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화 - Side Story 카이엘(1) or 명령이 아닌, 부탁

"아가씨!!! 클레아 아가씨!!!"

저택의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계속 소리치는 사람은 누군가를 계속 찾고 있었다.

'차라리 아가씨와 함께 출발했다면... 아가씨께서 그런 장면을 보게 두지 않았을텐데...!! 대체 어디계시는 겁니까...'

"클레아..."
평소에 그렇게 이름으로만 부르라는 걸 기어코 거절하지 말걸 그랬다. 한번 쯤은 불러볼 수 있었는데... 기사가 뭐라고...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한번쯤은 불러볼 걸... 저가 거절하고 나서 보인 것은 저의 말에 울상짓다가 주변 시선을 의식하곤 애써 웃는 모습...

손에 들려있는 주사위모양의 목걸이를 꾹 쥐었다.

허탈했다. 그렇게 지키고 싶은 사람을 위해서! 단 하나의 존재를 위해서! 검술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지금 결과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냥 지금까지 한 노력이 모두 없었던 일인것 같았다. 그저 주인을 지키기 위해서 수련하면 뭐하나.

지키고 싶은 사람은 이 자리에 없었다.

그 사람이 위험할 때, 한게 없었다. 게다가 지금 그 사람이 어디 있는지. 살아있는지. 그런 것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이런 제가 기사를 할 자격이 있을까요..."

최대한 낼수 있는 목소리로 오랜시간 소리친 결과, 그의 목소리는 잠겼고, 망연자실한 표정, 그리고 멍한 눈은 자신을 채찍질 함으로써 어떻게든 표정을 지우고 눈에 어떻게든 찾겠다는 의지를 내보였고, 그런 그는 그럼에도 자신에 대한 분노로 이를 갈 수밖에 없었다.

일리아님도 잃은 마당에, 하나뿐인 후계인 클레아리스님을 잃을 수는 없었다.

계속 불러도 불러도 부르는 사람은 나타날 낌새는 보이지 않고, 살아남은 이들이 조를 이뤄 주변을 계속 수색하고 있는데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클레아를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처음 아가씨를 찾으러 나왔을 때부터 계속 눈에 들어왔던 숲이 있었다.

마을에서는 주인님의 흔적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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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에서 얼마되지 않는 거리도 아니고 먼 거리도 아닌, 애매한 거리에 있는 마을에 도착한 카이엘은 아무나 붙잡고 클레아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었다.

"검은머리에 푸른눈을 가진 아이를 본 적 없습니까?"

"어린아이가 뛰어왔을 겁니다. 조금이라도 떠오르는 게 있다면 말해주십시오."

"이쪽으로 마물이 오지는 않았습니까?"

"혹시, -"

여러사람에게 계속 물었지만, 카이엘이 원하는 대답은 전혀 나오지 않았고, 이 곳은 탑의 보호구역 안에 있어서 마물이 나타날리가 없다고 웃으며 말할 뿐이었다. 어떤 이는 농담하지 말라며, 동생이라도 잃어버린 거냐고 물었지만.

동생과는 전혀 다른, 애초에 가족도 없었지만... 단 하나뿐인 지킬존재...의 흔적조차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머리가 아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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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남은 것은 저 숲밖에 없었다.

*

"어떻게 됐지?"

"저희는 아무런 것도 하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저택은 이미 마물들이 침범해 그 일가와 충돌하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했지? 설마 그길로 그대로 왔다는 말은 아닐테고."

"설마요. 대공부인, 아니, 일리아님을 호위하고 있는 것들을 모두 죽여버리고 대공부인을 놓고 철수했습니다."

"그래? 잘했다. 아, 대공은? 어떻게 했지?"

"저희측에서는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분명히 저희에게 의뢰하신 내용에는 공작님의 동생분만 이었을텐데요? 그런 점은 미리미리 서류로 보내주셨어야 저희가 확인을 하니, 다음부터는 미리미리 서류로 보내주시길..."

"잠깐, 그럼 일리아와 함께 있는 아이는 없었나?"

"없었습니다만?"

"거짓말하지 마라. 없었다는 건... 그 쥐새끼가 살아있다는 말인가? 지금 그렇게 돈을 받아먹고서 똑바로 일 안해?"

"아니아니, 정말 억울한데요? 저희는 분명 일리아 부인에 대해서만 서류가 왔는데.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겁니까?"

"지금 내 말에-!"

"아, 진짜 귀찮게 구네요... 아니, 서류로 온 건 다 했는데 뭘 더 바라는 겁니까? 그만 하죠?"

달칵-

"헤에..."
문 밖으로 나온 소년은 하고 있던 귀걸이를 만지작거리더니 귀걸이에서 빛이 나자, 손을 떼고는 말했다.

"네네, 임무 완수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할까요. 예? 임무가 아니라뇨.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당신이 부탁이라뇨."

"물론, 이번에 사건을 더 맡지는 않을 생각이지만, 저희가 애초에 움직인 것도 아니니,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리고 그 아줌마, 딱봐도 '다른사람이 나보다 더 잘난 게 싫어.'라는게 눈에 보이던데요?"

"네에~ 그럼 무려 명령이 아닌, 부탁을 들어드리기 위해서 움직여볼까요~?"

그 말을 끝으로 귀걸이의 빛은 서서히 줄어들었고, 빛이 꺼지자 순식간에 골목으로 사라져버린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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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1-20 22:46 | 조회 : 1,232 목록
작가의 말
조그마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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