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화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니 처음으로 불빛이 보인다.
그런데 불빛이 익숙한 색깔이 아닌 음침하고 으슥한 빛깔을 띤다.그곳에서는 확실히 약방답게 여러가지 약재들의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이거 삼백초(피를 맑게 해주고,독소를 제거하는데 우수한 약초.심장에 좋다) 냄새네요."

"?약재에 대해 알아?"

"그럼요.제가 황자의 신분을 되찾기 이전까지는 산 속에서 살았는걸요."



엘피스는 왠지 처음으로 자기가 잘하는 것을 내세우니 의기양양 해졌다.그런 모습도 다이몬에게는 그저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 때-


"어떤 개X끼들이 이렇게 소란스럽게 짖나?"

"!!!!!!"

"!"



아까까지만 해도 아무도 없어보였던 카운터에는 어느새 늙은 노인네가 있었다.아까의 말투로 보아 성격이 꽤나 더러울듯 하다.엘피스는 자신의 예감이 맞아떨어졌구나 생각하며 잔뜩 긴장했다.



"오.이런 왕자ㄴ...아니 전하시군요."

"제가 여길 몇십년 만에 왔나요."

"그런데 옆에 분은..?"

"아.저는 ㅇ..."

"아!됐어요.생각해보니 딱히 이름을 알필요가 없겠군요."



아..생각대로 성격이 재수없다.엘피스의 안좋은 표정을 보며 다이몬은 말을 서둘렀다.



"헥세.이 아이는 프로토스의 황자라네."

"!!!!"



그냥 이름만 말했을 뿐인데 할망구의 눈이 동태눈깔처럼 무진장 커졌다.그러고는 고개를 젓더니 갑자기 소름끼치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아이고~황자님이셨군요..그것도 대제국의."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입맛을 다시며 굉장히 부담스러운 눈으로 쳐다본다.
태도가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 정도면 거의 이중인격자 수준인데..'


떨떠름한 엘피스의 얼굴을 보자 다이몬은 귓가에 살며시 속삭인다.



"원래 이 할망구 돈을 무척이나 밝혀."



그렇군.황자라는 직위를 듣고는 눈에 돈이 밝혔나보군.



"그나저나 무슨 약이 필요하시길래 오셨는지~?"

"임산부에게 줄 약을 사러 왔습니다.요즘 통 음식을 입에 잘 대지 않아 말랐어요."

"!"



할망구는 엘피스의 배를 보더니 이해하고는 약을 보관하는 곳으로 들어간다.
안에서는 불빛이 번쩍이며 번객치는 소리,비 오는 소리,무언가 끓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나더니 금새 밖으로 나와 약으로 보이는 것을 내민다.



"그렇다면 이것만큼 좋은 것도 없겠죠.사라졌던 식욕도 다시 돌아오고 기력도 회복될 겁니다."



할망구는 기분 나쁘게 호호호 거리며 웃는다.그 얼굴이 얼마나 꺼림칙하게 보이는지 직접 봐야 느낄 것이다.
엘피스는 이 약방이 왜 이런 곳에 있는지 깨달았다.
이곳의 주인은 겉모습 뿐만 아니라 속까지 더럽고 추악한 사람이었다.
아니.사실 헥시(할망구)는 인간이 아니다.






----------------------






엘피스와 다이몬은 약을 받고 금방 나왔다.엘피스는 잠시 멍때리나 싶더니 피곤한 눈으로 다이몬은 보며 말한다.



"나 다신 저기 안가."

"동감이야."



효능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저 약방을 다시 갔다가는 기 뿐만이 아니라 영혼까지 털털 털릴듯 싶었다.

0
이번 화 신고 2016-12-27 22:51 | 조회 : 1,488 목록
작가의 말
MAESTRO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