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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에 소문이 났나..구경꾼들 엄청나게 모여드는구만..일이 엄청 커졌네. 나 때문인가?"


렌이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 말에는 무언가가 사과..? 미안하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고는 근처에 위치한 검 하나를 집어들었다.


"..흠.이게 대련용 검인가?....가검이 아닌데? 윈프레드엔 진검만 있다더니...확실히 무디긴 하지만 진짜라서 조심해야겠다. 그건 그렇고..검은 좀 다뤄봤냐?"


렌의 말에 안즈가 검을 꺼내서 무성의하게 다뤄봤다고 했다. 속으로는 말 못했겠지. 아주 많이 다뤄봤었는데..





__________





땅도 그렇고, 살아있는 나무까지 시들어버린 침식의 땅. 그곳에서 남성은 목검을, 여성은 진검을 들고 서로를 상대하고 있었다. 남성, 안즈의 목검이 여성, 세실리아의 진검을 받아치자 조금 웃는 기색으로.


"엇쭈? 내가 받아치지 말랬지."


검에 힘을 주자 나무일 뿐인 목검은 쉽게 부러지고 만다. 그 충격으로 인해 안즈가 뒤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넘어졌다.


"치사해, 세실! 왜 나만 목검인데! 이러면 상대가 될 리가 없잖아!!"


"말했잖아. 목검은 긴장감이 풀어진다구. 어차피 목검인데 안죽겠지-. 하고 개패듯이 팰거란 말야. 맞아 죽고 싶어서 그래? 그리고 유넬은 다 막는단 말야."


"유넬은 같은 마녀잖아!"


아, 지금 내 얘기 하고 있는 거야? 나는 옆에서 대련하는 것을 계속 지켜봤었다. 안즈가 아무리 강해도 안되지. 안돼. 세실이랑 나는 마녀라서 잘못하면 제국 하나를 날려버릴 수도 있잖아?


"꼬우면 너도 마녀 해. 그 전에 네가 여자가 되어야 하겠지만."


"...지금 그걸 말이라고..그럼 공평하게 나도 진검을 줘!!"


"그것도 안돼. 니가 진검을 들면, 내가 진심이 든다. 몇 군데 잘리고 싶어?"


세실의 말에 안즈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그러고는 낮게 '아놔..' 라고 중얼거렸다.


"안즈 너는 검으로 상대방을 상처 입히려는게 아니라며? 공격을 흘려보내는 것, 그거라면 목검으로도 가능해."


....그게..말처럼 쉽냐고...가장 풀이 죽은 목소리로 낮게 중얼거렸다. 손에 있는 모래를 꽈악- 힘을 주고 잡았다.


"뭐야..너흰 맨날 대련이냐. 지치지도 않아? 여기 '침식'속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힐텐데, 평범한 안즈가 버티는게 용하다니까. 어때- 실력은 좀 늘었냐, 안즈?"


"아 몰라-"


"실력이 느는게 더 이상하잖아, 리치카."


"아무튼,정찰완료! 당연하게도 마물뿐임!"


뿌듯하다는 듯한 얼굴로 보고를 한다. 그 모습에 세실은 미소를 지었으며, '근방에 몇 마리나 있어?' 라는 말을 하고 '일단 내가 다 정리했어.' 리치카의 말에 안즈를 데려가볼까..라는 말을 작은 목소리로 했다.


"세실..아직 무리지. 하급만 만나도 안즈는 죽어버릴거라구?"


"그렇지? 안즈는 약골이라, 마물을 만나면 찍 하고 죽어버릴거야."


마직막의 세실의 말에 리치카가 큰소리로 웃었다. 세실도 그와 같이 큰소리로 웃었다. 그에 안즈가 불쾌한 얼굴로 '내가 쥐냐...'라고 중얼거렸고, 곧 자신의 손을 깨물어 피가 나오게 한다음, 뭐라고 중얼거렸다.


"야 안즈.."


"장난하니?"


세실은 바람에 마녀답게 다가오는 피를 소멸시켰다. 그 피가 튀어 안즈의 눈에 들어갔고, 안즈는 'OH MY EYES!!' 라고 소리쳤다.


"실망이야 안즈. 그 힘은 쓰지 않겠다고 네 스스로 약속했잖아. 아니면..벌써 잊어버렸나?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으면, 말리지 않겠어. 네 마음대로 해."


안즈가 경직된 상태로 땅을 바라봤다. 잊을리가 없지. 잊을 수가 없겠지. 설마.


"..아니야...미안..잘못했어."


"-알았으면 다시 일어나. 부러진 조각이든 뭐든 들고."


안즈. 너로 인해 사람들이 다치는걸 막고싶다고 했지? 그럼 네가 먼저..너 자신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


"그 편이, 너의 곁에 있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고 지켜줄거야. 알지? 난 촉이 좋다는걸."


마지막 말은 내가 했다.





__________






"양쪽 모두. 준비 되셨나요. 본 결투는 다른 결투와는 다를 바 없이- 단판승으로 진행됩니다. 아..그리고. 부상에 대한 책임은 모두 본인에게 있음을..."


3, 2, 1. 승부 시작합..!! 이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의 귀족이 먼저 치고 나왔다. '으와가아과와오아와오아와오악 다 비켜!!!! 넌 죽었어!!! 우리 가문 필살기를 보여주마아아아아ㅏ아!!!' 검을 높게 들어 피하기 애매하게 만들고, 너무 얕게 찌른다.
이런거한테 져야한다니...안즈의 표정이 구겨졌다.


"너 왜 피하기만 하냐? 쫄았지? 그치? 이 기세를 몰아서 끝내주마!!!"


아까처럼 엉성하게 검을 잡고 달려온다. 그에 아래를 보다가, 곁눈질로 왕녀쪽을 본다. 저 여자는 그저. 평민인 내가 다치는 모습이 보고싶을테니.
잠시 생각을 한듯 자리에서 꿈쩍하지 않고, 곧 매끄럽게 그 귀족의 옆으로 유유히 빠져나와 살짝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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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7-26 09:55 | 조회 : 1,227 목록
작가의 말
스피웰

14화까지는 이미 적어두어서 필력이 그렇습니다... (무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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