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디브리핑 중에 나눈 이야기를 빈 공간에 간략히 적고 끝남과 동시에 좌석 위로 내팽개친 작전지도를 미첼이 다시 품에 안으며 멜에게 소리쳤다.
"멜, 우리 지금 위치가 어디지!?"
"아, RP요? 아니면 좌표요?"
"…제일 빨리 구분 될 수 있는거!"
"4-9요?"

멜의 대답에 그녀는 곧장 지도 위에 유독 티나게 표시된 선을 따라 손가락을 옮기다 '4-9'에 멈춰낸 뒤 아직도 붙잡고 있던 수화기의 PTT의 버튼을 눌렀다.

"여기는 '버니-3', '마나버스', 응답하라. Over"
-"'마나버스'가 수신했다. 계속하라. Over"
"'4-9'로부터 동쪽으로 1km지점은 어떤지? Over"
-"…'마나버스'는 제한된 정보만 갖추고 있다. 좌표로 답해달라. Over"

그녀가 당혹스러워하며 좌표를 찾아내지 못 하는 것 마냥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이자 그녀의 뒷통수만 보아도 보이지 않는 표정이 어떤지 알고, 어떻게 나서줘야 될지 아는 것 마냥 '홍.소위(SLt)'가 수화기를 대신 잡아들으며 좌표를 답했다.

-"'마나버스'가 확인하였다. 해당 좌표의 상태와 신호할 방법을 알려달라. Over"
"'버니-3'가 아직은 미확인 상태다. 신호는 스트로브 라이트로 하겠다. Over"
-"'마나버스'가 확인하였다. 아직 '미확인'이면 해당 좌표로 이제 이동할 것인지? Over"
"'버니-3'가 '마나버스'에게, 그 말대로다. Over"
-"…'마나버스'가 수신했다. 좌표까지 E_T_A-5_0-마이크(남은 시간 50분). Out"

미첼이 고맙다는 것 마냥 홍의 다리를 꽉 끌어안자 소위는 중위의 머리를 수화기로 슬며시 때린 뒤 바이치에게 그것을 돌려주었다.
미첼은 그런 그녀의 장난에도 좋다는 것 마냥 싱글벙글하더니 장비되어있는 무전기를 가볍게 조작한 후 핸드마이크를 잡아들었다.

"'버니-3'가 모든 분대에게, 각 분대별로 데리고 있는 이종족의 수를 알려달라. Over"
-"'3-1'이 '버니-3'에게, 6명을 데리고 있다. Over"
-"여기는 '3-2', '폭스'에는 없고, '테일'에 3명이 있다. Over"
-"'3-에코'가 '버니-3'에게, 한 명도 없다. Over"
-"'3-탱고'가 '버니-3'에게, 마찬가지다. Over"
"'버니-3'가 획인하였다. 스미스와 핫도그는 '알파브이'로 오도록. Out"

그녀가 무전을 마친지 얼마되지 않아 불려진 스미스와 핫도그가 아직도 열려있는 램프도어로 들어섰다.
미첼은 두 사람에게 홍이 말한 '마나버스'와 만나기 위한 좌표로 그들을 데려가라고 지시하며 '박스브이'에 있는 포로 두 명도 데려가라고 명했다.
홍은 와중에 말을 마친 미첼이 잊은 듯한 주의사항을 몇 가지 말해주었고, 스미스와 핫도그는 다시 램프도어를 밟아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참나, 인원은 알아서 배정하라고요?"
"미첼의 한계라면 우리가 알아서 해야지, '3-2'가 여섯을 데려가고, '3-1'이 남은 세 명과 '박스브이'의 두 명을 데려가지."
"…알겠수, 비어있는 '폭스'로 보내줘요."
"그래, 그러도록 하지"

스미스는 '3-찰리'에 비해 경험 많은 대원들로 구성된 '3-델타'로 발걸음을 옮겨 그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스미스의 명령을 전달받은 그들 중 운전수인 '안'이 넓찍한 트렁크에 여유롭게 누운 한 명과 각각 양 옆에 앉아있는, 세 명의 이종족을 핫도그가 있는 '폭스'로 안내하였다.
브라운은 아리스, 미엘르와 함께 노출된 화물칸을 포함한, 외면 전체에 장갑을 추가한 '박스브이'로 다가가 포박되어있는 두 명을 데리고 다시 '3-델타'로 돌아왔다.

