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위험해, 수랑은.

허, 바보. 내가 더 고마워. 눈물샘이 마르지 않고 끊임없이 나왔다. 비척비척 걸어 서재로 향했다. 들어가자 공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나에게 걸어왔다.
"왜 울어? 응? 뚝하자, 뚝"
"흐어엉.. 끄윽.. 이거 일기..."
"이거 어디서 발견했어, 언제적 건데"
"아팠다면서, 나 때문에.. 흐윽.. "
"너 때문 아니야, 응? 뚝하자, 뚝"
눈물 고인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고 보니, 전보다 많이 말라보였다. 피부도 푸석푸석 해보였고. 나, 바본가봐-
"갑자기 얘가 왜 이럴까"
번쩍 수랑을 들어서 침대방으로 옮겼다. 그리고는 1층에서 얼음주머니를 가지러 가려고 몸을 돌리자, 수랑이 잡았다.
"가지마.."
"얼른 가서 얼음주머니 들고 올게"
도리도리 고개를 젓고는, 손목을 끌어당겨 자신의 옆에 눕힌다.
"나보다 더 아팠으면서"
"내가 죄인이잖아, 아픈게 당연하지"
"흐으..자꾸 그런말 하지 말라니까.."
"어어, 또 왜 울어.."
"나 안아줘.."
수랑을 끌어 안고는 토닥거려 주었다. 품안에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그만 울어. 다, 지나간 일이잖아. 나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너 덕분에 어제 잠도 푹 잤는걸?"
"나아는... 킁.. 니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지..."
허리를 감싸안고 더 내 품으로 파고드는 수랑이 귀여워서 얼굴을 들어 눈두덩이에 쪽 하고 키스를 남긴다.
"나 지금 디게 못생겼는데.."
"이쁜데? 우리 여보야?"
다시 키스가 시작되었다.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서로를 탐했다. 입을 맞추고 혀를 섞고, 적극적인 수랑의 자세에 당황했는지 공현이 한 발 물러선다.
"하아..하아..잠깐만, 수랑아. 너 지금 엄청 위험하다?"
발갛게 부어있는 눈에 빨간 코에 앵두같은 입술.. 그리고.. 아니야, 그만.
"오늘은 여기까지. 얼른 가서 얼음주머니 가져올게"
"싫은데? 여기까지 왔으니 더 가야지, 어제도 여기까지만 했잖아. 응? 응?"
"하아.. 그럼 이렇게 해. 너, 우리집으로 이사 들어오면 그날 같이 천국가자."
"내일 바로 들어와도 돼?"
천진난만한 눈하고 묘하게 입술을 핥는 혀하고. 아, 덮쳐버릴껄. 엌, 또!
공현의 얼굴이 굳어진다. 때때로 이렇게 상현이 튀어나온다. 근데 공현이 간과하고 있는게 있다면 이 생각은 상현이 아닌 본능, 오로지 수랑을 향한 공현의 본능이라는 점이다.
"크흠... 일단 눈부터 가라앉히자."
튀자. 지금은 둘 다 위험해. 도망가듯 1층으로 내려온 공현이 크게 한숨 짓는다. 위험해, 수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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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2-07 15:30 | 조회 : 2,906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에- 도망치지 말지... 끝까지 갈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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