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상한 토크




고백한 지 일주일,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둘 사이에는 진전은 커녕 없던 일이 되버린 것 같다. 아니 아무런 일 없듯이 구는 나도 나지만 저 녀석은 너무한 거 아닌가 고백 들었으면 두근 두근이라는 전개나 그런 거 없으려나?


...다시 고백 이야기라는 걸 꺼내기도 그렇고 얘도 귀찮아 할 수도 있고... 아니 정말로 내가 귀찮고 싫나? 정말로 나한테 일절의 관심도 없는 게 아닐까? 평생 짝사랑만 하다가 난 죽는 걸까? 걔도 사람이긴 하지만... 아 진짜 먼저 좋아해본 적은 처음이라서 모르겠단 말이야.


"...."


애초에 나는 이렇게 세한이 방에 침대에서 누워있는 진도까지 나가 있는데 얼마나 진도를 더 나가야 하는 거지?


"야."


"예, 옛?!"


깜짝이야, 먼저 말을 걸다니...


"너 여자 몇번 사귀어 봤지?"


윽, 헤어졌지만 찔리는 느낌은 어쩔 수 없네.


"하...한번..."


"...거짓말하지 말고"


"4번입니다아아!!!!"


"..."



근데 왜 이런 걸 묻는 거지? 설마 나한테 질투...는 얼굴 보니까 아니구나. 하긴 고백해도 눈 깜빡 안하는 애한테 뭘 기대하겠니 그래도 왜 물어봤을까



"...근데 왜 물어?"
갑자기 생각에 잠기는 표정을 하고 있는 그에게 물어보았다.


"으음, 너 그럼 섹스는 해 봤어?"


"....??????"


이 무슨... 너무 적나라 한 거 아닌가요 짝사랑 상대님. 이 세한님. 친구님.


잠시간의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세한이 입을 열었다.


"얼굴 보니 안 했구나?"


"당연하지!! 그런데 그,그런 걸 왜 물어봐?!"


어라 나 빨게져 있니!!!


"....너 나랑 섹스하고 싶어?"


"...."


그 말을 듣자마자 굳은 나에게 컴퓨터 앞에서 서서히 침대에 있는 나에게 걸어오는 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 잠시만요 질문 생각하는 것도 어려운데 태클 걸 부분이 한 두개가 아니거든요 친구 님? 잠깐만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얼굴 익을 것 같단 말야.


"그, 그만-!!!!"


눈물이 핑 고일 정도로 눈에 핏줄을 세우고 얼굴이 벌게져 있는 나는 어렵사리 큰소리를 내고 말았다.


"...내가 뭘 할거라 생각한 거야? 내 침대도 올라가면 안 되?"


당연하지-!!! 그 말하고 바로 침대에 둘 다 있으면 내가 못 버텨-!! 라고 태연하게 베개를 안고 앉는 녀석에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심장을 진정시키는 게 먼저였다.


"그 말은 그럼 뒤로 넘겨두고 너 여자랑 섹스 해본 적 있어?"


"...없어."


유감이지만 정말이다. 지금까지 만났던 여자들은 오래 가지도 못한 거였고..



"그래? 의외네, 하긴 했으면 내가 알아차렸으니까"


"그, 그럼 대답했으니 이 말을 왜 했는지 말해 줘!"


"아직 한 개 남았잖아. 나랑 섹.스. 하고 싶냐고."


와나 미치겠다. 이건 진짜 못 버텨, 유혹인가? 유혹이에요??? 아니 우린 아직 사귀지도 않고 대답은 yes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사람이 있어?? 이렇게 둘이 침대에 있으면 나도 남자라고? 나도 고등학생이란 말야. 참을 수 없다고???


".......아니, 그"


"눈 돌리지 말고 대답해.""



"...."


"...."


"...."


"...."



"좋아, 말하기 어려운 것 같으니까 단계를 줄이자. 키스는?"


이것도 말하기 좀 그런데 그렇죠-! 말하면 완전히 호감도 깎이는 거 아닙니까-!!!!


찌릿, 하며 이제 짜증난다는 눈동자가 보이면서 입이 스스로 벌렸다.


"해, 해봤습니다아아...."


"흠, 해봤구나? 뭐 애인 있었다는 거 자체로도 의외였지만."


역시 사귄 적 없다고 했어야 하나? 아아...솔직히 좋아하는 상대한테 전에 사귄 사람 횟수나 섹스, 키스를 했다고 물어본 걸 대답하면 나라도 싫겠다. 악-!! 말하자마자 후회되, 제발 그런데 왜 물어본거니?? 세한아-


"그럼, 넌 나랑 사귀면 뭘 하고 싶어?"


"ㅁ,뭘??"


"그러니까 사귀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아,아니 뭐...같이 있거나 ㅃ,뽀뽀도 하거나....놀러 가거나..."


"섹스는?"


"응?"


"섹스말야."


게임 오버-!!!!!!!!! 아니 이세한님 왜 말이 그렇게 됩니까!!! 이거 진짜 못 버티겠거든요?? 진짜 게이지 뚝 떨어져서 피가 없어진다고요!!! 제발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세세세세세,세셋,셋섹스 말이야? 아, 하하, 그,건 아,아직 이르,지 않을까?"


최대한 당황하지 않고 얼굴 표정을 관리 했지만 괴상한 표정이 되고 빨게진건 숨길 수 없던 것 같다.


"그래? 그럼 키스는?"


"키, 키스?"


