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서로가 서로에게

똑똑_
"보스, 들어가겠습니다"
이리저리 널부러져 있는 술병. 술도 못 마시는 인간이 혼자서 술을 왜 이렇게 많이 마셨지? 같이 마트는 못 갈 것 같으니 둘이서만 가야겠다.
공현은 꼼꼼하게 보스의 이불을 덮어주고 방을 나갔다. 나가자마자 눈을 번쩍 뜬 보스는 밖에 나간 공현이 들리지 않게 나지막히 속삭였다.
"이러니 포기를 못하지.. 설레게.."
스스로에게 그만하자 했건만, 그의 존재는 아직도 보스, 그의 마음속에서는 크게 차지 하나보다. 이러면 안 되는데, 제발 멈췄으면 좋겠는데 자신의 마음은 멈추지 못하는 폭주기관차 같았다. 그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주제에. 낮게 한숨 지었다. 여전히, 그가 나간 방은 쓸쓸했다.




방에서 나온 공현은 서둘러 2층으로 향했다. 기다리고 있겠지..? 문 사이로 수랑을 본 공현의 다리가 휘청했다. 세상에.. 저 귀엽고 사랑스런 생명체는 도대체? 아, 미치겠네. 두고 갈까? 심장을 부여잡다가 심호흡하곤 방으로 들어갔다.
"잠깐만, 나 옷 갈아 입고 나올게."
쌀쌀한 날씨 탓에 가벼운 후리스를 걸쳐입고 트레이닝 복을 입은 수랑은.. 귀여웠다. 어, 그래.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귀여움!
뒤이어, 공현도 대충 갈아입고 나왔다. 맨투맨티에 청바지, 긴 코트를 입은 그는 입을 떡 벌어지게 잘생겼다. 수랑이 공현을 한번 쳐다보고는 스윽 손을 내민다.
"잘생겼네, 우리 애인"
헐, 뭐지. 나 지금 말로만 듣던 심쿵사를 당한것 인가. 이리저리 동공지진을 일으키던 눈동자가 갈피를 잡고 손을 맞잡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귀엽네, 우리 여보"
서로가 서로에게 다시금 반한 그 날, 바람은 아직 차갑지만 햇살만큼은 눈부시도록 따스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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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2-07 15:25 | 조회 : 2,129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보스야, 너도 곧 좋은 짝을 만날거야!(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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