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화 - 우리 뭔가 사고친 것 같은데?

"아, 다 왔다."

딸랑-
""어서오세요!!!""

"으엑-! 복잡해! 보기만 해도 머리 아프다!"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루드를 찾으려 가게안을 둘러보는데. 벤의 목소리가 들려와 벤을 향해 고개를 돌린 클레아의 시야에 루드가 들어왔다. 그리고 벤과 루드가 있는 테이블을 향해 걸어가 의자에 자연스럽게 앉아서 구경했다.

"이런 걸 왜 보고 있어?"

"조금 궁금한 게 있어서."

"우와- 몰랐는데 루드 형 되게 똑똑한가 보다!"

"하하. 그걸 이제 알았냐?"

"우... 우리 누나가 겸손하지 못한 남자는 인기 없다고 했어!"

그 누나가 누구니. 루드 인기 많은데? 심지어 미래신랑감 후보 27명에 뽑혔는데.

"루드 진짜 똑똑해. 벤."

"어? 레아 누나!"
"이제 왔어?"

"안녕~ 벤, 이 정도면 빨리 온거야. 루드. 그런데 오늘 손님이 좀 많네?"

"바쁘겠다."

"아니야~ 안 바빠! 다들 떠드느라 정신없는걸! 형도 들었지?? 검은 마법사의 활약!!"

"...풉-! ...활약?"

"라비에서 열린 큰 경매장에서 엄청 비싼 마석이 나왔는데 그걸 훔치려는 나쁜 마법사들이 있었데!

그런데 갑자기 검은 마법사가 짠! 나타나서 나쁜 마법사들을 무찌르고 난동을 부리는 빨간 악마도 손쉽게 이겨서 마석을 지켰는데. 져서 화가 난 빨간 악마가 건물을 폭파 시켰다는 거야! 그리고 불타는 건물을 배경으로 유유히 사라지는 검은 마법사..

..짱 멋지지?! 응? 응?"

"..하하. 말도 안돼."

본인 앞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벤도 벤이지만, 그런 얘기를 열심히 듣고 부들부들 떨고있는 루드도 재미있었다.

"그 시크무온이 빨간악마라니, 어울리는데? 그리고 너는 마석을 클로크가 가지고 있어서 그런거였잖아. 소문이 그렇게 났을 줄이야~"

클레아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고, 막을 수도 있었지만 모른 척한 결과를 들으며 미소지었다.

.
.
.

"...으아아아..!"

"......"

그렇게 카페에서 나와 오피온으로 가는 길에, 루드가 계속 보고 있던 종이가 날아가버렸다. 종이는 운이 좋지 않게도 골목으로 들어갔고, 그 골목 안에는 정말 운이 나쁘게도 질 나빠 보이는 청년들이 있었다.

탓-
"귀찮게 됐네."

"종이만 찾아서 올테니깐 기다려."

근데 저 사람들이 쉽게 줄 것처럼은 안 보이는데?

"아니...저. 그 종이 제껀데.. 주..주시면 안 될까요?"

"아, 이거 그럼 줘야지. 자, 가져가."라고 하면서 종이를 루드 쪽으로 내미는 사람.

루드의 말에 줄 것처럼 말하던 청년 한명은 종이를 내밀었고, 루드가 종이에 손을 뻗자, 뻔뻔한 얼굴로 손을 거둬가고는 말했다.

"..아아. 자알 생각해보니~ 그냥 돌려주기엔 좀 아쉬운걸. 이런 마법진 같은 걸 낙서한 거 보면 꼬마는 마법사가 꿈인가봐? 마법사에 대한 건 내가 꽤나 잘 아는데. 좀 가르쳐 줄까? ...물론 공짜는 아니지만."

"그냥 주는게 그쪽들한테는 좋을텐데?"
루드는 말이 없었고, 클레아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음?"

"..왜 말이 없어?"

"겁먹었나~? 무섭다고 오줌 싸면 안된다~크크"

뭐가 무서워서? 건달이? 1급 마법사가 무서울 게 있긴 있나?

"..돌려주세요."

"..."
"..."

"야! 꼬마가 말을 잘 이해 못 했나 본데-"

루드의 말에 짜증이 났는지, 손을 들어올리는 청년에, 클레아는 조용히 얼굴에 항상 짓는 미소를 지으면서 루드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놔."

'이제 나갈 때가.'

"뭐?"

"내 놓으라고. 이 삐---- 같은 놈아."
방긋방긋 웃으면서 상큼하게 욕을 하는 루드.

'된 것 같네~'

"....!!! ...이!!! 미친...!"
어디서 얇디 얇은 이성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지만 무시하고, 루드의 멱살을 잡은 청년을 루드가 팔 꺾는 것만 봤다.

"으아아! 이..xx!!"

감히 루드한테 욕을 하는 저 인간이 되다 만 것 같은 청년에게서 종이를 가져왔고, 그 과정에서 살짝. 아주 살짝 물리적인 힘을 가했다는 건 비밀이다.

탁-
"종이는 여기 가져왔어~"

"이제 가자."

"그래."

"..뭐 하는 거야! 이것들아! 죽여!"

청년의 말이 들리자 마자, 웃음기를 없앤채로 당장이라도 공격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말하는 클레아를 보며, 루드는 당황했다. 클레아는 기억도 안나는 어린시절부터 이상하게 자신과 관련된 말이 조금이라도 좋지 않으면 과하게 반응하곤 했다.

