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편하지 않냐? 룸메이트들이 재학생인 덕분에, 강의실 찾아 헤맬 필요도 없고."


"그러네요."


강의실로 가는 길에 뒤에서 미림과 렌이 자꾸 떠든다. 시끄럽다. 인내심의 한계가 올 것 같아...그래서 그런지 안즈가 작은 목소리로 '따라오지 마...' 라고 중얼거렸다.


"그래도 역시. '마법||' 강의실은. 저 혼자서 찾아야겠죠? 마법 특기생은 저뿐이니까요.."


얼씨구? 마법 특기생은 너희 앞에도 존재하는데....?! 아, 내가 마법 특기생인걸 말 안한 것 같네.


"안즈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야, 안즈! 이따가 '마법||' 강의실 갈 때 미림이랑 같이 좀 가줘라! 너도 특기생이잖아?"


"....특기생 아냐. 특기생이라면 너희들 앞에 있어. 그리고, 그 강의실은 마법관 2층이야."


은근히 친절해-. 미림과 렌이 중얼거렸다. 렌은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듯 보였다. 아, 안즈가 쓰는걸 본건가..? 그나저나...


"리아씨 마법 특기생이었나요?! 왜 말씀 안해주신건가요!! 능력이 뭔가요!"


안즈가 멀리 가자마자 미림이 나에게 바로 달려들어 여러가지를 물어봤다. 말도 빠르고 게다가 너무...너무...! 알아듣기가 힘들잖아..!


"그래. 마법 특기생 맞아. 능력은...한가지만 말하자면, 염력이지."


미림이가 들고있는 지도를 공중으로 띄웠다. 미림은 그걸 보면서 자신과 비슷한 능력이라고 좋아한 후, 공중으로 띄워져 있는 지도를 다시 뺏어 유심히 살펴봤다. 직접 찾겠다는건가?


"저기, 미림아, 리아야."


엣? 응? - 각자 다른 대답을 한 미림과 나를 양팔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뛰어가듯이 걸어갔다.


"우리- 안즈랑 같이 가자!!"


아니 딱히 안그래도 되는데 말이지. 어차피 난 거의 매일마다 안즈랑 같이 다니는데?! 겁나 많이 같이 다녔었는데?...뭐, 속으로 이런 말을 해봤자 들어주겠냐만은.


"잠깐만요, 렌씨!!! 이렇게 갑자기 달리시면....!! 다리가 꼬인...!!"


"미안-. 우리 넘어진당☆"


마지막의 렌의 말과 동시에 다리가 꼬였다. 쿠당탕- 소리와 함께 미림을 중심으로 렌이, 그리고 내가 바닥에 엎어졌다. 진짜 아프다. 저 새ㄲ...를 확 그냥.
렌은 안즈의 위에, 미림은 바닥에, 나도 바닥에 엎어졌다. 머리를 박아서 더 아픈 것 같았다. 렌은 좋겠네-. 별로 아프지도 않겠고. 아, 안즈는 많이 아플려나?
빙고-.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안즈가 렌의 머리채를 잡고 '..당장 일어나. 머리털 전부 뽑아버리기 전에.' 라고 말했다. 많이 아팠나보네. 뽑아버리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괜찮냐? 일으켜 줄.."


생각해서 손을 내민 것 같은데 안즈는 '됐으니까 꺼져.' 라고 시크하게 그 손을 거절했다. 꽤나 뻘줌하겠네.
그 뒤로, 귀족처럼 보이는 새ㄲ....학생이 안즈의 머리를 발로 꾸욱 눌렀다.


"아, 이게 뭐야- 웬..발깔개가 누워있네? 너나 꺼져, 평민 새꺄."


좋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그에 미림은 겁을 조금 먹은듯 '어..? 왜.. 그러세요..' 라고 중얼거렸고, 렌은 조금 짜증이 나는듯 '뭐냐 넌. 그 발 안치우냐?' 라고 반문했다. 여전히 그 귀족은 비웃는투로.


"하이고- 웬 패거리래. 무서워서 어쩌나-. 너네 지금 내 뒤에 있는 분들이 누구신지는 아냐? [로아]의 1왕녀 비앙카 로즈코코님과, 장차 그 나라를 수호하실 차기 8대 일리아 님이시다."


