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探索) (三)


홍령, 주희, 강휘, 그리고 보우라우가 명주국에 간 사이에 다른 일행은 난헌국으로 향했다. 운 좋게도 가는 길에 마음씨 좋은 농부를 만나서 말을 빌려 탔다. 그 덕에 난헌국에 빨리 도착한 선화의 일행은 공주의 행차에 잠시 멈추어야 했다.

“물렀거라! 공주마마 납신다!”

멋진 공연과 춤들을 보며 잠시 즐기던 그들은 화백이 없어졌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행복하게 웃고만 있었다. 일행을 떠나 잠시 거리를 구경하던 화백은 근처 책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책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몰려 다니는 무리를 보지 못했다. 그렇게 밀리고 밀려 마침내 화백은 행차의 앞에 넘어지고 즐거운 행사는 멈췄다.

“공주마마의 행차를 감히 방해하는 자가 누구냐?! 물렀거라!”

“아야… 떽! 어디 감히 소리를 높이느냐!?”

“화백! 언제 거기까지 간 거야?”

화백은 다시 양반 같은 말투와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실랑이는 몇 분째 계속되었다가 갑자기 가마의 창문이 열리면서 어떤 얼굴이 나왔다.

“무슨 일인지요? 이러다가 늦겠는데…”

“송구하옵니다 마마. 지금이 꼬맹이가 길에서 비키질 않아서…”

“네 이놈! 감히 누구를 꼬맹이라고 부르는 게냐? 어서 예의를 갖추지 못하겠느냐?”

창문 밖으로 나온 얼굴을 본 선화는 누군지 금방 알아보았다. 난헌국의 공주인 노우였다. 노우의 시선은 금방 화백에게로 옮겨졌고 그의 얼굴을 본 그녀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빨리 가마를 내려요! 잠시만…”

가마에서 내리자마자 화백에게 달려가던 노우의 얼굴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화백의 앞에 멈춘 노우는 조용히 화백의 이름을 불렀다.

“화백…”

“응? 그대는 누구?”

누구냐고 묻는 화백의 말에 노우는 놀란 기색이 표정에 드러났다 옆에 있던 선화가 말리려고 가려 하자 지은은 그녀를 막았다.

“언젠가는 저 아이도 알게 될 일이었어. 어차피 둘의 계약은 파기 된지 오래고 말이야.”

“뭐야…그대는 어찌하여 나의 옷을 잡고 놓지 않는 거지? 이게 안 그래도 비싼 옷이라고 들었네만!”

“화백? 나 몰라?”

“그대같이 아리따운 여인은 내 금방 알아볼 터. 헌데 그대는 나의 기억에 없는 듯 하군.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해맑게 웃으며 이름을 물어오는 화백을 보며 노우는 흐르려는 눈물을 재빨리 감추며 웃었다.

“난 노우야. 여기 난헌국의 공주이고.”

선화는 지은의 팔을 뿌리치고 다시 화백 쪽으로 달려갔다.

“화백!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어? 선화! 여기 내가 새로운 벗을 찾았소. 노우, 여기는 나의 오랜 벗인 선화라네.”

노우는 선화를 알아보았고 선화는 작게 눈웃음을 지으며 인사했다. 그리고 화백이 안보는 사이에 입 모양으로 노우에게 신호를 보냈다.

[나중에 다 설명해드릴게요. 일단은 우리 부탁 좀 들어 주실래요?]

입 모양을 생각보다 빨리 알아들은 노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을 호위하고 있던 병사들 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분들을 궁으로 모셔줘요. 나도 같이 돌아갈 테니까.”

“하지만 마마, 지금 돌아가면 일정이 흐트러집니다. 그러니..”

“그냥 그렇게 해주세요.”

노우의 뒤를 따라오던 무향은 말에서 내리며 말했다. 무향 또한 신령들을 알아본 것인지 노우의 의견을 존중해주었고 그녀의 바람대로 그들은 궁으로 향했다.

/명주국, 지예궁

노와의 힘을 유심히 지켜보던 주희는 이내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고 홍령은 노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작게 웃어 보였다.

“이 정도면 됐어. 우리는 이만 가볼 테니까 편안히 지내고 있어요.”

홍령은 하예를 안심시키려는 듯 재빨리 나갔다. 곧 그곳에 병사들이 도착하더니 홍령을 보고 노라며 말했다.

“ㅈ…전하! 어찌 이런 곳까지… 그리고 방금 들린 큰소리는 무슨 일입니까?”

“별거 아니다. 그리고 저들이 궁에 들어온 지 얼마나 되었지?”

“백율 장군님이 종무해에 다녀오시고 나서니까… 한 일주일 넘은 것 같습니다.”

“그래? 일단 백율을 내 처소로 데려와 줘.”

홍령의 말에 병사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했다.

‘장군님…명복을 빕니다요!’

/홍령의 방

“전하. 백율 장군 드셨사옵니다.”

“들어오라 해라.”

홍령의 근엄한 말투에 조금 긴장을 한 듯한 백율이 들어왔고 문이 닫히자마자 홍령의 표정이 재빨리 바뀌었고 백율을 웃으며 바라보았다.

“스승님! 감사해요!”

“ㄴ..네?”

혼나는 줄 알고 잔뜩 긴장했던 백율은 왠일인지 웃으며 감사인사를 하는 홍령을 조금은 불신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스승님 덕에 신력 가진 사내를 찾는 일이 더 줄어들었어요. 안그래도 여섯나라 모두 돌아다니면서 찾아보려했는데…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네요.”

잠시 긴장을 풀고 같이 미소를 짓던 백율은 또다시 바뀌려는 홍령의 표정에 다시 집중했다. 진지하게 변한 홍령은 백율에게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그들이 종무해에서 발견되거죠? 거기는 사람이 거의 없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하예씨의 말로는 어딘가에서 도망치고 있었다고 합니다. 안 좋은 이야기 인지 아이의 앞에서는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더라고요.”

“그것뿐만 아니라…”

“네?”

“그 아이, 어째서 …….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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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4-12 00:29 | 조회 : 1,404 목록
작가의 말
넘나조은거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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