'폭스'에게 세 명의 이종족을 데려갔던 안이 돌아와 운전석에 앉았고, 브라운이 앉은 조수석 뒤에 포박된 이를 앉힌 후 반대편으로 돌아와 아리스가 안의 뒷자리에 앉았다.
미엘르는 그런 좌석들과 나눌법한 칸막이가 없는 트렁크로 포박된 다른 이를 데리고 들어선 후 그 커다란 문을 닫아내었다.

-"'3-델타'가 '3-찰리'에게, 준비되었다. Over"
-"'3-찰리'가 확인하였다. '3-2'도 준비되었는지? Over"
-"'3-2'도 준비되었다. Over"
-"'3-찰리'가 확인하였다. '3-찰리'부터 순서대로 도로 위에 정렬한 뒤 이동한다. Out"

옅고 넓게 파여진 자리에 멈춰있던, 서로 미묘하게 다른 험비들이 설치된 기둥과 그 위장망을 건들이지 않도록 조심스레 지나 차례대로 도로를 밟아 올라섰고, '3-찰리'부터 다시 송신된 무전으로 서로의 위치를 확인 후 출발하였다.





네 대의 험비는 어느세 도로를 벗어나 험지의 모래와 먼지가 뒤섞인 바람을 이르키며 질주하였다.
이들의 길을 앞서서 열어주던 '3-찰리'가 좌표에 다달았음을 무전으로 전하며 먼저 속도를 천천히 늦추기 시작하였고, 이를 따라 나머지 세 대의 험비도 속도를 낮추며 험지 한 가운데의, 그 허허벌판 위에 멈춰섰다.

-"'버니-3'가 '3-1'에게, 메디박이 우리 채널로 들어올 것이다. 메디박의 호출을 기다리도록. Out"

-"메디박 '마나버스'가 '버니-3-1'에게, E_T_A-5-마이크(남은 시간 5분). Over"
-"'버니-3-1'이 확인하였다. 스트로브 라이트를 켜놓았는데 보이는지? Over"
-"여기는 '마나버스', 두 개의 스트로브 라이트가 열영상에 감지되었는데 맞는지? Over"
-"'버니-3-1'이 '마나버스'에게, 맞다. 두 명의 대원이 험비 밖으로 마중 나와 있을 것이다. Over"
-"'마나버스'가 확인하였다. 먼저 '마나버스-4_2'가 안착할테니 탑승시키도록. Over"
-"'버니-3-1'이 확인하였다. Out"

저 멀리, 네 개의 길고 날카로운 날개를 동체 위에서 회전시키고, 또 다른, 그러나 짧막한 네 개의 날개를 꼬리에 세워 회전시키며 소음을 울리는 회전익기 하나가 험비로부터 몇 미터의 거리를 벌리며 지면에 착지하기 위한 세 개의 차륜형 랜딩기어 중 꼬리 아래에 있는, 제일 작은 것을 바닥에 먼저 굴리며 나머지 두 개의, 앞에 위치한 것들로 지면 위에 버텨섰다.

네 대의 험비 중 세 번째에 위치한 '폭스'의 조수석에 앉아있던 핫도그가 문을 열고 나가 안착한 헬기에 발걸음을 재빨리 옮겨 다가가자 승무원은 아닌 것 같으나 객실 속에 무장한 대원 두 명 중 한 사람이 마중나오듯 다가왔고, 핫도그는 그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그에게 소리쳤다.

"몇 명 데려갈 수 있나!"
"데려가야될 녀석들이 몇 명인데!"
"포로 포함해서 두 자리 수!"
"열을 넘기나!"
"그렇다!"
"포로는 몇 인데!"

그의 질문에 핫도그가 손가락 두 개만 펼쳐 숫자 '2'를 보여주자 그도 알아들었다는 것 마냥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 두 개만 펼쳐 숫자 '2'로 답한 뒤 자신의 PTT를 눌렀다.
아직 객실에 남은 무장한 대원과 안착한 항공기의 승무원들과 무전만 나누며 그가 아무런 말도 전해주지 않자 핫도그가 소리쳤다.

"왜 데려가질 않는 거야!"
"포로가 있다는 건 지금 알았다!"
"그냥 하나에 다 밀어넣어!"
"안 된다! 잠시만 더 기다려라!"

무전이 좀 더 길어지는 것 같자 그 대원은 핫도그의 곁에서 한쪽 무릎을 굽히며 자세를 낮춘 후 몇 차례의 무전을 더 주고 받고 나서야 소리쳤다.
"지금 녀석(마나버스-4_2)에게 이종족만 데리고 와라! 포로는 다른 녀석(마나버스-4_1)이 데려갈 것이다!"

