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포도주스의 악몽

방학식이 중반 정도의 어느 날, 집에 도둑이 들었다. 없어진 건 없었지만 이리저리 지저분한 꼴이 대청소를 해야겠다 싶었다.
"수랑아, 청소하게 문 열고 환기 시키자"
"아아... 귀찮은데.."
나른하게 누워있는 수랑은 고양이 같았다. 입술에 쪽- 뽀뽀해주면서 공현이 낮은 저음으로 "일어나" 한다. 잠이 덜 깬 건지 목이 쉰건지 평소보다 한 옥타브 낮은 저음은 수랑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얼렁뚱땅 만나긴 했지만, 그래도 그는 잘생겼다. 이리저리 눈알 돌려가며 그를 관찰하던 수랑은 공현이 한번 더 재촉하고 나서야 으챠차 하며 몸을 일으켰다. 청소를 다 끝낸 뒤, 목이 말랐던 수랑은 냉장고를 덜컨 열었다. 못보던 포도주스에 호기심이 동한 그는 잔에 따라 다 마셨다. 그러고는 자신의 방에 꼬물꼬물 들어가 한숨 잤다. 그게 악몽의 시작이었다.

잠에서 깬 수랑은 자신이 달아오름을 느꼈다. 서둘러 바지를 확인해보니 벌써 젖었다. 먹은 건 포도주스 밖에 없으니 거기에 뭔가 타져 있었던 모양이다. 공현이 그랬을 리는 없고, 역시 반장 소행인가 싶다. 거기 까지 생각하는 와중에도 주니어는 부풀어 올라 더욱 달아오랐다. 옷의 감촉마저 흥분되게 느껴져 그는 바지를 벗고 그의 주니어를 달래기 시작했다. 평소 잘 쓰지 않던 기구까지 넣었다. 그런데도 흥분이 수이 가라앉지 않는다. 아, 내가 필요한 건 역시.. 공현의 주니어 구나..
"공...현아.. 공혀나!!!"
공현이가 달려오다가 다리가 풀렸는지, 문 앞에서 풀썩 주저앉는 소리가 들린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었다. 두사람은 가관이었다. 수랑이는 애처롭게 떨리는 몸이 아기 고양이 같았고, 눈이 발개 색기가 가득해보였다. 공현은 눈에 이성이 없어보였다. 둘 다 위험했다. 그것을 직감한 수랑은 눈을 감았다.
"오늘 내 허리는... 작살이구나"
낮게 중얼거린 그 목소리가 방 안에 앵앵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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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22 22:36 | 조회 : 4,484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사실 제 꿈은 오메가버스 세계관 쓰는 거.. 힛싸 대신 포도주스로 대체합니다..(무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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