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화 - 사라졌잖아요. 무엇보다 내눈으로 봤으니까요

아레나와 시크는 지금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며, 태평한 어조로 대화했다.

"지금 제 눈으로 보는 거, 거의 제국 최초 아닌가요."

"몰라."

"제가 통제하길 포기한 마력이 순간적으로 사라졌어요. 그리고 저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 것 같고요. 이 현상을 대체 뭐라고 정의하면 좋을까요."

아레나의 시선 끝에는 알 수 없는 마법진들에서 스믈스믈 기어나오는 하급마물들에게 닿아있었다.

"제가 알기로는 마물을 소환하는 마법진은 적어도 이 차원에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리고 제가 제일 궁금한 건 왜 하필 지금이냐는 거죠. 이 정도 급의 마물은 일반 사람들도 무기를 들고 싸우면 이길수야 있죠. 하지만, 지금 이 경매장 안에 있는 사람들은 다 도망가느라 바쁘고, 그냥 소리만 안 질렀으면 좋겠네요."

"걸리적거리는데. 그냥 쓸어버-"

"아뇨, 마력 전개부터 해볼게요.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해야되니까요. [디텐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레나는 미세한 균열이 일어난 마력의 흐름이 느꼈고, 그 마력들은 모두 한곳으로 흐르고 있다는 걸 눈치채고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고는 말했다.

"마물부터 그냥 쓸어버리죠. 귀찮네요."

.
.
.

마물을 쓸어버리다가, 블로우와 반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물을 소환하는 마법사도 있는 겁니까?"

"아니.. 뭐.. 내가 알기론 없는데.."

"맞아. 네가 아는 대로 마물을 소환하는 '마법사'는 없어."

"어? 언제 왔어?"
내가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자, 반 아저씨와 블로우는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지금,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마물들은-"
내 말을 중간에 끊고 말을 하며 이쪽으로 뛰어오는 렌씨.

"블로우! 아레나!"

"..렌씨?! 먼저 빠져 나간 거 아니었어요?"

"의리 없이 혼자 갈 순 없지! 너 마력구도 없잖아."

"렌씨,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예요. 얘 1급 마법사라고요. 마력이 모자랄 일은 별로 없어요."

아레나는 가자는 렌에게 한사코 절대 안된다며, 자기는 임무를 무조건 해야한다고 말하는 블로우를 두고, 시크무온에게 다가갔다.

"시크무온, 마석 어디있어요?"

"없어."
자기가 가지고 있었으면서, 당당하게 대마법사의 마석이 사라졌다는 말을 당당하게 하는 시크에 반 아저씨가 대발노발 한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사라진 게 아니라...

".....사라졌어."

역시나.

"좀 전에 마석 사라졌잖아요. 아무리 봐도 그쪽이 빼돌린 것 같지는 않단 말이죠."

"......"

"그리고 무엇보다 내눈으로 봤으니까요."

가라앉은 눈으로 시크와 눈을 마주치고 있는 아레나는 조금 섬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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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30 23:24 | 조회 : 1,426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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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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