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나츠키-달에게 닿지 않은 태양




츠키시마.







말투도 기분 나쁘고 여러모로 짜증나는 애지만(예를 들어 키라던가) 딱히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단지, 같은 포지션으로써 스타팅 자리를 뺐기지 않으려고 경쟁의식을 가질 뿐이였다,







그러던 어느 날의 연습시간이였다.







잠시 숨을 고를겸 에너지 음료를 마시고 있었는데 스가와라선배가 나에게 다가왔다.











"히나타, 오늘도 하이텐션이네~"







"아, 네! 열심히 하지않으면 스타팅 멤버에서 쫒겨날지도 모르니까요."







"흐음, 그래? 하지만 내가보기에는... 그게 다가 아닌것같은데?"







"....?"










내가 말을 이해하지 못 해서 어리둥절해있을 때, 스가와라선배는 감독과 주장에게 3 on 3 게임을 하자고 요청했다.







나와 스가와라선배, 다이치선배가 한조, 츠키시마와 카게야마, 니시노야선배가 한조였다.







이 게임의 취지는 포지션에 상관하지 않고 리베로는 토스, 블로커는 스파이크와 같이 조금은 취약할 수 있는 부분들을 보안하자는 것이였다.







나는 츠키시마를, 스가와라 선배님은 카게야마를, 다이치선배는 니시노야선배를 서로 견제하는 구도로 잡혔다.







내가 블로킹을 잘하지 못해서 전부 뚫렸지만 그 대신 뚫린만큼 되갚아준다는 생각으로 게임했다.










'젠장, 어떻게든 츠키시마 만큼은 블로킹해야하는데...'







"자, 이제 슬슬 집에 가야지?"










우리는 현재 한세트씩 따냈었다.










"엣, 벌써요? 마지막 한 세트까지만 하면 안돼요?"







"시간이 늦었어. 시합은 내일 마무리하자. 모두들 정리해!"







"예엡."










나는 공을 정리하는 도중에도 게속 3 on 3게임 생각뿐이였다.










'츠키시마처럼 높이.... 키 차이 때문에 내 타이밍이 항상 조금씩 늦어. 더 빨리 뛰고 더 빨리 반응해야...'













츠키시마 츠키시마 츠키시마













난 츠키시마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히나타."







".....아, 에?"







"이제 조금은 눈치챘어?"







"뭘요?"







"음... 히나타, 히나타는 츠키시마를 경쟁자라고 생각해?"







"당연하죠! 아~~ 정말!! 내가 조금만 더 컸어도 츠키시마보다 블로킹 잘할텐데....."







"시합에서도 그렇고 조금씩 느낀건데 츠키시마를 꽤 많이 인식하고있는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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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식이라... 하지만 츠키시마는 츠키시마인걸?







조금 전 스가와라 선배의 말을 떠올렸다.










'그런가, 동경인가... 그보다는 사랑일지도?'







'...사랑이 뭔데요?'







'음... 사랑이 뭐냐고 해봤자 딱히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는걸...'










사랑....?










나는 어렸을 때 부터 배구만이 내 인생의 전부였기 때문에 연애라는것은 생각해본적도 없었다.







애들이 보던 로맨스도, 내게는 와닿지 않았다.







차라리 그런 것을 볼 시간에 연습을 더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래서인지 여자라면 엄마와 여동생, 야키정도만 얘기하는정도이다.







뭐랄까, 좋아한다는 느낌을 정확히 모르겠다.










'좋아한다는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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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애들아. 사랑이란 뭘까?"










여러번 고민하다가 학교 점심시간에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지, 지금 히나타가..."







"히나타가 사랑...?!"







"갑자기 그건 왜?!"










애들의 반응은 각각 달랐다.










"으음.. 조금 신경쓰이는 애가 생겼달까..."







"그래? 혹시 그 새로운 1학년 매니저라던가?!"







"아니, 야키는 아냐."







"그럼 누구...-"










"-히나타, 누가 너 찾는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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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밖에서 날 부른건 야마구치였다.