"야, 죽이라고? 너를? 죽이긴 누구를 죽이란 거야. 루드."

"왜?"

이쪽을 보는 루드를 향해 말했다.

"나한테 맡겨."

"안돼. 잠깐만."

"아니, 저 인간만도 못한 사람들에게 내가 정신만 차리게, 인간이 되게 해주려고 하는건데. 왜."

"그러다 저 사람들 다 죽어."

"......"

과거에도 한번 이런 적이 있어서 루드는 클레아를 막았다. 클레아가 저런 반응일 때. 그대로 두면 결과가 참담했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자신이 처리하는 게 낫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아니, 나는 저 인간만도 못한 인간들에게 저승길 체험을 시켜줘야겠는데."

고집스럽게 계속 버티는 클레아는 루드의 말을 들으면서도, 살벌하게 청년들을 봤다.

그러다가 루드에게 시선을 잠시 준 사이에, 자신들을 향해 달려온 청년들을 루드가 뚱한 얼굴로 남자들의 주먹과 다리를 잡은 것을 보고 말했다.

"..이런 미친 꼬마가..!!"

"나참, 이해할 수가 없어. 딱 봐도 이기지 못할 상대가 눈 앞에 있는데 왜 덤비는 건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러게."

"루드, 참고로 때린다고 잡히지 않아. 증거인멸하면 되거든."

"그렇네."
루드는 한치의 고민도 없이 남자들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구타는 시작됐고, 그 골목에서는 뭔가가 맞는 소리와 그대로 넘어져 다른 곳으로 굴러다니는 소리가 들려서 다른 사람들이 그 골목을 볼 생각은 못하고 다녔다고 한다.

그렇게 잠시후, 조금 전에 루드와 클레아에게 시비를 걸었던 청년들은 3명 중 2명이 기절해서 쓰러져있었고, 남은 한 사람은 의식은 있었지만 신음을 내며 무릎을 꿇고 있었다.

"...크"

"...."
루드는 그 틈에 저 멀리 떨어진 종이를 줍더니 종이를 물끄러미 보았다.

루드의 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클레아는 뭔가를 생각하는 것 같더니 루드에게 한마디 말을 건냈다.

"구겨졌어? 그럼 저 사람들 조금만 더 때리면 안돼? 아직 의식 있는 사람 있잖아."
클레아는 하늘색옷을 입은 회색머리인지 하얀색머리인지 모를 어중간한 색을 가진 청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루드는 클레아의 손이 가르킨 방향을 힐끔 보더니 그냥 가자고 했지만, 클레아는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루드의 의견을 존중해서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렇게 골목을 나가는 둘에게 조금 전까지 비실비실대던 청년이 소리쳤다.

"네 놈...!! ...평범한 꼬마가 아니구나!! 하지만...! 잘못 건드렸다...!"

"루드 어떻게 할까."

"...튀자."

"흐음... 그냥 처리하면 안돼?"

"지금 우리 상황을 생각해봐."

"...튀자."

루드와 클레아는 그대로 뛰었고, 그 뒤를 잇는 물건들이 박살나는 소리로 추정되는 소음들이 연이어 들려왔다. 이러다가는 경비대가 출동할 거라는 것이 거의 확실한데도, 별다른 빽이 없어보이는 저 사람은 대책이 없다며 루드와 클레아는 생각했다.

""......""

"거기 서라!! 네 놈들..!!"

"옆건물을 부시면서까지 우리를 잡고 싶었다니 감동적이네. 그리고 서라고 서면 그게 바보지 뭐야."

"클레아, 그냥 빨리 와."

"적당히 따돌릴 거 조금이라도 장난치면 뭐 어때."
루드에게는 안들리게 조그맣게 중얼거리는 클레아.

쿵-쿵쾅-쿵!-콰쾅-쿵-

"시끄러워. 그냥 저 아저씨 어디다 던져놓고 오면 안돼?"
고막을 터트릴 기세로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클레아와 루드를 쫓는 아저씨. 어느새 청년을 아저씨라고 부르고 있는 클레아였다.

"안돼."

스스스-
"죽여버린다..! 도망갈 생각은.. 버리는게 좋을거다..!"

"못 죽이지~ 내가 있는 이상은, 근데 도망갈 거야? 그냥 여기서 처리하지?"

"상황만 복잡해져 그냥 도망가자."

"하아... 알았어."

얼떨결에 건물 옥상까지 올라온 루드와 클레아.

건물 밑으로 뛰어내리자는 마차가 지나가고 있었고, 조금만 더 여기서 시간을 끌게되면 여기까지 분명히 쫓아올 아저씨가 있었기에 고민하고 있는데.

옷자락을 잡는 손이 있었다.

덥석-
"응? 지금? 잠깐..."

루드는 이미 뛰어버렸고, 클레아에게 남은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루드가 클레아의 옷자락을 잡고 뛰었으니까. 같이 뛰었다.

쿠아앙- 덜컹-
"......"
"......"

그렇게 우리는 뭔가 중요한 사람이 타고 있을 듯한 마차 지붕 위에 그대로 떨어졌고, 안전하게 내려왔으나...

.
.
.

"루드, 우리 뭔가 사고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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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5-03 20:26 | 조회 : 1,455 목록
작가의 말
조그마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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