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내 인생은 정말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베베 꼬여 있다.
꼬이고 꼬인 그 인생은 신 조차도 풀 수 없을거라 자신한다.
추운 겨울날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빚 때문에 집은 경매에 넘어갔으며 내게 남은건 내 옷가지와 책, 그리고 약간의 돈.
그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던 나는 그 적은 돈으로 달동네 옥탑방을 겨우 구해 들어갔다.
하지만 그곳도 만만치 않았다.

"으..추워.."

우선 첫번째 문제는 난방이였다. 이 추운 겨울 보일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약간 깨진 창문으로 바람이 슝슝 들어왔다.

"으악! 바..바퀴벌레!!!"

그리고 두번째 문제는 온갖 벌레가 서식하고 있었고

"후.. 진짜냐..."

세번째 문제는 화장실에 곰팡이가 팡이 팡이 하며 날 반겨주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꼬인걸까.."

한숨만 푹 내쉬며 이불을 깔고 그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워낙 옥탑방 안이 추워서 옷을 몇겹이나 껴입고 말이다.

"후우..후우.. 춥다.."

손을 입김으로 녹이며 자신을 잘 다독이고 눈을 감았다.
그러다 문득 그게 생각이 났다.

우리 아버지 집안에는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물건이 있었다.
그건 하얀 바탕에 날개 무늬가 그려져있는 달걀인데 크기는 일반 달걀보다 약간 큰 정도였다.

그 달걀의 전설은 우리 조상님 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옛날 우리 조상님이 어느 산에 들어갔다가 길을 잃었는데 날이 저물도록 길을 찾지 못해 숲 속을 돌아다니다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을 내는 연못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빛에 몸이 이끌려 그 근처 나무에서 쉬게 되었는데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고 한다.

[나를 구해줘.. 나를 구해줘.. 나를.. 나를..]

그 목소리에 눈을 뜬 조상님은 물가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했는데 그때!

탁!!

[그 목소리에 이끌려 어디를 가는거냐.]

우리 조상님을 구해준 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신은 자신을 모시면 우리 가문을 지켜준다고 했다.
그리고 그 신이 준게 바로...

"이 달걀이였다고 하는데..."

정말 이 달걀에서 뭔가가 변하는걸까...

조심스레 댤걀을 손에 쥐고 볼에 가져다 대었다.
하지만 달걀은 차가울 뿐.. 그 어떤 변화도 없었다.

툭..

눈물이 한방울 두방울 달걀 위로 떨어졌다.

"당신이 정말 우리 가문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면 날 버리면 안되는거 아니예요...??"

할아버지는 재산을 아버지에게 주셨다. 그리고 그걸 형제들은 탐탁치 않아했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아버지와의 연을 끊어버렸다.
엄마는 원래 천애고아로 가족이 없었기에 두분이 돌아가시자 내 곁엔 아무도 없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들이닥치고 재산과 부모님의 보험으로 빚을 갚고 나자 내게 남은건 몇개 없었다.

장례식으로 슬퍼할 틈도 없게 지나간 시간이 너무 슬퍼져서 눈물이 뚝뚝 흘렀으나 닦지 않았다.

"할아버지.. 나 좀... 도와줘요..."

신이 있다면.... 이대로 날 버리진 않기를...

[드디어 필요로 해주는거야?]

두근.

달걀이 따뜻하다.
아니 따뜻함을 넘어서서 뜨겁다.
달걀을 놓치자 달걀이 내 눈 높이에 맞춰 붕 떠오른다.

파직.

달걀 껍데기에 금이 가더니 서서히 부셔져간다.
그리고 그곳에선 작은 남자 아이가 눈을 떳다.

"..자..작아..."

내 첫마디에 남자 아이는 날 가만히 쳐다보다 볼에 바람을 넣고 주먹을 불끈 쥔다.

"작다고 하지마!!!!!!!"

그 작은 몸으로 내게 어퍼컷을 날린 남자 아이.

"으윽..!!!"

덕분에 혀를 깨물고 바닥을 뒹굴고 있는 내 앞으로 공중에 떠있던 남자 아이가 내려와 앉더니 말한다.

"난 신이다!!"

허리에 손을 얹고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하는 남자아이를 보다 문득 깨달았다.

"꿈이구나."

너무 간절히 바래서 꿈까지 꿀 정도구나.

"흑.. 이대로라면 죽는게 나아!!!!!!!"

발악이란 발악은 다하는 나를 보던 남자 아이는 점점 더 가까이 오더니 발로 내 볼을 차버린다.

"악!! 아파!!!!!"

"꿈따위로 치부해버리지 말라고 인간. 아니면 뭐야. 정말 죽고 싶은거냐??"

싸하게 가라앉은 남자 아이의 표정에 식은땀이 날정도로 무서웠다.

"잘들어! 내 이름은 란신!! 전대는 날 그렇게 불렀으니 그렇게 부르도록해! 앞으로 널 지켜줄 수호신이다!!!"

".....네?"

"못믿는 얼굴이네. 뭐 좋아. 우선 이 더러운 집부터 어떻게 하도록하지."

작은 남자 아이가 공중에서 담뱃대를 꺼내더니 그걸 한모금 빨아들인다.
그러자 작은 남자 아이의 몸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고 남자 아이는 더이상 아이가 아닌 건장한 사내가 되어 내 눈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으아악!! 옷...!! 옷!!!!!!"

알몸이였다.

"아."

남자는 공중으로 연기를 후- 하고 내뿜었다.
그러자 연기가 몸에 달라붙어 옷을 만들었다.

"뭐..뭐야.. 마법..??"

"인간들은 이걸 그렇게 부르나?"

남자는 흥미로운 얼굴을 하고 바닥에 엎드려있는 내 눈높이에 맞춰 쭈그려 앉더니 내 턱을 들어올려 눈을 마주친다.

"앞으로는 더 신기한걸 많이 보게 될거야. 그러니 이정도로 놀라지 말라고."

남자가 씨익 웃더니 담뱃대를 휘휘 휘젖는다.
그러자 집안에 따뜻한 빛이 감돌더니 믿기 힘들 정도의 사이즈로 확장 되었다.

"어버버버..."

말도 못하고 그 광경에 볼을 꼬집는 나를 보던 남자는 일어 서서 주위를 둘러본뒤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야. 너 이름이 뭐야."

"아.. 시..신아.. 유신아 입니다!!!!"

그렇게 우리집 가보는 부화했다.
앞으로 내게 파란만장한 일상을 선사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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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19 21:33 | 조회 : 2,337 목록
작가의 말
초코냥s

곧 초코냥이될 초코냥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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