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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는 몰라요. 아마 처음 만났을 때부터였을 테지만, 이젠 아무래도 좋아요."

"……."

"세루스, 난 당신에게 한 눈에 반했어요."


 이데아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입술을 건드렸다. 당황해서 사고가 멈춘 나의 상태를 이용한 건지 그녀는 내 손을 제 허리를 감싸게 했다. 허리 부분이 공허한 드레스의 디자인 덕분에 나는 살갗의 감촉을 생생하게 느꼈다.

 아마 내 얼굴은 아까 화장실에서의 상황처럼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겠지. 그러다 괜히 그 낯뜨거운 신음소리가 생각나 더욱 더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당신도 나 정도는 괜찮죠? 가장 아름다운 여자잖아."

"……."

"공식적으로 난 비타 님의 소유지만, 오늘부터 난 당신 꺼야."


 ……! 핫! '비타'라는 한 단어에 무감각했던 내 머리는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미친, 인소 보니?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 나의 눈 앞에는 도발적인 자태의 이데아가 있었고, 그녀를 막기에는 너무나도 늦었다.

 젠장! 어차피 내 첫키스는 디아놈한테 뺏겼으니……. 더 이상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포기하고 온 몸의 힘을 풀었다. 나 자신에게는 미안하지만 일단 그녀의 애정행각을 잠시 동안 받아주기로 하고 난 그대로 눈을 감았다.


"……."

"……."


쾅―


 서로의 입술이 완전히 맞물려는 순간, 요란한 효과음과 함께 휴게실의 문이 강하게 열렸다. 어찌나 세게 열었던지 고급스럽게 조각된 나무문은 순식간에 금이 가 쩌저적, 하며 소리를 질렀다.


"나의 루스."

"읏……!"

"디아!"


 그렇게 등장한 사람은, 바로 나의 주인, 디아였다. 그가 내뱉은 말이 수상쩍었지만, 나는 계속 그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기에 재빠르게 그의 이름을 외쳤다. 그러자 디아는 곧 내 두 팔을 강하게 잡아당겨 나를 그 자리에서 빼냈고, 이데아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데아는 예상치 못한 듯 미간을 구기며 조그만 소리를 냈다. 그녀에겐 미안하지만 난 내 순결이 우선이었다.


"내 사랑 루스! 여기 있었군."

"네?"

"……안녕하십니까, 비타 님."


 뭐? 방금…… 씨발, 뭐? 내 사랑? 나는 그 두 마디에 이데아의 앞이라는 것도 잊고 얼굴을 구겼다. 존나 오글거려, 젠장! 근데 잘생겨서 어울린다! 디아의 잘생김과 어우러지는 그의 말이 순간 달콤하게 들려와 내 얼굴은 또 다시 화륵 달아올랐다.


"여기서 뭐하나, 우리 루스?"

"아, 뭐……."

"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습니다."

"흠, 그것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세였나?"


 나는 이질적인 그의 행동이 연기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리고 더 이상 표정을 굳히거나 하진 않았다. 그저 속으로 울렁거림을 삼킬 뿐. 그나저나, 다 봤구나. 왠지 모르게 부끄럽다!


"으읍―!?"

"이 무슨……!"


 어서 이 폭풍이 지나가길, 하며 열을 시키던 중 갑자기 디아가 내게 깊은 입맞춤을 선사했다. 당혹스러움에 나도 이데아도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정작 장본인은 태연했다. 특유의 능청스러운 웃음과 함께 나와 눈을 마주쳤다.


"만났으니 인사를 해야지, 루스."

"아니―"

"아아, 부족하다고? 그래―."

"……!!!"


 짧은 단말마를 내뱉으며 디아의 저돌적인 행동을 저지하려는 찰나 그가 말을 끊으며 또 다시 끝내주는 눈웃음을 보이며 입술을 겹쳤다.


 방금 전의 짧은 키스로 촉촉해진 두 입술이 이번에는 좀 더 깊숙하고,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어느새 나를 반대편 소파 위에 뉘인 디아는 강한 힘으로 나를 몰아붙였고, 나는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입 안을 휘젓는 것을 느꼈다.

 입술이 부딪히는 마찰음, 타액이 뒤섞이는 야릇한 소리, 그리고 점점 쇄골로 향하는 디아의 매끄러운 입술에 내뱉는 조그마한 신음소리가 넓은 방 안의 온도를 올렸다.


 그 모든 광경을 경악하며 지켜보던 이데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그런 이데아에게 눈길을 준 디아는 무심하게 말했다.


"뭐하나? 안 나가고."

"윽……!"


 마침내 드레스 자락을 손에 쥐고선 방을 뛰쳐나간 이데아의 뒷모습을 확인한 나는 여전히 내 위에 있는 디아를 약하게 밀어냈다.


"후―, 이제, 나갔으니까 놔줘요."

"그냥."

"……."

"그냥 이어서 하지?"

"……에?"






















후후ㅜ후후ㅜ후ㅜ훟

다음편은 수위썰입니당/뀨


좀 눈치보면서 올릴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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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6-27 21:29 | 조회 : 5,553 목록
작가의 말
나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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