핫도그는 그의 말에 알겠다고 큰 소리로 답한 뒤 자신의 PTT를 눌렀다.
"에식! '3-2'의 이종족 전부 데려와! Break(잠시 대기)! 에이! 너는 '3-1'에게 무전하여 이종족만 먼저 하차시키라고 해라! Over!"
-"'테일'이 확인하였다. Over"
-"'에이'가 확인하였습니다. 근데 너무 크게 지르시는 것 같아요. Over"
"네가 한 번 헬기의 소음을 이겨보던가! 헛소리하게 만들지 말고 무전이나 때려! Out!"

핫도그가 무전을 마치기 무섭게 '3-2'의 두 험비로부터 이종족들이 대원들과 함께 모습을 들어냈다.
피곤하고 지친 그들은 헬기와 험비가 뒤섞인, 어두컴컴한 공간 속에서 그 무엇도 제대로 눈에 담아내지 못하였고, 그저 함께하고 있는 대원들의 손길을 따라 낮춘 상체로 헬기에 다가간 뒤 객실 바닥을 더듬거리다가 대원들의 도움으로 가벼이 올라탔다.

그들 모두가 승무원을 위한 좌석을 제외하고는 객실의 바닥과 벽에 기대었을 쯤에서야 '3-1'에 남아있었던 이종족 세 명이 대원들의 손에 이끌려 헬기로 다가왔다.
그들은 앞전의 '3-2'로부터 나온 이들에 비해 신장이 핫도그 마냥 조그맣다보니 대원들만이 상체를 숙여 그들을 객실로 안내하였다.

객실에 먼저 자리잡았던 두 대원도 자신들을 위한 좌석이 없는 것 마냥 객실에서 무릎과 발로만 자신들을 지탱하며 그들을 하나하나 돌봐주었다.
헬기가 자기자신이라도 방어하기 위해 양 쪽에 무장한, 그 중화기를 다루기 위한 이의 좌석에 앉아서 핫도그를 바라보던, 객실의 열린 면에 있었던 승무원이 사수석 창과 무장된 미니건 사이로 상체를 크게 들어내며 소리쳤다.

"이게 전부인가!?"
"그렇다!"

그는 핫도그의 대답에 알겠다고 끄덕인 뒤 좌석에 앉아 자신의 PTT를 눌러 동승한 승무원들에게 무전을 보내는 것 같더라.
먼저 안착했던 그것이 소통하기 힘들 정도로 바람과 소음을 이르키던 그 날개를 더 강력하게 회전시키며 조심스레 날아올랐다.
이종족을 안내한 대원들과 핫도그는 그 자리로부터 다시 자신이 탑승해야할 좌석의 차량 곁으로 물러섰다.

'마나버스-42'가 떠났으나 아직도 그 익숙한 소음은 자리에 남아있었다.

도데체 어디에 있었는지 모를, '마나버스-41'이 다른 방향에서 속도와 고도를 낮추며 꼬리의 랜딩기어부터 조심스레 내려앉은 뒤 나머지 두 랜딩기어로 지면 위에 멈춰섰다.
언제 나왔는지 모를 스미스가 핫도그의 옆으로 다가와 그가 앉을 좌석을 닫고 있는 문을 두드리며 '들어가'라는 듯이 신호한 뒤 브라운의 대원들과 함께 포박된 두 명을 데리고 지면 위에 안착해 있는 그것으로 다가갔다.

'마나버스-42'와 같이 좌석 하나 없는 객실 속에 무장한 두 명이 마중나오듯이 상체를 숙이며 스미스에게 다가와 소리쳤다.

"포로는 얘네 둘이 끝인가!?"
"그렇다!"
"이종족도 분명히 다 실었겠지!?"
"그렇다!"
"알았다! 수고해라 버니!"

브라운의 대원들로부터 포로를 건네받은 두 사람이 객실 바닥에 그들을 데려다 눕히고는 열어둔 문을 닫았다.
'마나버스-41'도 그렇게 자리에서 조심스레 일어나 폭발적인 날개의 힘이 이르키는 바람과 소음을 남기고는 저 멀리 날아올랐다.

-"'마나버스'가 '버니-3'의 채널로부터 벗어나겠다.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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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9-11 16:07 | 조회 : 975 목록
작가의 말
nic4517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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