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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네? 약혼……자요?"

"네."


 이게 무슨 소리야……. 약혼자가 있는데 행실이 그따구였다고? 카사노바 새끼! 약혼자라는 단어가 귓가에서 맴도는 순간 그가 내게 저질렀던 그 이상야릇한 짓들이 하나 둘씩 뇌리에 스쳐지나 갔다. 난 농락당한 거였어, 썅! 그것도 예비 유부남한테!

 게다가 또 하나 납득할 수 없는 사실은, 생명의 관리자라는 대악마 주제에 약혼자가 있다는 것이다. 마계의 비타 디아보루스는 '살아있는 신'. 그 신이 결혼을? 이런 병신 같은 세계…….


"신도 결혼을 해요……?"

"아, 제가 말한 '약혼자'의 의미는 제물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아……예?"

 "비타 님께선 저희 악마들에게 실존하는 신이나 마찬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그저 존재조차도 확실치 않은 신에게 평화를 기도하는 의식보다는 직접적인 '제물'을 바침으로써 마계의 영원함을 기원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제물들을 저희는 '세크룸'이라고 일컫습니다."

"아……."

"세크룸은 최상급 악마들 중 가장 고귀하고, 아름답고, 성스러운 여성으로 뽑습니다."

"음……."

"같은 제물이지만 참 다르죠?"

"……."


 분명 내 하찮음을 까는 말이 분명하지만, 반박할 수가 없어 그냥 짜져있었다. 불쌍한 나…….


 "매년 의식의 날, 세크룸은 그 날부터 비타 님의 소유가 됩니다. 세크룸의 혈족은 어마어마한 양의 재물을 지급받기 때문에 거의 팔려가는 셈이지만, 지금까지의 세크룸 중 비타 님께 반하지 않은 분은 없으니 약혼자나 마찬가지겠지요."

"그……고귀하고 아름답다는 제물들이 모두……반했다고요?"

"예."


이 미치도록 잘난 남자……. 재수없음이 앞서는 동시에 무언가 떠올랐다.


"설마, 이번 해의 세크룸도……?"


"몇 주 전 세크룸이 되신 '이데알레 인페르나'께서도 현재 비타 님을 가장 열렬하게 사모하시기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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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6-25 15:20 | 조회 : 5,681 목록
작가의 말
나메

수위는 곧 나올겁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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