지만 뒤에서 나를 안아주는 지호 때문에 눈물만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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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3-30 02:17 | 조회 : 1,645 목록
작가의 말
연상수

글이 잘 안 써져서 힘들었는데, 57356876님 덧글 덕분에 기분 좋게 다 쓰고 자러갑니다(고마워요). 모두들 굳나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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