"무슨일이야, 야마구치?"







"아 그게.. 나 대신 츠키 좀 깨워줄 수 있어?"







"깨워...?"







"그니까 이게 어떻게 된거냐면...-"










츠키시마가 최근 유난히 잠을 잘 못자서 비몽사몽 해있는데 체육시간에 멍때리다가 농구공에 뒷목을 맞아서 양호실에서 1교시부터 쭉 자고있다고.







츠키시마가 정심시간에는 깨워달라고했다고.










"-...근데 내가 지금 바쁜 일이 있어서 잠시 어디 좀 갔다와야되거든... 부탁 좀 할게!"







"근데 왜 하필 나야?"







"선배들께는 부탁하기가 좀 그렇고 그렇다고 카게야마에게 부탁하기에는..."







"아... 그거 알것같아. 해줄게."







"아 진짜? 고마워!"










바쁘게 뛰어가는 야마구치를 뒤로하고 양호실로 내려갔다.







선생님이 계시지 않아서 슬쩍 안쪽의 침대로 갔다.










그곳에는 평소와는 조금 달라보이는 츠키시마가 누워있었다.










낮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어두운 공간이였다.







츠키시마는 보통은 과묵하지만 입만 열면 짜증과 시비를 걸던 애였다.








그런 애가 아무런 표정없이 평화롭게 자고있는 모습을 보고 살짝... 마음 어딘가가 울렁였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의 츠키시마.










그 애의 표정은 너무나 평화롭고 긴장감조차 없어서 보기만해도 편해지는 느낌 이였다.







그때 구름에 가려졌던 태양이 고개를 내밀며 커튼사이로 츠키시마의 얼굴을 살짝 비춰주었다.







긴 속눈썹에 빛이 닿으면서 굉장히 아름답게 보였다.







배구 때문인지 가녀리고 선명한 몸 선과 그 애의 차분해보이는 얼굴은 꽤 잘어울려서 나도 모르게 두근거렸다.







그리고 내가 츠키시마에게, 그런 짜증나는 놈에게 두근거렸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놀라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츠, 츠, 츠키시마!! 일어나!!"










내가 들었어도 너무 소리가 커서 놀랐는데 츠키시마는 놀라기는 커녕










"...시끄러. 알아."










라고 작게 들릴랑 말랑 한 소리로 중얼거리며 조용히 인상을 찌뿌릴 뿐이였다.







살짝 짜증을 내며 눈을 뜬 츠키시마.







긴 속눈썹아래로 그의 눈빛은 나른함과 졸림, 짜증이 담겨있었다.










"....야마구치는?"







"일이 있대서, 내가 대신 깨우러왔어."







"아, 그래."










아직 잠이 덜 깼는지 눈을 비비며 하품하는 츠키시마.







손가락마저 기다랗고 예뻐보였다.










"...앞으로는 사람을 조금 평범하게 깨워주면 안될까, 쓸데없이 목소리만 큰 꼬맹아?"







"누, 누가 꼬맹이야!!!"







"풉. 그럼 여기서 내가 꼬마일까."







"나도 안다고!!"










아 어떻하지







가슴이 너무 두근거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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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로 부활동 시간이 되기까지의 시간은 내게는 너무나 느라게 느껴졌다.







아까의 츠키시마의 모습이 기억에서 사라지질않는다.







그리고 또 하나...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뛴다.







비정상적으로 두근대는 심장.













...이런게 사랑이라는 걸까...?













.




.




.




.




.










"야, 안가?"










정신을 차려보니 수업은 끝나있었고 끝내 아까의 두근거림은 뭐였는지, 그리고 지금은 왜 이렇게 두근거리는지 알지 못 했다.










"...아냐, 가려고."










일단 츠키시마를 만나보면 알거돠겠지.







그렇게 생각하여 체육관으로 향했다.










'탕 탕-'










"히나타, 받아!"







"아, 네!"










멍때리고 있다가 공을 놓칠 뻔 했다.










"나이스 리시브, 히나타!!"










그대로 점프 후 스파이크를...-







하려 했다.







