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화 - 잘 부탁해요

두리번거리던 클레아는 눈앞에서 열심히 뭔가를 쓰고있는 남자를 불렀다.

"아저씨."

"아저씨...라니!! 이렇게 보여도 엄연히 아직까지는! 20대라고!"

"알았어요. 아저씨."

"아저씨 아니라니까?!"

아저씨가 분명 맞는데 아저씨가 아니라고 부정하는 남자를 보며 클레아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일단 여기서 자리를 잡아야 했다. 그래야 여기에 들락날락거릴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여긴 어디죠?"

"여기? 여기는 앞으로 오피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마법단체의 활동의 주체가 될 건물이지. 그리고 난 오피온의 마스터가 될 예정인 키엘노드 크리시."

"오피온...얘는요? 왜 깨지 않고 잠만 자는 거죠?"

"그 아이는......루드. 루드 크리시야."

"루드..."

처음 루드를 본 날로부터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깨어날 기색조차 비치지 않는 루드를 보는 클레아의 눈이 가라앉았다.

그렇게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던 클레아가 협회를 제대로 나오게 된 날은 마스터라는 사람이 오피온을 만들고 2주 뒤였다. 그리고 그 날은 남자아이가 눈을 뜬 날이기도 했다.

"안녕."

"누...구야?"

"나? 나는 네 친구가 되고 싶어서 찾아온 미래의 친구."

"미래의 친구?"

"응응."

루드는 고개를 옆으로 갸웃거렸다. 그 모습에자신의 앞에서 방긋- 웃어주는 눈 앞에 여자아이가 좋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고. 그 뻗은 손을 클레아가 꼭 잡고는 입을 우물거리다가 결심한 듯 열었다.

"근데... 내 이름이 뭐야?"

덜컹- 콰득-
"...뭐?"

책상에 앉아 서류를 작성하고 있던 마스터는 갑자기 일어나서 떨어진 펜을 밟고, 루드에게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그만해요. 지금 아파하는거 안보여요?"

그리고 어깨를 잡아 앞뒤로 흔드는 마스터의 표정은 불안했다. 루드와 마스터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클레아는 어깨를 잡은 힘이 쎘던 것인지 표정을 찡그리고 있는 루드를 보다못해서 끼어들었다.

"아..."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알려주면 될 것을 뭘 그렇게까지 해요. 네 이름은 루드. 루드 크리시고, 내 이름은 클레아야. 클레아 아르웬. 앞으로 잘 부탁해. ......-루드."

"응...!"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상냥하게 말하는 클레아를 보며, 루드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들려오는 마스터의 목소리.

"근데... 내 소개는 안해줘?"

"자기 소개는 자기가 하시죠."

.
.
.

그 날 이후로,

눈을 뜨자마자 처음 본 사람이 클레아여서인지 클레아와 같이 있으려는 경향이 있는... 지금도 클레아에게 꼭 붙어다니는 루드를 보며, 오피온의 마스터는 이마를 짚었다.

벌써부터 클레아와 억지로 떨어뜨려 놓으려고 하면 클레아는 자신을 노려보고, 루드는 울먹거린다. 그리고 클레아는 매일 어디를 갖다오고, 그럴 때마다 루드가 침울해해서 할수 없이...

"진짜 이제부터 여기있는거야?"

"응. 앞으로 잘 부탁해."

오피온으로 클레아가 들어왔다. 대체 클레아가 원래 다니던 곳이 어딘지는 알수 없었지만, 계약서에 클레아가 직접 사항을 추가했기 때문에 예전에 다니던 곳과의 불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결국 이렇게 된건가..."

"이렇게 된거죠. 그러니까! 이제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이제부터 진짜 여기서 오래 있을 것 같으니까. 잘 부탁해요.

클레아는 다엠과 카이엘이 살아있다 해도. 이제는 돌아가지 못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 과정에서 방해가 되는 것들은 모두 치울 것이라 다짐했고, 이 결심은 훗날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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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1-20 23:22 | 조회 : 1,163 목록
작가의 말
조그마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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