그에 맞춰 로아의 왕녀. 비앙카가 키득 키득 웃으며 뭐냐고 물어봤다. 그 반면, 일리아는 조용했다.


"저에게 무례를 저지른 평민 놈입니다. 입학식 때문에 그 일을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지금 좀 손을 봐줘도 될련지요."


전혀 고민하는투 없이.


"..글쎄요..아무래도 학원 내에선 평등이 원칙이라...- 하지만 학교 밖은 그리 늑륵치 않지요. 그러니 미리 계급의 무서움을 배우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그렇지 일리아?"


"왕녀님 뜻대로.."


버릇이 없네-. 감히 누구 앞에서 평등이라 마라야? 계급? 여기에서 렌과 내가 가장 계급이 높을 것 같은데. 그렇지?


"그럼 제르딘 군. 원하는대로 하시지요."


왕녀의 말에 건들거리면서 손에 무언가를 끼운다. 그러고는 확연히 비웃는투로 말했다.


"말씀 들었지? 깔끔하게 딱 3대만 맞자. 뭐, 견딜 수 있을지는..모르겠지만."


장갑 안에서 철컥- 금속 소리가 난다. 아, 자기 손으로는 못하겠어서. 금속의 힘을 빌리려고 하는거구나. 참으로..


"...쓰레기같은."


"레..렌씨, 리아씨. 어떡하죠? 장갑 안에 뭔가 들은 것 같은데...이러다 다치시겠어요."


미림이 안절부절해한다. 아, 그러고보니 안즈가 이전에 얼굴에 상처..저것 때문이었구나. 윈프레드는 참 격이 떨어지는 것 같네. 왕녀가 쓰레기라서 그런걸까?


"아이고오~~!! 이거 너무하지 않습니까?!?!?! 물론 저 덜떨어진 꼴뚜기같은 친구가 귀하신 귀족님과 부딪히는 실수를 저지르긴 했습니다만, 이런데서 맞으라니요?! 평민은 수치심도 없답니까?!"


물론 렌의 말에는 안즈의 반박이 들어갔다. '누가 꼴뚜기냐, 오징어같은 시캬..'...그냥 둘 다 꼴뚜기랑 오징어 해. 귀찮아, 몰라.


"4학원의 기본 이념은 대륙의 마녀들이 정한대로 '평등'이 아닙니까? 어떻게 이렇게 그 기강이 무너질 수 있답니까! 아무리 '바람'이 공석인들 말입니다!!"


"...이게 미쳤나.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선동질이야?"


짜증난다는듯 중얼거린 왕녀를 보고, 렌은 무언가 생각하고서 차기 후보와 왕녀에게 다가갔다. 어쩔셈이야?


"..이런, 제가 실수했군요. 귀하신 분께 먼저 말씀 올렸어야 하는 건데."


"이제 와서.."


"일리아 님."


갑작스럽게 이름이 불린 일리아는 잠시 왕녀의 눈치를 보면서 띄엄뜨엄 말했다.


"네..? 저요? 제..제가..왜.."


"당연히 일리아님의 말씀이 중요하지요. 8대로 각성하신다면 이 학원의 유일한 주인이 되시지 않습니까."


"...그..그런. 제가 어떻게..왕녀님도 계신데..."


끝까지 왕녀의 눈치를 본다. 쯧-. 렌의 말대로 8대로 각성만 한다면 이 윈프레드 학원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것이다. 왕녀의 말따윈 듣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이유가 되질 않습니다. 아실텐데요. 당신이 정말 8대라면, 한 나라의 왕녀 따.윈 아무 것도 아니란 걸."


그에 왕녀가 아주 분노하면서 '..이 새끼가..감히..왕족을 능멸해..?'. 주변이 웅성거린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평온이 파사삭 깨지는 것처럼.

1
이번 화 신고 2016-07-11 20:15 | 조회 : 1,568 목록
작가의 말
스피웰

후원할캐시
12시간 내 캐시 : 5,135
이미지 첨부

비밀메시지 : 작가님만 메시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익명후원 : 독자와 작가에게 아이디를 노출 하지 않습니다.

※후원수수료는 현재 0%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