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랑이야

-공현
'니가 왜 여기 있는거야...?'
'니가 여기 있을 수 없는데?'
혼란스러웠다. 여기 온 사람들의 명단 정도는 잘 알고 있다. 잘 노는 부잣집 도련닙들이 대부분. 너의 이름은 물론 얼굴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째서 네가 여기 있는 걸까. 그리고 너는 왜 저 늙고 뚱뚱한 아저씨의 뒤를 따라가고 있는 걸까. 도대체 그 옷은 뭔가.
수만가지의 궁금증이 붕 떠서 나의 머릿속을 점령한다. 그래서 나는 너와 그 아저씨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대체 여기가 어디지?"
몇 번 와본 곳이였지만 이런 곳은 처음이었다.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던 계단이 끝내 지하실로 나를 인도했다.
"읏...앗... 흐앗..."
알 수 없는 신음소리가 지하실에 앵앵거린다. 갑자기 환하게 불이 켜지고, 두사람의 정사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수랑
'존나 못생긴 아저씨네'
어쩔 수 없다. 이자를 오늘까지 갚으라니. 이 한 몸 불사질러야지. 그렇게 내려가던 지하실. 어둠에 익숙해진 건지, 불도 안 켜고 한다.
먼저 풀어주는 거 부터. 애무를 차근차근 해내간다. 별로 흥분되지 않지만 예의상 신음소리 정도는 내줬다.
그때였다. 환히 불이 켜지고, 나는 공현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읏.. 니가 어떻게.."
말도 채 잇기 전에 아저씨를 때려눕힌 공현은 쫙쫙 소리가 나게 지폐를 던지고는 시크하게 한마디 한다.
"꺼져"
지폐를 줍고는 아무 말없이 지하실을 빠져나가는 아저씨를 뒷모습을 허망히 바라보다 화가 난 얼굴로 그를 돌아봤다.
"니가 뭔데.."
그는, 울고 있었다.

-공현
"뭐야, 너 왜 울어"
허둥지둥 나를 달래려는 그가 귀여워서 울고 있는 와중에도 웃음이 나왔다.
"너... 왜 이런 일을 하는거야"
"돈이 필요해서"
"하지마, 이런 일"
"안하면 나 깍두기들한테 죽어"
"돈, 내가 줄게. 그니까, 제발"
"동정은 필요없어"
"동정이 아니야,"
나는 한숨을 푹 쉬고는 말을 이었다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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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22 21:36 | 조회 : 4,919 목록
작가의 말
월하 :달빛 아래

우왓... 댓글 감동ㅠㅠㅠ 11시까지 얼른 연재할게요! 공현은 공이라서 공현이고, 수랑은 수라서 수랑입니다! 벌써 눈치채신 분들도 계신 것 같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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