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지금 가야 돼?"

"잠깐 들리는 정도라..아까 그 약방 간 것 때문에 더 늦었어."



마치 꼬리와 귀를 축늘어트리는 귀여운 강아지처럼 좀 더 있다가라는 눈빛을 보내는 그가 귀여서워 미치겠지만 돌아가야만 했다.
이미 아버지하고 약속한 것이라 그것을 함부로 어길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럼 이거 하나만 받아줘."

"?"



다이몬은 무언가를 받아달라는 말을 하고는 자신의 바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그러고는 엘피스의 손을 잡고 상자를 쥐어준다.



"이게 뭐야?"

"가는 길에 확인해봐.분명 마음에 들거야."



다이몬은 엘피스의 머리카락에 짧게 키스를 해준다.
대화를 끝내자 엘피스는 재빠르게 프로토스로 향하였다.뭔가 피곤한 느낌을 받았지만은 설마 마차에 타자마자 곤히 잠들줄은 본인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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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은..전쟁 후로는 처음인가.
연분홍색 꽃들이 만개한 그 꽃밭이다.수많은 꽃잎들이 바람에 휘날리며 마치 봄을 연상케한다.
엘피스는 잠시 멍때리다가 주위를 돌아보며 남자를 찾는다.
그러자-



"야!"

"!?!?!??!!!꺄악 ↗↗↗~~"



갑자기 등뒤에서 놀래키는 이반 때문에 엘피스는 순간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이렇게 높은 고음을 지르는 것은 처음인지라 굉장히 부끄럽고 창피했다.



"아...진짜..."



나이도 5000살 이상씩이나 먹은 사람이 겉모습 나이인 18세의 행동을 한다.
아니.요즘 18살 아이들도 이렇게까지 천진난만하지 않는다.
그는 뭐가 그리 좋은지 만날 때마다 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다.엘피스는 그런 그가 얄밉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


'저렇게 아무런 걱정이 없어보이다니..'


그것도 다 능력일 것이다.
이반 그는 '피의 황제'답게 순탄한 삶을 살지는 않았었다.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뛰어나며 그 누구보다도 다정하기도 하다.



"왜 또 나타났어요!!"



엘피스가 마치 독이 오른 버섯같은 얼굴을 하며 소리를 냅다 버럭지른다.
그러자 이반은 놀란 눈을 하다가 굉장히 음흉한 미소를 짓는다.그런 그의 표정에 소름이 돋은 엘피스는 그를 그냥 무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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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피스가 자꾸 무시를하자 이반은 심술이 났는지 엘피스의 볼을 꼬집는다.



"아얏..!"



꽤나 힘주며 꼬집었는지 볼이 다 얼얼하다.덕분에 한 쪽 볼만 보톡스를 맞은 듯이 살짝 부풀어오르고 탱탱해졌다.
그런 모습을 본 이반은 웃기다면서 배꼽을 잡고 껄껄 웃는다.
그러자 엘피스는 이를 갈으며 그를 쫓기 시작한다.진짜 도데체 누가 애고 어른인지...
누군가가 그들의 모습을 봤다면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볼 것이다.



"하아..진짜..사람 미..치게 만드는..재주가 있네요.하.."



한참을 뛰다보니 숨이 턱까지 차올라 숨이 가빠져 금방이라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이상하게도 꿈 속에서는 임신한 상태가 아니라 자유로이 달릴 수는 있었지만 여전히 저질적인 체력이다.


'출산하고 나면 운동 좀 해야겠어.'


이반은 숨을 가쁘게 쉬는 엘피스에게 다시 다가와 또 웃는다.
다른 이가 그 웃음을 보면은 설레겠지만 엘피스의 입장에서는 당장이라도 한 대 치고 싶은 심정이였다.



"정말 오랜만에 뛰었지?"



지금 상황이라면 때리겠지만 그의 말이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엘피스는 그동안 임신이라는 몸상태 때문에 9개월 동안이나 제대로 뛰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러고는 새삼 그가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존재란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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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왜 제 꿈에 다시 나온거에요?"

"?"

"만나실 때마다 이렇게 잘놀다가 갑자기 진지해지시잖아요.이번에는 또 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거에요?"



엘피스의 말에 이반은 고개를 갸우뚱 했지만 이내 다시 바보처럼 웃는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눈은 전혀 웃지를 않고 입꼬리를 길게 올리며 무서운 표정을 짓는다.
그런 그의 모습에 엘피스는 올 것이 왔구나 하며 긴장을 하기 시작한다.



"저번에 내가 한 '경고' 잊지 않았겠지?"

"?"



'경고'.그것이라면 만날 때마다 그가 해주던게 아니던가.



"아..!어리석은 행동하지 말라고 하고 제 말에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는..뭐 그런 얘기요?"

"그래."

"음..하지만 딱히 그럴 상황이 없는걸요?차라리 '전쟁'이었다면 충분히 그럴 수는 있었겠지만..이미 끝났는걸요."



엘피스의 말을 들은 그는 잠깐 살며시 웃고는 다시 정색을 한다.



"아니지.그건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된 일이야."

"?"

"네 아이."

"!"



'아이'라니.
설마 지금 뱃속에 있는 이 아이가 나중에 재앙이라도 불러온다는 말인가-!



"내가 말한 예언의 시기는 지금부터가 시작이야."

"!"

"『이것』은 모두가 기대하는 것이다.또한 진정으로 싸우고,용기를 내고..
모든 것을 걸만한 것이지."



또 알 수 없는 말만 내뱉는다.하지만 엘피스는 방금 이반이 한 말의 내용을 처음 듣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한 것 같았다.



"...힌트 같은건 없어요?말을 빙빙돌리니까 이해하기가 힘들다고요!!"

"....내 말이 답이자 네가 원하는 것이다.이것은 버려서는 안되는 것이며 버리는 자는 영원히 행복이란 것을 가지지 못할지어니-"



그의 말이 끝나자 갑자기 빠른 속도로 하얀 안개가 주변을 뒤덥더니 그가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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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2-28 20:06 | 조회 : 1,448 목록
작가의 말
MAESTRO

작가 본인도 이 떡밥 안거둘뻔 ㅋㅋㅋㅋㅋ아~완결이여 언제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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