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발칙한 것들..각 학교 대표들 전부 회의실로 오라고 해."


짜증이 서려 있는 비앙카의 말에 곁에 있는 일리아가 매우 당황하며 '지..지금요?' 라고 반박했다.


"그래. 당장."


"하..하지만 당장은 좀..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대표분들도 시간을 내실 수 있지 않을까요?"


라는 일리아의 말에 발걸음을 멈추고, '이게 미쳤나..' 중얼거리고 뒤를 돌아 일리아의 뺨을 때렸다. 찰싹- 소리가 나고 뺨이 붉어져 있는 일리아를 향해 말했다.


"하라면 할 것이지. 말 대답을 해? 출신도 천한 년이-. 학교에서 마녀님, 마녀님 하고 불러주니까, 벌써 8대가 된 것처럼 착각하는 모양인데-"


자신의 말만 잇고서는 일리아의 멱살을 잡아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넌 그냥 그럴 가능성만 높은 것 뿐이야. 1차 각성이 제때 이루어지기 전엔 모르는 거지. 네가 올해 17세..이제 1년 반정도 남았군.....니가 진짜라서 각성한다 쳐도. 넌 나한테 못 깝치는거 알지? 널 침식에서 구해주는 것으로. 이미 내 나라와 계약했잖아. 마석에 걸고 한 '계약'은 멋대로 파기할 수 없다는 건 알고있지? 하, 맞아. 설마하니 각성 못해도 죽을 줄 알아. 다시 침식에 던져버릴테니까. 또 주제도 모르고 나설 때도 마찬가지야. 알아들었어?!"


일리아의 대답은 절대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을 이어나갔다. 그에 일리아는 매우 위축된 상태로 작게 대답을 했다.





__________





옥탑방에 있는 기숙사. 안즈의 겉옷은 이미 풀어헤쳐져 있었고, 안즈는 안에 입은 흰색의 긴 팔의, 상처가 있는 곳의 일부분을 찢어내고 있었다. 상처의 피들이 여기 저기에 마음껏 움직이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는 렌이 피에게 손가락으로 딱밤을 때리듯이 때렸다.


"이거 물리타격이 먹히네? 안 그렇게 생겼는데....뭐 이게 어떻게 생겨먹었든...그래서 언제 없어지는데?"


"상처가 작은 편이면 이것보다 더 빨리 멈출걸. 이번에는 상처가 큰 편이라 그럴걸. 저번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말이지..."


그런 표정 짓지 마, 미림-. 유넬이 창문 옆의 벽에 등을 기대면서 말했다. 그리고 곧 시계를 보고 고개를 숙였다.


"그..그치만~아까부터 피는 철철 나는데, 그것들 때문에 지혈도 못하고..그리고 무엇보다, 안즈씨가 아프잖아요...다들 '마석의 축복' 이라 부르는 마법 능력인데, 안즈씨한테는 그게 아니네요..상처가 나아야한다니..이건 저주 같아요.."


"...저주..라. 괜찮아. 익숙하거든. 그래도 이 능력 덕분에,"


내가 아직 살아있는거니까-. 저번의 일이 기억이 나는듯 눈을 감았다. 거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던 것은...전부, 그 능력 덕분이었잖아.

고개를 들어보니 안즈는 투덜거리는 피를 상대하고 있었다. 없어. 없다구. 그게 왜 내 잘못인데? 라며. 아마 자신이 할 일은 없냐고 물어보는거겠지.


"흐응..말 통해봤자 아냐? 어차피 컨트롤도 안되더만. 발동 조건이 피라니, 이런 거 귀엽지도 않아."


"다룰 수 있거든? 그리고 나름 귀엽거던?...뭐. 분명 문제는 있지. 얘네들이 워낙...아니 무척-. 활동적이라, 가만있으란 말만 안듣거든."


안즈의 손을 따라 피들이 렌의 주위에 모여들었다. 언뜻 보이는 것으로는 웃고 있던 것 같다. 피들이. 그리고 오케이 사인을 보내는 것 같자.


"..좋아. 당겨."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내자 웃으며 렌의 볼을 잡아당겼다. 그것도 아주 세게.


"으와ㄱ! 에고아구!! 으어나 오망 당거 으거들아!!"


"..뭐라시는 걸까요."


"음...으왁, 에고아구는 모르겠고...으어나도 모르겠고...고만 당겨 이것들아...? 가 아닐까."


뭐라고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미림의 중얼거림에 유넬이 웃으며 해석했다. 아픈 볼을 만지고 있던 렌이 창문 밖으로 뭔가 발견한듯 창문을 열었다.


"..참나. 진-짜 대단하다. 갑질도 저런 갑질이 없구만. 저것 봐봐. 그 왕녀인지 학생회장인지 똥인지가 결국, 진짜로 쫓아내네."


왜 4대 학원 안에서 나라의 권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거지? 바람 마녀의 자리가 공석이어서 그런가? 곰곰히 생각하는듯 말한 후, 곧 몸을 돌려 안즈를 봐라봤다.


"그래도 안즈는 속 시원하겠다? 너 때린 놈 쫓겨나니까, 쌤쌤이지?"


..별로. 칼침에 비하면 부족하지. - 그 상태로 피를 움직이게 한 후, 밖으로 나가고 있는 제르딘을 공포로 밀어넣은 후, 한 대 때렸다. 입을 벌린채 뒤끝이 기냐고 묻는 렌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글쎄. 라고 했다.


"...난 이제 가야겠네. 멍청한 왕녀가 연 회의가 있어서 말이야."


"너도 바쁘네."


"뭐, 나는 사브리나 학원의 첫번째 대표니까 말이지."


바쁜 게 당연한 걸. 그럼, 갔다올게. - 잘 가라는 인사를 하는 세 명을 뒤로 두고 학생회실로 뛰어갔다. 왕녀 나발은 왜 마음대로 소집하고 난리야. 순 자기 멋대로라니까. 그때도 나한테 죽을 뻔했었으면서. 바보 멍청한.





__________





조금 늦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넘어갔다. 왜? 나한테 지 개인 권력이 통할 것 같나? 벨리타 제국의 제 1황녀인 나한테? 아. 기분만 잡쳤어 에라이.


"-우선. 급작스러운 회의에도. 이렇게 모두 자리를 채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급히 논해야 할 사안이 있어서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라이오네' 학원의 두번째 대표님께선 아직 학원에 도착하지 않았기에 불참하셨습니다. 하지만 뮬 님께서 전달 해주시리라 믿고, 회의 진행하겠습니다."


회의 내용이 적혀있는 종이를 손에 잡았다. 흰 건 종이고 검은 건 글씨인가...안 본지 좀 오래돼서... - 내 자리 가까이에서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종이를 들고 있는 뮬을 봤다.


"..이 내용은.."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 라이오네 학원 학생이 본교의 학생을 무단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왕녀의 말에 뮬의 몸이 눈에 띌 정도로 경직되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굴만 봐도 다 알 것 같다.


"네 학원이 모이다보니, 아무래도 무질서가 생기는 것이겠지요. 그런 고로,"


지금부터 '교칙 강화' 에 대해 회의하고자 합니다. - 순 자기 멋대로라니까. 짜증나게.

1
이번 화 신고 2016-07-27 10:05 | 조회 : 1,242 목록
작가의 말
스피웰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