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화 - 내 실력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건 말도 안되는데요

"헤에, 왜 제대로 안 막는거예요. 아저씨~"

웃으면서도 그것밖에 못하냐며 구박하던 어렸을 때로 돌아간 것만 같은 상황에, 반은 머리가 아파왔다.

"이게 최선인거 모르냐...! 그리고 넌 구경만 했잖아!"

"뭐, 결국 이렇게 되버렸네요? 오랜만이죠?"

"몰라."

"에에... 실망이네요. 그래도 존재감 꽤 큰 편인데."

"넌 그 상황에서 그러고 싶냐!"

반은 조금 전부터 보이는 아레나의 행동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말은 적당히 무시하며 시크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지만, 별다른 대답은 받지 못하고 다시 혼자 중얼거리는 척, 크게 말하는 아레나를 보며 기가 차서 아레나에게 소리쳤다.

"흠."

'그럼 대체 이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 건데요.'라며 생각하던 아레나는 좋은 생각이 났는지, 눈을 빛냈다.

그리고 그 순간, 반은 의미모를 오싹함에 팔을 문질렀다. 아무래도 뭔가 일어날것 같았다.

불길했다.

"협회 소속의 시크무온. 본인 맞죠."

단정적인 어조로 내뱉는 아레나의 말에는 확신이 담겨있었고, 자신감이 눈에 가득 차 있었다. '내가 금방 이겨줄게.'라는, 그래서인지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시크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뭘 보냐는 듯이 쳐다본 아레나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입을 열었다.

"저랑 한번만 싸워볼래요? 재밌을 것 같은데. 잘만 하면 검은 마법사보다 더 재미있는 상대가 되어줄 생각이 있는데. 그리고... 당신은 실력있는 마법사잖아요?"

"내가 왜?"

미심쩍다는 듯이 아레나를 바라보던 시크의 시선이 한순간 흥미로 반짝인 것은 순간이었고, 그런 시크를 본 아레나 또한 눈을 반짝반짝 빛냄과 함께 둘이 충돌한 것도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콰앙-!

"......"

"재밌죠."

"나쁘지 않은데."

"내 실력이 나쁘지 않다. 이런 평가를 받는 건 말도 안되는데요."

아레나는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는 시크를 보다가, 여유롭게 마력을 펼치고 몇 갈래로 나누고 구슬모양으로 뭉쳤다.

그리고 6조각으로 나누어놓은 마력덩어리들을 하나는 크게 부풀려서 그 위에 본인이 직접 앉았고, 하나는 본인 근처에 둥둥 띄워놓고, 나머지 두 개는 조금 더 응축시켜서 화살모양으로 만들고는 시크를 향해 발사했다.

"이 구슬 왠만하면 안 막는게 좋을걸요~"

"..."

'이거 왠만한 마력은 흩어지게 하니까. 정확히는 무효화지만~ 그리고 이거 거의 SS+등급 아티팩트 2개랑 맞먹는 위력이니까~'

콰앙-!!!

"너무 쎘나봐요...?"

"...야!?"

아레나의 화살에 경매장의 끝에서 끝으로 날아가 박혀버린 아레나는, 시크가 생각보다 쉽게 날아가버리자.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고, 그 상황을 빠짐없이 다 본 반은 소리쳤다.

그리고 아레나가 반을 향해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시크가 아레나의 마력구를 향해 마법진을 띄웠다.

"펑-! 하면 좋았겠지만, 이건 내 마력이란 말이죠. 다른 사람 마력이면 몰라도, 내 마력은 아깝단 말이죠."

"상관 없어."

"내가 상관 있는데요.?"

눈치 챈 아레나가 시크를 향해 시선을 주자, 남아있던 마력덩어리 두개가 시크를 향해 날아갔고, 시크 바로 머리 위에서 충돌했다.

"...너 뭐야."

"뭐긴요~ 이제야 관심이 좀 생기시나봐요."

살벌한 분위기의 시크와 방긋방긋 웃고 있는 아레나의 조합에 머리가 아파오지만, 이번에도 말리기 위해 반은 나섰다.

"둘 다 그만!!!"

"싫어."

"싫은데요."

...

......분명 나섰다.

말을 안 들어서 그렇지.

"...이것들이...!"

반은 오늘 화병으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스트레스를 실시간으로 받고 있었다.

그렇게 몇 번 부딪히다가, 반이 정신을 차리고 아레나와 시크의 사이로 끼어들고 나서야, 정상적인 대화가 진행됬다.

"아, 그러고보니까. 그쪽 임무하러 왔었죠. 근데 이러고 있어도 되나요?"

"당연히 안 되-"

"돼."

"시크..!!"

"흐음. 예전에도 종종 이랬었죠~"

어렸을 때 보던 광경을 지금도 보게되자, 나름 회상하며 즐거워하는 아레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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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04-30 22:54 | 조회 : 1,403 목록
작가의 말
조그마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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