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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살벌함에 왠지 기시감이 들어 슬그머니 입을 열어 물었다.


"혹시…… 아텔과 무슨 관계이신지……?"

"아텔? 아이테르너스요? 그 자식, 제 오빠예요."


역시! 무릎을 탁 치는 소리가 경쾌했다. 어쩐지 살기가 장난 아니더라! 이 남매는 디아를 향한 격한 찬양으로 사람을 눌러 죽일 수 있을 것 같다. 왜 아무도 내게 이런 사실을 말해주지 않은 거야……! 아, 맞다. 나 인맥 거지지.


"그런데, 무슨 일로……."

"아, 뭐-."


여전히 나를 응시하는 눈매에 사악함이 맴돌아 절로 끝을 흐리며 물었다. 그러자 이데아는 한 번 눈길을 돌리더니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새 재물이 그렇게 미인이라 해서 한 번 용안을 뵙고 싶어서요."

"……."


누가 그딴 거지 같은 소문을 낸 거야! 라이벌을 보는 눈으로 나를 훑어보는 이데아의 표정에 저절로 신경이 모였다. 설마 저기서 픽, 비웃으면서 '소문은 역시 소문이네요'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소문이 사실이네요."

"……네?"

"저랑 똑같은 그 눈동자나, 천사 같지 않은 그 머리카락이나, 그 부드러워 보이는 깃털 날개나 다 예쁘고 신기하고……."

"……."

"한 미모 하시네요. 제가 인정할 만해요."


설마 했는데, 마계와 천계의 기준은 정말 다른가 보다. 디아도 그렇고, 이데아도 그렇고 내 외양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 이곳에서 나는 확실히 미인인 듯했다.

아니, 그보다 의외로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이데아가 낯설었다. 아텔을 닮았다면, 뭔가 한 마디는 했을 텐데.......


"물론 저보단 아니시지만요."


그럼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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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6-26 23:58 | 조회 : 4,709 목록
작가의 말
나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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