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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해."


미림이 준 넥타이를 침대 위로 던졌다. 그에 당황한 미림이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오늘부터 선도부가..복장 단속 한댔어요."


"단속하면 뭘 어쩔 건데. 그게 다잖아."


"...아니에요. 기록부에 적어서 벌점을 매긴대요. 벌점이 많이 쌓이면...학교에서 나가야 할 수도 있다고..."


"퇴학?"


-벌점이 쌓인다면 좋진 않겠죠..? 걱정스러운듯 미림의 말에 안즈의 손이 잠시 떨리다가 마저 단추를 채웠다. 다 됐다는 안즈의 말에 뒤를 돌아 있던 유넬이 그들이 있는 쪽으로 다시 몸을 돌렸다.


"여성이랑 같은 방이 불편하기는 하네요. 리아씨, 안 불편하세요?"


"응? 나야 뭐, 워낙 오래 전부터 이렇게 했는 걸. 게다가 이건 또 하나의 메리트니까 말이야."


내가 이렇게 해달라고 부탁했었거든. - 유넬의 말을 이어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말을 한 안즈는, 마이를 가지고 방을 나갔다.


"에구..안즈씨는 아직 벽이 있으시네요. 마음을 안 여세요.."


"그럼 그냥 냅둬. 피해 안 끼친다잖아. 아 졸려 죽겠네..."


여전히 졸린지 눈을 비비는 렌은, 교복을 입고 있는 미림을 보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듯 벗으라고 했다.


"저도 마음의 벽을 세우고 싶네요. 렌 씨."


...덤앤더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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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고 있는 마석에 관한 내용을 말하는 교수의 마지막 말인 '누구에게도 가능성이 있다.' 라는 것에 몇 명의 학생들이 어떠한 표정을 지었다. 뻔하지.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야. 어리석긴.


"...질문 없으면, -마녀 전쟁1- 챕터로 넘어 가겠습니다."


교수가 몸을 돌리려던 순간에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익숙한 목소리라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미림이었다. 그를 잠시 바라본 교수가 무엇을 생각했다. 아마 마녀와 관련된 것이겠지. 하지만 유감. 그게 아니거든.


"교수님께선 아까, '인간에게' 마석의 축복이 나타난다고 하셨는데, 축복은 꼭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것인가요?"


"아. 정정하지요. 유사인종인 이종족에게도 축복자는 있습니다. 보통 '마음' 이 있는 존재면 가능하다고 보는 부분이죠."


마음이 있다는 말에 눈을 부릅 뜬 미림이 자신의 책상을 소리나게 치며 더듬거렸다.


"그...그렇다면!!!!!! 식물이나 물건에도 '마음' 이 있다면 축복이 내릴 수 있는겁니까?"


라는 괴짜같은 질문의 뒤로 질린듯한 표정을 가진 렌이 있었다. 교수 역시 당황스러운듯 뭐에 마음이 있냐는 말에 미림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더듬거리며 말했다.

쟤...왜 저렇게 흥분 했니. 그것보다..안즈는 뭐하고 있으려나. 설마 멍청하게 하늘이나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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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의 대답이 미림 자신이 원하던 말이 아니었는지, 눈에 띄이게 시무룩해져 있었다.


"왜 그렇게 시무룩해? 아까 그거 중요한 질문이었어?"


"원하는 대답을 못 얻었어요. 학원에 오면 제대로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뭐, 교수가 실비아 교수 하나 뿐인가. 다들한테 알아보면 되지. 어라? - 미림을 위로해주려던 목적을 달성하고, 조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소란스러움이 일어나는 것을 보던 렌이 중얼거리듯 속삭였다.


"선도네요. 쉬는 시간인데도 엄격하군요."


"왠지 선도들 앞에선 잘못한 게 없어도 좀 캥기지 않냐?"


"맞아요."


"...근데 여기 선도는 엄격하지 않고 오히려 풀어주는데..? 게다가 잘못한 게 있어도 무시하고."


그 대상을 꼭 옆에 있던 나를 보며 말했다. 뭣이라..? 조금 때리고 싶어졌는데-...


"...지금부터 엄격하게 해볼까?"


그러면 넌 선도 모욕죄, 사브리나 학원 모욕죄, 황녀 모욕죄로 벌점 60점부터 깔고 들어가야할 걸. - 죄송합니다.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 이어진 내 말에 절망한듯 그러지 말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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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8-07 15:43 | 조회 : 1,222 목록
작가의 말
스피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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