바로 앞에서 츠키시마가 점프해서 나와 눈이 마주치기 전까지는.







그 짧은 순간, 나는 또 다시 심장에서부터 올라오는 두근거림을 느꼈다.










[츠키시마가 나의 스파이크에 블로킹을 하고있어... 나를 관찰하며 타이밍을 맞춰져가고있어... 오로지 나만을 보고있어...]










그것을 인식하자마자 얼굴이 화끈해지는것을 느꼈다.










'으아아아!!! 미쳤어!!! 시합중이니 나를 막는 것은 당연한건데!!!'










근데 왜 나는 그 사소한 것을 이렇게나 기뻐하고있지...?










이게, 진짜로, 사랑이라는 거구나.










결국 우리는 마지막 한 세트를 줘버려서 고기만두를 사올 수 밖에 없었다.










"히나타!"







"스가외라선배..."







"그래서, 츠키시마와는 잘 되고있어?"







"되긴 뭘 되요...그냥..."







"에에, 고백안할거야?"







"고백이요...?"







"아, 짝사랑으로 남겨둘거였어?"







"...잘 모르겠는데요... 이게 진짜 츠키시마를 좋아하는게 맞는건지도 잘..."







"흐음, 그래?"










단순한 착각으로 봐도 될정도의 미묘한 감정... 정도였다.







그저 착각일거라며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







.




.




.




.




.







하지만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나는 하루하루가 츠키시마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츠키시마, 잠깐 얘기 좀 해"

?

"...무슨 일인데 히나타."











이대로는... 이대로는 안돼... 나는...










"...해"







"뭐?"







"좋아...해"










나는 차일것을 수백번, 수만번도 더 생각해왔었다.










"...방금껀 못 들은걸로 할게."







"츠,츠키시마!! 나는 널...!!"










하지만 역시 상상과는 차원이 다르게 아팠다.










"하아?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그거? 농담이지?"










계속 달을 바라만 보고있다가, 처음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용기를 낸거였는데...










"츠키...시마..."







"..."










그 애의 싸늘한 눈빛이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하지만..."










하지만 어차피 안될거라면, 적어도 내 마음이 진심이라는것을 전해줘야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도 난 네가 좋아!!"










그래서, 난 한번 더 말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날 죽여버렸다.










"...난 네가 싫어."










너를 향한 내 마음을, 네가 죽여버렸다.










"츠,츠키.."







"당분간은 말걸지마. 짜증나."







"..."










츠키시마가 가버리고, 그 어두운 공간에는 나만이 남아있었다.










마음이 산산조각이 나버려서 이제는 형태를 알아볼수도 없게 된 그 공간에는 오직 나만이 남아있었다.










애초에 고백을 받아줄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나는... 왜 이렇게... 아픈거지...?










왜 이렇게나... 아픈거냐고...













"흑.... 흐... 흐윽... 끅..."













울음이 터져나올것만 같아서, 입술을 깨물었다.
















넌, 나 같은건... 봐주지도 않는거니...?
















내 마음은 진심이였어













그런데 그걸 네가 단 몇마디로 사랑이 아니라며 거부해버렸어













그리고 가버렸어













너덜너덜해져서, 더는 일어설 수 없는 날 두고, 가버렸어













...그렇구나 나는 벌을 받은거구나













좋아하는 사람을 멀리서 보기만해도 행복해지고, 슬거워지고













그랬는데 내가 그보다 더한 감정을 너에게 강요했기 때문에 벌을 받는거구나
















[좋아하는 사람을 멀리서 보기만 해도 행복해져]
















....거짓말













진심으로 좋아한다면, 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가보고 싶은게 당연하잖아













그 사람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보고싶고, 닿아보고 싶은게 당연하잖아













그런데 그게, 내가 지은 죄야...?













내가 지금 아픈이유가, 그거 때문이야...?













난 터우니 없는 짝사랑을 했던거야....?













아니잖아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츠키시마...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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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0-01 17:41 | 조회 : 2,399 목록
작가의 말
이치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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