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이야. 이거야 원.. 땅꼬마네요."

회색머리카락에 파란 눈을 가진 남자가 자신보다 어린 남자아이를 보며 한숨을 내쉰다.

"저는 형이 저보다 아래에 있는게 너무 신기해요."

손으로 자신의 키와 꼬마의 키를 재는 남자가 맘에 안들었는지 꼬마는 발로 그의 다리를 차버린다.

"악!!!!!!!"

남자가 바닥에 나뒹굴자 무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던 꼬마는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엄살떨지마."

"이거 진짜거든요!!? 형은 왜 맨날 이렇게 폭력이 먼저인거예요! 이 악마!!!"

울상을 지으며 바닥에 주저앉아 자신의 다리를 매만지는 남자를 보던 꼬마는 그의 앞으로 좀 더 다가와 말한다.

"잘들어. 이건 너에게도, 또 나에게도 무척 중요한 일이야."

"아아- 유신아 말인가요?"

남자는 재미있다는 얼굴을 하고 기대된다는 목소리로 한껏 들떠서 신아의 이름을 내뱉는다.

"대체 이런 재미있는 일에 왜 이제야 저를 불러 주신거예요?"

"글쎄. 이럴까봐?"

"뭐. 틀린말은 아니네요. 하지만 너무했어요. 형은 나 안보고 싶었어요?"

"글쎄. 그보다 어떻게 널 찾았는지가 더 궁금하지않아? 원래대로면 너랑 나는 오늘 초면이라고."

남자는 싱긋 웃으며 꼬마를 자신의 품에 가두고 귓가에 속삭인다.

"이렇게 귀여운 꼬마인줄 알았으면 먼저 만나러 올걸 그랬네요."

"너.. 나보다 먼저 날 알고 있었어?"

남자는 꼬마를 놓고 싱긋 웃으며 말한다.

"전 '그'가 만들어놓은 장치니까요."

남자는 바닥에서 일어난다.

"그건 그렇고 처음부터 그 꼬마를 보내다니 의외네요."

"네로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야."

"헤에. 그녀석이 가지고 태어난건 욕망이라 위험할텐데."

"글쎄."

"란이 잡아먹기전에 잡아먹힐지도 모르겠네요. 그것보다 그녀석 인간으로 환생했어요?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더니."

"반인반묘지."

"징그러."

"너만하겠어?"

"형! 너무해요!!"

"그보다 나보다 큰 몸을 가지고 형이라고 부르지마."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꼬마의 눈에 상처받은 눈을 하고 남자가 소리친다.

"너무해 너무해!! 아직 한창 사랑받고 싶을 나이라구요!!"

"....나이로 치자면 내가 더 어리거든..? 일이나 제대로 하고와."

남자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내뱉는다.

"너무해. 한이형도 형도 다 나만 부려먹고.."

"한이?"

"뭐. 별건 아니였지만.. 그보다 이번일은 좀 꺼리네요."

"장치인 너조차도 모르는 변수야."

"...형은 정말 그 생각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는 항상 말했어. 인간은 잔혹하고 용기있다고."

"뭔가 모순이네요."

"그래? 딱히 그렇지도 않아. 누군가를 죽이는데 필요한게 뭔지 알아?"

꼬마의 질문에 남자는 한참을 곰곰히 생각하다 고개를 젓는다.

"그건 바로.. 선을 넘을 용기야."

"......"

"또는 쾌락일수도 있겠지."

"그건 이미 인간이라고 부르긴 힘들겠네요."

"그래. 뭐 아무튼.. 유신아 일은 잘부탁해."

"그녀석도 불쌍하네요. 아직 학생인데 죽어야한다니."

"오히려 불공평하다고 생각안해?"

"불공평..이요..?"

"우리 모두는 우리의 지난날을 기억하는데 그녀석은 아니잖아? 행복했을거야. 따듯한 가정이란게."

"..형.. 왜 그렇게까지 유신아를..."

빵빵-!!

"안가!!!?"

뒤에서 빵빵 거리는 중형차에서 창문을 내리고 여자가 소리친다.

"네네- 갑니다 가요."

남자는 꼬마를 뒤로 한채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살짝 뒤를 돌아 말한다.

"형. 난 형이 좋아요."

"사랑 고백이라면 거절하지."

"너무 쌀쌀맞아서 울겠어요."

"어서가."

"네~"

남자가 차를 타고 사라지자 꼬마는 한숨을 한번 내쉬고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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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1-15 03:41 | 조회 : 1,346 목록
작가의 말
초코냥s

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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