"어."


"키, 키스는...좀 손,손도 잡고 그런 뒤에..."


"벌써 잡은 적 많잖아."


"아니, 그....."


왜 그래 제발.... 나 진짜 덮칠 수도 있다? 응??


"해볼래?"


"어?"


"키스, 지금, 너, 나랑, 해보자고."


잠시만, 도데체 무슨 바람이 불어서? 어? 아니 왜?? 고백 안 받아줬잖아, 사귀는 거 싫다며???!


"아, 아니 나랑 사귀는 거 좋아??"


"싫어."


"....."


"그럼 키스...는 왜?"


"궁금해서, 그리고 배우려고."


"....너도 안 해봤어?"


"...."


잠깐만, 왜 말이 없...


"...! 넌 애인 있어??"


"없어."


다행이다. 그럼 잠시만...


"...섹스 해 본 적 있어?"


"...."


있구나, 그런데 도데체 누구랑????? 아니 있을 수도 있는데 방금 키스 연습 하고 싶다고..궁금 하다고 했잖아. 키스도 안 해본 것 같고, 사귀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느낌인가?? 좋아하는 사람이 해봤다고 하고 사귀는 사람이 있을 거라 추정될 때... 갑자기 기분이 확 떨어진 것 같다. 너무하잖아. 이 세한, 도데체 나한테 숨기는 게 왜 이리 많아?


"...지금까지 사귀는 애들 있었어?"


"없어."


...저건 거짓말일까 아닐까 나처럼 눈에 띄지도 않고 표정 관리도 잘 되니까... 그럼 섹스는 왜....


"........거짓말 아니지?"
풀죽어서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물어보았지만 들리는 대답은 정말이라는 말 밖이였다. 다시 한 번 물어볼까? 섹스했냐고? ...얘는 정말로 표정 관리가 잘 되니까 도움이 안 될때가 많아, 너무하잖아.


"그보다, 키스 해 보자고?"


"그래."


정말로 사람이 저렇게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무표정으로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진짜 내가 저런 녀석이 뭐가 좋다고 3년 동안 짝사랑을 해 왔을까 그렇다고 싫은 건 아니지만..!!!


"나, 나는...사귀는 사람이랑..하고 싶어...."


".....그래? 그럼.."


그럼?? 혹시 막 급전개로 사귀자라는 말이 나오면 제가 좋아할 것 같나요? 그런 의미도 없는 사귀자는 말을?? 슬프게도 정답입니다.


내심 사귀자는 말을 돌려서 말한 거 아닐까라는 희망을 품고 다음 말을 기다릴 때 입이 열렸다.


"키스 어떤 느낌이고 어떻게 했는지 자세히 말해 봐."


"...."


내가 헛된 꿈을 꾸었구나


"빨리."

네....


"아니, 그래도 너 좋아한다는 사람한테 그걸 물어??"


"신경 안 쓰니까 그거나 말해봐."


"이유를...,말해줘..."


너무 나댔나라고 생각할 때 그 녀석의 표정이 역시나 짜증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나저나 신경 안 쓴다고 한다니 그럴 줄 알았네.


"정말로 그.냥 궁금 해서야, 말이나 해봐."


"...."


정말로? 라고 묻고 싶었지만 더 이상 하면 화낼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대답을 하였다.


"음...그...아, 말하기가 쑥스러운데...."


"뭔 맛이 나는데?"'


"엣?!"


"넌 아무리 말해도 구체적으로는 아무 말 안 할 것 같으니까 그냥 내가 물어볼게. 맛이 나? 달아?"


...얘가 역시 컴퓨터인이구나 뭐 다른 의미로 달긴 달... 내가 뭔 소리를 하는 거지.


"...뭐, 그, 기분이 좋긴 하지...맛이라기 보다는.."


그러고보니 우린 지금 도데체 무슨 토크를 하는 걸까 남자들끼리서 그것도 고백한 애와 찬 애랑 이런 말을 하는 게 정상인거야?


"으-음....그럼 야한 기분이 들어?"


역시 이 놈은 이런 거에 대해 둔감한 건지 모르겠다. 저런 말을 서스럼없이 말하다니 귀엽게 생긴 주제에 입은 험하구나!!!


"..............응."


말하라는 무언가의 압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숨소리처럼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어떻게 알아들었는지 다음 질문을 계속 이어갔다.


"키스, 너 잘하는 편이야?"


"...그다지 내 스스로는 모르겠는데...숨은 잘 쉬는 편...이지?"


"혀를 넣으면 넌 어떻게 해? 너가 리드할 거 아냐?"


"....."


"안 되겠어, 미안 세한아. 나 못 버틸 것 같아."


".........고자 새끼 이딴 거 갖고 그러냐? 얼굴 봐라 찌질해져갖고."


너무하잖아-!! 아무리 그건 물으면 안 되지!!! 말 하는 사람 몇 되는 가 봐라!!!


그래도 이거 진전이 있는 건가 없는 건가 모르겠단 말야. ...키스, 해 볼걸 그랬나..... 아냐, 난, 나는......세한이가 나도 좋아할 때 하고 싶... 어라, 나 꽤나 로맨티스트였나?


아무튼 이건 내가 정상적인 반응이였던 게 맞겠지?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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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7-05 16:38 | 조회 : 1,222 목록
작가의 말
하토

고백 받은 애가 수에요~/대부분 주인공 시점입니다- 애들 이름 저도 헷갈려요..../수위 할려면 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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