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마나버스'와 무사히 만나고, 와중에 일어난 혼잡한 일도 잘 처리한 '3-1'과 '3-2'가 험지로부터 다시 도로 위로 올라선 뒤 그대로 진행해온 곳을 되밟으며 주차장 마냥 넓게 펼쳐진, 10개의 위장망이 자리잡은, 그러나 6대의 차량만이 세워진 그곳으로 천천히 진입했다.

'3-2'의 '폭스'가 자신의 자리로 들어서기 전에 잠시 멈춰 핫도그와 마일, 나나를 하차 시켰고, 그곳으로 천천히 바퀴를 굴리며 위장망과 그 기둥들을 건들지 않고자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그런 세 사람을 마중 나온 것 마냥 '알파브이'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소위가 헬멧에 달아둔 마운트에 야간투시경을 장비한 상태로 모습을 들어내었다.

"무사히 마치고 왔구나? 어땠나 핫도그?"
"Yes Sir, 헬기 꼬리보니까 미공군 애들이던데요?"
"그래…? 애…?"

소위는 그의 말에 조심스레 의문을 품는 것 같았으나 그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녀가 목격한 것을 조심스레 턱끝으로만 묻자 세 사람이 뒤를 돌아보기 무섭게 민간인 한 명이 '3-폭스'의 뒷면에 위치한 문을 열어낸 듯이 그 손잡이를 잡고는 나오고 있었다.
마일과 나나가 곧장 그를 향해 총구를 들어올렸고, 그런 두 사람보다 더 빠르게 총구를 들어올린 핫도그가 그에게 재빠르게 다가가며 위협적인, 그러나 낮춘 목소리를 외쳤다.

"너 뭐야! 두 손 머리 위로 올리고 무릎 꿇어!"
"ㅇ…어!? 왜 갑자기…."
"두 손 머리 위로 올리고 무릎 꿇어!"

도데체 언제 있었는지 모를 그의 존재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3-폭스'의 사수였던 번이 그 민간인이 모습을 들어내었던 곳에서 재빠르게 뛰쳐나와 총구 앞에서 당황한 그의 두 손을 양 손으로 강하게 잡아내며 무릎 뒤를 발로 차 강제로 앉혀내었다.
번은 이에 멈추지 않고 잡아낸 그 두 손을 등뒤로 옮겨낸 뒤 한 손으로만 손목들을 강하게 쥐고는 당황하여 숙인 듯한 그의 턱을 잡아 고개를 들어올리게 하였다.

"…포로가 하나 더 있었어?"
"ㅇ…아까 구해줘 놓고는 무슨 말이에요오."

아직 치워지지 않은 총구 앞에서 강제로 고개가 들려진 그가 턱을 강하게 쥔 번의 손 때문인지 겨우 소리내며 말하자 소위가 한 손을 뒷목으로 옮기며 번에게 지시하였다.

"번, 핫도그, 그대로 '3-폭스'로 데려가, 마일은 '럼'을, 나나는 '페티' 좀 데려와."

세 개의 들려진 총구 중 마일과 나나의 총구가 자리를 벗어났고, 아직 핫도그의 총구가 향하고 있는, 번에게 압박당하고 있는 이는 앉혀진 것 처럼 다시 타의로 이르켜진 후 '3-폭스'의 열린 뒷면의 문으로 밀어넣어지며 넓찍한 바닥에 그대로 눕혀지고야 말았다.

핫도그가 그 열린 문을 닫아낸 뒤 번에게 아직도 압박당하며 바닥에 뉘어진 그에게 총구를 다시 세워내었고, '폭스'의 뒷좌석 한 쪽 문을 열고 소위가 들어와 앉은 후 바닥에 뉘어진 그를 바라보았다.

"…하, 아무렇지도 않게 나타나니 험하게 생긴 우리 이종족 애들보다 더 무섭네…."

혼잣말인 것 같으나 말을 흘려낸 그녀를 향해 뼈만 보이는 스켈레톤의 번과 걸어다니는 닥스훈트인 핫도그가 시선을 옮겼다.
두 사람의 시선을 마주 본 소위는 자신이 실수에 당황한 것 마냥 녀석에게 집중이나 하라며 두 사람의 시선을 돌려내었다.

"Sir, 부르셨다면서요?"

그녀가 아직 제대로 닫지 않은 문으로 마일과 나나를 통해 호출된 '페티'와 '럼'이 다가왔는지 그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위가 두 사람에게 핫도그와 번이 압박 중인 그가 이종족인지, 아니면 인간인지를 분별하라고 명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자 페티가 그녀가 앉았던 좌석에 들어와 앉고, 럼은 반대편 좌석으로 발걸음을 재빨리 옮겨 들어와 앉았다.

