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화 - 의료담당 콜린은 화나면 무섭다

협회장, 라노스테가 클레아를 찾아온 것은 처음부터 라노스테가 클레아를 데려올 때부터 생각하던 주제에 대해서 얘기하기 위해서였다.

그 점을 눈치채고 있던 클레아는 서론을 잘라먹고 본론을 꺼냈고, 그 모습에 라노스테는 시원시원하다면서 좋아했고, 그대로 여러 대화를 했고, 그 가운데에서 영문모를 이야기들이 오가자 혼란스러운 눈으로 클레아와 라노스테를 보던 반은 거래가 끝나자.

"이게 뭐야. 이게 어른이랑 어린이가 할 거래냐고!"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그 누구도 반의 외침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결론은 제가 살아있는 동안, 딱 8번만 협회에서 도움을 청하면 협조해주고, 앞으로 원할 때까지 학업, 생계 두가지를 책임져주겠다는 거잖아요? 저한테 불리한 건 없어요. 거래에서는 메리트만 잘 생각해도 그냥 먹고 들어가는게 많다고요."

"..."

분명 어린아이가 맞는데. 그 어린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범상치 않아서 반은 그냥 눈 앞의 아이를 평범한 아이로 보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건데? 협회에 남아있을거야?"

"네, 그래서 물어보는 건데요. 아저씨. 하는일이 대체 뭔가요?"

"마법사니까. 보통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임무를 하지...?

"근데 넌 어쩌다가 협회장하고 아는 사이가 된거?"

"그건, 노코멘트? 말해드-"

반의 질문에 대답하려던 클레아는 자세한 건 말하지 않고, 대충 어떤 경로로 만났는지 설명하려 했던 때였다. 갑작스러운 고통에 눈 앞이 암전되버린 것은, 갑작스럽게 시야가 차단되고 머리가 깨질 것 같은 두통이 계속 밀려오자 버티지 못한 클레아는 도저히, 서있을 수가 없었다.

"무슨 일 있어-. 어이!"

클레아보다 앞장 서서 걷고 있던 반은 클레아가 말이 끊기고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봤을 때. 아이는 이미 바닥에 쓰러진 후였다.

클레아의 상태를 살펴본 반은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어느새 자신의 옆에서 클레아를 살펴보는 라노스테와 시크를 발견하고 입을 다급히 열었다.

"보고 있지만 말고 좀!"

"반, 콜린을 데려와. 우린 치료목적실에 있을테니까."

반은 빠른 속도로 콜린이 있을 의료보건담당부를 향해 달려갔다.

.
.
.

"콜린,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왜 몰랐던 걸까."

"아마, 급격한 스트레스와 몸살이 곂친 것 같아요. 거기다 근육통이나 그런 것들도 있고, 체력도 바닥인데요? 대체 아이가 뭘 하면 이 정도까지 오는지 궁금한데요."

"흐음..."

클레아가 눈을 뜬 것은, 쓰러진지 3일만이었다. 그리고 쓰러진 동안, 클레아를 챙기는 것은 3명에게 맡겨졌다.

의료담당인 콜린, 반, 그리고 라노스테가 억지로 집어넣은 시크까지 총 3명이지만, 콜린은 아무래도 의료를 담당하다보니 클레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담당해야하다보니 가끔씩 올 수밖에 없었고, 반은 중간중간 임무가 끝나고 시간이 되는대로 왔고, 시크는 첫날에는 일어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다가, 둘째날에는 틈틈히 오다가 결국 셋째날이 되어도 일어날 낌새가 보이지 않자, 아예 다른 곳에서 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시크를 방으로 끌고 온 반이었다. 그 과정에서 참 다사다난한 사건이 생길 뻔했다는 헤프닝도 있지만, 결과가 중요하다고 애써 세뇌하며 반은 분명 일어날 때가 됬을 텐데도 일어나지 않는 아이를 보다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시크를 보며 머리를 헤집었다.

"시크, 대체 왜 클레아한테 집착하는거야?"

"재미있어보이잖아."

"클레아는 마력을 다룰 수 있는지 없는지 그것도 모를텐데? 마법사가 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지금 말하는 거야? 시크?"

"당연하지. 그리고 얘, 마력 다룰 수 있어."

"어떻게 아는데?"

"직감."

"하아?"

분명 첫날에는 이런 대화를 나눴던 것 같은데... 지금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이는 겨우 이틀 전에 그런 말을 했던 이가 맞는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흘렸다.

그러다가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콜린의 목소리인 것 같아, 귀를 기울이자 들리는 대화 내용들.

{아, 진짜! 너 돌봐줄 시간 없다니까 그러네요?! 애초에 넌 아프지도 않잖아요.}

{아니, 진짜 아프다고요.}

{안 아픈거 다 알고 있으니까. 귀찮게 하지 말고 저리 좀 가요!}

{에이... 그러지 말고...}

{야, 저리 안가? 좋은 말로 할 때 가라고.}

점점 상황이 안 좋아지는 것 같자, 반은 중재하려 문을 열려고 했지만, 콜린의 험악한 목소리에 멈칫, 그리고 뒤에서 들려오는 클레아의 기침소리가 들려오자, 뒤를 돌아봤고 이미 클레아의 곁에는 시크가 서있었다.

"시크, 나 잠깐 밖에-"

벌컥-
"내가 꺼지-......"

""......""

문을 연 반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언제나 온화할 것만 같았던 콜린이 이미 망신창이가 된 누군가를 밟고 있는 장면이었고, 그런 장면을 의도치않게 보게 된 반은 이리저리 시선을 옮기다가 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콜린에게 밟히고 있는 남자가 눈빛으로 외치는 도움요청을 무시하지 못한 나머지...

"괜찮으십니까...?"

"...ㅇ...아니...요... 살려주세요."

"콜린님, 대체 사람을 어떻게하면..."

"어머... 반씨, 이건 사람이 아니예요. 쓰레기. 쓰레기로 충분해요."

머리에 빠직표시를 단 콜린은, 평소의 온화하던 인상을 갖다버린 듯 했다.

"네...네에... 쓰레기... 전 이만 들어가보겠습니다... 빨리 들어오세요..."
평소의 모습이 아닌, 각성을 한 채였다면 귀와 꼬리가 온통 말려있지 않았을까.

반은 이날 교훈을 얻었다.

의료담당 콜린은 화나면 무섭다. 건드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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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1-20 22:42 | 조회 : 1,243 목록
작가의 말
조그마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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