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차 안에서, 단 둘이

"우와, 공현이 운전도 해?"
"미국에서 땄어. "
만약에, 널 다시 만난다면 같이 드라이브하고싶어서,
그 말은 꾹꾹 눌러 속에 담았다. 이제는 만약이 아니니까.
집에서 20여분 거리에 마트 가는 길. 차 안에는 도란도란 이야기 꽃이 피었다. 주로 수랑이 그 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공현은 때때로 수랑을 보고 웃으며 시도때도 없는 심쿵사를 시전하곤 했다.
"도착, 가자"
깔끔하게 주차를 마친 공현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수랑에게로 향했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수랑이 공현을 바라보았다.
"우와아...공현이 멋있어, 되게"
"근데 너 애교 어디서 배웠어?"
"어...티 나?"
"맨날 단답하고 칼같이 얘기하다가 애교부리니까 너무 사랑스러워서"
"오글거려"
인상을 찡그리며 수랑은 이렇게 얘기했다. 체질에도 안 맞는 이 짓을 내가 왜 하고 있는데?!
"봐, 이게 수랑이지"
시원한 너털웃음을 지으며 공현이 얘기했다.
"강현이 형이... 너 애교 많은 애 좋아한다구.. "
와, 강현이 형 나이스
"싫어?"
"아니, 엄청좋아."
"치, 그러는 공현이도 디게 딱딱해졌는데"
허, 나 지금 심장폭격 당한거? 와, 시도 때도 없다 진짜.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요, 상현이 기억이랑 합쳐지기도 했고 누군가가 생긴대로 살라는 조언도 해줬고. 일도 바빴고, 수랑이 없으니까 내 웃음이 없어지더라고"
"아, 진짜 공현이 목소리 적응안된다. 너무 섹시해"
"이제 알았단 말이야? 그나저나, 우리 일단 차에서 내릴까?"
"얼른 장보고 가자!"
"그래그래"
아이 같았다가 엄마같았다가 형같았다가 사랑스런 강아지 같았다가. 수랑이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 장보는 내내 공현의 영혼은 탈탈 털렸다.
"읏차~"
끙끙거리며 봉지를 들고 있는데 공현이 내 봉지를 힐끗 보더니 씨익 웃으면서 들고있는 박스위에 척 하고 내 봉지를 올려놓는다.
"어, 안 무거워?"
"그럼."
한손으로 달랑달랑 박스를 들고 차로 향했다. 트렁크에 짐을 싣고 운전석에 올라타니, 조수석의 수랑이 눈을 감고 새근새근 잠들어있다.
"자는거야?"
하고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다가 이마에 촉- 하고 키스를 남기고는 운전대를 잡는다. 시동을 키려던 그 찰나, 수랑이 나의 손목을 낚아채더니 당겨와 입술에 입 맞춘다.
"자는거 아니었어?"
"크크 안 잤지. 어떻게 자, 공현이 눈 앞에 두고"
"깼으니까, 한판 할까?"
"엌?"
요상한 소리는 공현의 입술에 막혔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고개를 비틀고 입술을 비집고 들어와 혀를 섞었다. 요리조리 혀를 섞다가 퍼뜩 정신을 차린 수랑이 공현의 가슴을 탕탕 치며 밀어냈다.
"허억..허억..너 뭐야, 키스 왜 이렇게 잘해?"
완전 자연스러웠다고. 툴툴거리자
"싫어?"
비맞은 강아지 마냥 입술을 삐죽이며 시선을 돌린다.
"저기요, 섹시하거나 귀엽거나 한가지만 하세요!"
심장떨리게시리.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설레는 심장을 부여잡고 있는 찰나,
"사랑해. 수랑아."
달콤하게 속삭이며 또다시 입을 맞춰온다. 너무도 달콤해서 꿈을 꾸듯 붕 떠 있는것만 같았다. 차안에서, 단 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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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2-07 15:27 | 조회 : 3,399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입 닳겠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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