소위와 마찬가지로 페티와 럼이 헬멧의 마운트에 달아두고 있는 야간투시경을 분리한 뒤 다른 것들을 그 자리에 끼워낸 후 아직도 뉘어진 이의 고개를 한 쪽으로 압박시키고 있던 번의 손을 치우게 끔 하였다.
럼이 좀 더 가까이서 바라보고자 하였는지 좌석 위로 두 무릎을 올리며 상체를 이르켰고, 페티는 수월하게 닿는 그의 턱을 잡아 조심스레 고개를 세워 눈을 바라보았다.

"…눈만 봐도 마족인데?"
"이종족이라고? 다시 잘 봐봐!"

핫도그의 말에 페티가 알겠다는 것 마냥 고개를 슬며시 끄덕이고는 헬멧을 벗어낸 뒤 기대어둔 자신의 소총 총열 레일에 고정되어있던 전술조명을 분리하였다.
한 손에는 헬멧을, 다른 손에는 짧은 곤봉으로 착각될 법한 전술조명을 들고는 그의 고개 앞에 헬멧을 가능한 크게 세워두고는 전술조명으로부터 점등된, 그리고 반사되는 빛이 함부로 차량 바깥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그 두 개를 조심스레 들어 시선을 마주 바라보았다.

"럼, 봐봐, 네가 봐도 마족이지?"
"네, 핫도그, 그는 이종족이 맞아요."

핫도그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마냥 이를 갈며 낮은 저음으로 '으르릉'하고 울더니 소총을 치워냈다.
그의 행동을 슬며시 바라본 번 또한 총구를 치운 모습에 힘을 주고 있던 두 손을 이제야 치워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어느세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지켜보던 소위가 입을 열었다.

"…혹시 모르니 소지품 검사하고, 페티, 럼, 핫도그가 내일 아침까지 같이 있어줘라. 나머진 알아서들 하고."

명령을 마친 그녀는 조수석에서 나와 잠시 치워두었던, 핫도그를 위한 자리를 좌석 위에 다시 가져다두고는 열어두었던 문을 닫은 뒤 발걸음을 옮겼다.
폭발물 처리반을 위한 물자가 태반인 공간 속에서 이름 모를 그와 함께있던 핫도그가 번에게 소지품을 검사하도록 지시하며 그 작은 신장이 앉기 좋아보이는 곳에 엉덩이를 올린 뒤 등을 기대었다.

"…도데체 이게 무슨 꼬라지냐."
"서전트, 그건 다들 모르는 것 같은데요."
"…마저 주머니나 털어봐."

핫도그는 영문도 모른채 지니고 있는 옷 속으로 함부로 번이 넣는 손을 가로막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는 이를 빤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름."
"ㄴ…네?"
"이름 말이야, 이_름"
"ㄷ…'디안타'요. 아니 그보다 언제까지 손 넣고 있을 거에요?"

소지품을 검사당하던 '디안타'의 말에 번은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는 것 마냥 빈 손을 보이자 핫도그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번은 그가 앉고 기댈 수 있도록 물자 몇 개를 좌석마냥 쌓아준 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일어서면 포탑의 중기관총을 만질 수 있는 바닥에 양반다리로 앉았다.

짧은 단발이지만 풍성하고도 옅은 분홍색을 지닌 구름 같은 머리칼에 새하얀 피부의 그가 번의 검문 중에 벗겨진 일부 옷을 좁은 곳에서 다듬어 올려내었다.
겨우 옷매를 단정히 차린 그가 번이 마련해두었던 곳에 앉으려 상체를 이르키기 무섭게 단단한 장갑으로 이루어진 천정에 '쿵'하고 부딪힌 머리를 감싸안으며 다시 바닥에 가지런히 앉아 쌓여있는 물자에 몸을 기대었다.

"번, 우리가 데리고 있던 애들이 몇 명이였지?"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 적막 속에서 핫도그가 입을 열며 착용하고 있던 헬멧의 펼쳐진 마운트를 접어내자 장비되어있던 야시경이 마운트를 따라 함께 위로 접혀졌다.
번은 모르겠다는 것 마냥 고개만 조용히 저어내었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디안타가 궁금하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근데 다들 그 눈에 씌운 것들은 뭐에요?"
"…N_V_G라고 Night Vision Goggle(야간투시경)의 약자야. 널 살펴본 '페티'와 '럼'이 갖고 있는 건 S_O_V_G라고 Shine On Vision Goggle(주간시야경, 창작물)라는 것이고"
"둘 다 같은 것 아녜요?"

