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각성

저 드래곤을 키우는건 별거 없었다.
그냥 동거같은 느낌?

아직 어린 드래곤인것 같은데 말하는건 애늙은이인 녀석. 애늙은이여서 그런지 돌봐줄게 하나도 없다. 이게 바로 꿀알바?

"아직도 눈을 보나?"
"말투. 아까 처럼 제 나이에 맞게 말 좀 해봐."

미간을 찌푸리는 카르. 아까는 먹을거에 정신이 팔려서 못느꼈지. 지금보니 저 녀석, 인간이 아닌 잘생김이다. 이쁘면서도 잘생김. 현실성이 없어.

"형. 아직도 눈 봐?"
"응. 저 눈을 보고있으면 왠지 기분도 좋아지고... 그리운 느낌이야."
"응... 그래."

카르는 할 말이 있었는지 내 옷깃을 잡는다.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기분좋은 무게감을 느끼며 카르를 봤다.

"형."
"응."
"놀아줘."

검은 머리칼이 바람에 휘날리며 보라색으로 빛나는 눈동자가 뇌리에 박혔다. 뭐지.... 방금 나 심장이 팍! 하고 움직인것 같았는데.

"그,그래."

카르는 내심 내가 눈만 보는게 싫었느지 내가 배란다에서 나오자 싱글벙글 웃기 시작했다. 말 하는건 애늙은이여도 아직 어린애란건가? 방금 생각한 동거 뿐이란 말은 취소.

"뭐하고 놀까?"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싱글벙글 웃던 카르는 이상하다는듯이 나를 봤다.
너한테 물어보는게 그렇게 이상한거냐.
이런 내 표정을 읽은건지 카르가 피식 웃으면서 작은 손으로 내 검지를 잡았다.

"형. 내가 아는 놀이가 있을것 같아?"

아 그렇구나.

"나도 놀아줘 본적이..... 뭐 하고싶은거 없어?"

당황스러웠다. 애랑 놀아줘 본적이 없어서 말이지......... 그래서 저 녀석이 하고싶은걸 물어봤다. 뭔가 하고싶은게 있어서 나한테 놀아달라고 한거겠지.
...... 그냥 심심해서 놀아달라고 한건가?

"말하면 그걸로 해줄거야?"
"응."
"정말? 무르기 없기야."
"그래."

카르는 잠시 생각하는듯 하더니 내 허벅지를 끌어 안았다. 그러고는 반짝이는 눈으로 날 올려다 봤다. 내가 미친건지 아무리 현실성 없는 외모라지만 나, 설 뻔했다. 애를 상대로.

"게임도 놀이지?"
"응. 그렇지."

이 녀석. 게임은 어떡해 안거지. 근데 방금 나 목소리 떨렸니?

"그럼. 나 저거 해보고 싶어."

카르가 가르킨 방향에는 내가 계속 틀어논 TV가 있었고, 거기에는 행사가 방송되고 있었다.

"...... 빼빼로 게임?"
"저게 빼빼로 게임이야?"

헐. 나 지금 아래에 힘이 들어가는걸 참고있는건데. 지금 이녀석의, 아래의 나 주변에서 서성이는 손길을 겨우 참고 있는데 저걸 하라고? 저걸?

"어.... 저게 왜 하고 싶은건데"
"저 사람들의 얼굴에서 엄청난 긴장감이 보여."

다른건 안보이니? 왜 긴장감만 보이는건데.

"나 저거 꼭 해보고 싶어 형아."

허벅지에서 꼼지락 거리는 손이 팔로 바뀌고 허벅지를 강하게 안았다. 그러면서 고개를 다리 사이에 묻게 되었는데 뜨거운 체온과 손길이 내 얼굴을 달아오르게 했다.

"형아?"
"어.... 형 화장실 좀 다녀오고 해줄게."

다녀오라며 손을 흔들어 주는 카르를 뒤로하고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젠장 섰어.

가라앉히려 노력을 하면서 난 엄청난 회의감에 시달렸다.

내가 변태였다니. 내가 변태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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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9-13 22:33 | 조회 : 4,600 목록
작가의 말
뚠뚜니

진도 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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