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한 죽음을 맞지 않는다는 점에 기뻐해야 할지, 목숨 소중한 줄 모르고 깝쳤던 내 과거가 여전히 뚜렷하게 뇌리에 남아있다는 점에 절망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와중, 디아가 대뜸 말했다.
"죽었다 살아난 기념으로 소원을 하나 들어주지."
"존나 지니세요?"
물론 나야 개이득이지. 내가 원하는 것은 뻔했다.
"천계로 돌아갈래요."
"기각."
결과 또한 뻔했다.
"거지같네."
"거지같네?"
"……."
이 새끼, 의외로 쪼잔하다. 혼잣말 한 것 가지고 발끈하다니. 물론 정말 혼잣말이었던 건 아니었지만, 아무튼 매번 이리 변명하기엔 너무 귀찮았다. 잠시 그렇게 생각한 나는 간단히 소원을 정했다.
"반말 쓰게 해줘요."
"……풋, 허락하지."
"아싸!"
이 세계에서 감히 생명의 관리자에게 반말을 쓰는 간 큰 놈은 나밖에 없을 것이다. 1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