핫도그는 그의 물음에 그렇지 않고 차이가 있다는 듯이 고개를 저어내다가 마운트에 고정된, 자신의 야간투시경을 해제하여 건네주었다.
그는 호기심이 풍부한 것인지 그것을 두 손으로 바로 잡아들고는 신기하다는 듯이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우와, 한 쪽으로 보면 아무것도 비춰지지 않는 것 같은데, 반대쪽으로 보니 밝은 녹색 세상이 보이네요?"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려보면 도로까지 잘 보일꺼야."
"정말이네요? 한 쪽 뿐이라서 그런지 이걸로 비춰보는 눈으로는 텅빈 도로까지 잘 보이는데, 제 눈만으로는 아쉽게도 저곳은 커녕 창밖이 그저 어둡게만 보여요."
"그래, '럼', 네가 갖고 있는 S_O_V_G 좀 디안타…?에게 건네줘봐."

"그러죠. 그거 이리주고 이걸 착용해봐."
"우와! 분명 저녁인데 이건 대낮 처럼 보여주게 하네요?"
"응, 대신 도로는 보이지 않을껄?"

럼이 디안타로부터 핫도그의 NVG를 받아들고는 자신의 SOVG를 건네주었다.
그가 새로 눈 앞에 들어본 그것에 신기해 하더니 럼의 말대로 창 밖을 바라보자 그의 시선에는 어두컴컴한 밤길에 홀로 켜져있는 가로등 하나와 단 둘이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디안타가 당혹스러워하듯이 목소리를 내자 자신과 럼 사이의 페티를 통해 NVG를 건네받은 핫도그가 입을 열었다.

"어어…? 왜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거죠?"
"그게 NVG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고 기술력도 발전이 잘 안 된거 같아서 말이야"
"그래도 이거 하나만 있으면 가까이 있는 여러분이 보이는 것 처럼 덜 두렵겠네요?"
"문제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총을 쏘면 누가 쏜 것인지도 모르고 당하는 거라고."

와중에도 신기해하는 그가 마치 경험을 쌓아가는 어린아이 처럼 느껴진다는 것 마냥 피식이는 대원들 사이에서 핫도그가 마저 답문을 하였고, 그의 대답에 디안타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 마냥 고개를 끄덕이며 치워낸 SOVG를 원래의 주인인 럼에게 돌려주며 묻자 그가 받아내며 답해주었다.

"그럼 SOVG는 왜 갖고 있는 거에요?"
"NVG처럼 녹색 세상이 아닌 대낮처럼 맑은 세상을 보여주니까, 그리고 이런 어두컴컴한 상황 중에 총에 맞은 애들이나 번 때문에 타박상 입은 너 같은 애들 치료할때 쓰는 거지."

"내가 뭘 얼마나 험하게 다뤘다고?"
"아, 참 널 좀 험하게 다룬 저 친구의 보이지 않는 외면이나 상처가 남은 것도 SOVG로 볼 수 있어."

"그럼 저 분의 얼굴도 볼 수 있겠네요?"
"피부가 없다시피 얇은 놈인지라 얼굴은 그냥 해골인 것으로 기억하는 게 더 편해."

"이봐 럼, 그거 언데드들 일반화 시키는 거랑 다를 바 없다고."
"그래도 우리가 서로 다르게 생긴 것 처럼 두개골 골격으로도 구분되잖아?"

"일반화고 골격이고 뭐고간에, 머리 아픈 소리는 그만하고, 디안타가 잘 수 있게 입 좀 닫자."
"강아지씨, 난 방금 일어나서 총에 맞을 뻔한지라 잠은 못 잘 것 같은 걸요?"

핫도그는 잠들고 싶으나 디안타를 따라 눈을 떠있어야 된다는 상황에 불만을 품은 듯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런 그가 아직도 손에 쥐고 있는 NVG를 페티가 잡아들어 핫도그의 헬멧에 고정된 마운트에 장비시켜주며 말했다.

"전 자다가 왔으니 눈은 더 떠있을 거에요."
"…알았다."

눈이 잠겨가는 핫도그를 바라보던 럼도 자다가 불려나왔다며 입을 열었으나 번은 귀찮은 듯이 무언으로 고개로만 답하며 그저 조용히 네 사람을 두 눈에 담아내었다.
디안타는 이후에도 궁금한 것이 있는 것 마냥 그들에게 질문하였고, 페티와 럼이, 그리고 두 사람이 답해주기 힘든 것은 번이 답해주며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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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9-11 16:07 | 조회 : 1,171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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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4517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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