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눈치 없는 그 남자

10 명 정도의 황실 마법사들도 당황했는지 벤 아저씨를 어이 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저씨는 마이페이스 답게 가뿐히 무시하고 싱글벙글 웃어 주었다...

끝내 그냥 눈길을 거둬버린 마법사들은 메뉴판으로 눈을 돌렸다. 근데 다들 막상 주문은 하지 않았다. 뭔가를 주문하고 싶은데,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듯이. 누구의 눈치를 그렇게나 보나 싶어 그들의 시선을 눈으로 따랐다.
황실 마법사들의 시선의 끝엔 로브를 푹 눌러쓴 한 남자가 있었다. 얼굴이 가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위압감이 느껴졌다. 왠지 중요한 사람인 것 같다. 처신을 잘 해야겠군.
메뉴판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남자가 이제서야 자신을 향한 시선들을 눈치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다들 왜 나를 봐? 주문 안 해?”

“.....”

“아, 설마 눈치 보여서 그래? 걱정마. 다 시켜, 다 시켜. 나 오늘 돈 많다?”


‘그’ 황실 마법사에게 반말을 하다니. 역시 중요한 인물이었나? 근데 얼마 정도의 직위를 받아야 저렇게 마법사들을 대할 수 있는거지? 황제? ....는 아닐테고. 공자 정도 될려나.

마법사들은 ‘사장님 앞에서 랍스타 시키는 소리하고 있네...!’
라는 비슷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하긴, 이해가 가긴 한다. 회사 다닐때 회식에서, 팀장 앞에서 비싼 것은 못 시킨다지? 불쌍해라.

결국 주문하는 걸 서로 떠넘기던 마법사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제일 부담이 덜 되는 음식을 시켰다. 보니까 벤 아저씨는 오랜만에 돈 많은 손님들이 와서 기대했던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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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6-18 21:47 | 조회 : 3,458 목록
작가의 말
녹챠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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