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새벽의 화원 14

지금 멀티팀 미션장에 서 있는 사람은 3명.
그 중에 2명은 아까 눈여겨보았던 단거리 미션에서 통과하지 않고 있던 사람들이다.
마지막 1명은 정보 미션조차 통과하지 못 한 지원자.
지금 보이는 상황으로 보아 이미 그 지원자가 5명 중에 2명은 기절 시킨 것 같았다.
그리고 더 자세히 보니 그 지원자 손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았다.
그에 비해 스파이들 모두 손에 쿠크리를 들고 있고 옷도 완전한 무장상태였다.
미션장에 널려 있던 게 무기였는데 하나도 들고 가지 않고 저렇게 대응하다니.
도대체 저 녀석은 용감한 건지 아님 무모한 건지..
바닥에 떨어진 MB-03을 다시 들고 총구를 스파이에게 향하도록 고정시킨 뒤 숨을 죽인다.
지원자도 혼자서 5명은 힘든 듯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방아쇠를 당겨 지원자와 멀리 떨어져 있던 스파이 한 명을 맞춘다.


‘탕!’


이제 총알도 한 발, 남은 스파이도 한 명..
집중해서 마지막 스파이를 향해 총구를 겨 누웠지만 지원자와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 서둘러 방아쇠를 당길 수 가 없다.
제발 움직이지 마, 그냥 그대로 있어.
지친 둘의 행동이 잠시 멈춰있을 때 재빨리 방아쇠를 당긴다.


‘탕!’


나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기고 눈을 감아 버렸다.
내가 눈을 뜨기 전에 S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빨리 미션장에 있는 스파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도록!”


S의 말을 듣고 눈을 떠 미션장을 보자, 자신 가까이에 총알이 날아왔다는 것이 놀란 듯 나를 보고 멍 때리는 지원자를 발견했다.
난 그제야 한 숨을 돌리고 다시 평가 종이를 든다.
평가 종이를 드는 내 손이 떨리는 것이 보여 최대한 아무한테 들키지 않게 표정 관리를 한다.
그리고 저기 혼자 서 있는 지원자 평가 항목 중 ‘단거리’에 체크를 해둔다.
침착하게 지원자들의 평가를 끝 맞히고 일어나자 S가 내 손목을 잡는다.


“진정하고, 이따가 평가 종이 들고서 올라와”


S는 분명 내가 방아쇠를 당길 때 눈 감는 걸 본 것이다. 그리고 아마 손 떠는 것도 보았겠지.
내가 장거리팀 소속일 때, 어느 한 남자를 사살하라는 임무를 받은 적이 있다.
난 평소와 같이 임무를 성공시키고 복귀하려는 순간,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내 생각으로 그 여자와 남자는 부부사이였던 것 같다.
여자는 죽어있는 남자를 끌어 앉고 탈진할 정도로 울었다.
그리고 여자가 남자에게 한 마디 한 마디 말할 때마다 무엇인가 나의 발을 잡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임무장소에서 너무 오래있었는지 그 여자가 나를 발견하고 분노와 울분이 차있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 임무 뒤로 난 가끔마다 방아쇠를 당기고 나서 눈을 감거나 손을 떠는 버릇이 생겼다.


멀티팀 4,5기들한테 지원자들을 대기시키라고 명령을 내린 뒤에 각 팀장들과 같이 S의 방으로 향한다.
오늘은 S가 방문을 잠그지 않고 우리를 바로 맞이한다. 하지만 입에는 평소와 같이 담배가 물려있다.


“그렇게 멀뚱멀뚱 서 있지 말고 평가 종이나 주지 그래 다들”


S는 3팀 모두의 평가 종이를 읽고 자신의 생각과 일치했는지 만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 2시에 지원자들에게 통과 여부를 알려주고 통과된 지원자들만 모여 다시 총회의를 한다. 그리고 장거리팀 팀장도 발표할 테니 옷은 지금 그대로 입도록”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까 그 스파이들을 확인 한 결과, 전부 타르타로스의 사람들이라고 하더군”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타르타로스는 우리를 조여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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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1-10 23:57 | 조회 : 1,630 목록
작가의 말
연상수

갓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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