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젝, 4시를 주시해라"

브라운이 명령을 마침과 동시에 차량의 좌측에 자리잡은 운전수를 위한 계기판 오른편에 자리잡아 장비되어 있는 그 무전기로부터 한 손으로 충분히 쥘 수 있는, 꼬불꼬불한 유선을 가진 네모난 핸드마이크를 들어올리며 측면에 달린, 송신을 위한 PTT버튼을 눌렀다.

"'3-델타'가 '버니-3'에게, 우측의 먼지바람이 보이는 지? Over"
-"…잠시 대기하라. Over"
-"'버니-3'가 '3-찰리'에게, 진행방향으로부터 네 시 측에 먼지들과 차량들이 확인되는지? Over"
-"…보인다. 진행방향을 수정하는 지? Over"
-"녀석들에게 일정 거리를 유지하도록. Over"
-"Wilco(will comply/수행하겠다.) Out"

대열의 세 번째를 고수하고 있는, 각종 보조 기구와 앞뒤양옆을 덮은 철망형 장갑, 그리고 내부에 탑승한 인원들의 것이나 또는 그들을 위한 다양한 물자를 겉면에 고정시킨 스트라이커의 내부에서 미첼이 익숙할 법한 작전지도 위에 적어놓은 식별부호들을 훑으며 중얼거렸다.

"제우스, 제우스, 제우스… 아, 여기있다!"

그녀가 마침 찾아낸 것에 손가락을 짚어내며 무전기의 버튼 몇 개를 조작한 후 핸드마이크를 잡아들어 PTT버튼을 눌렀다.

"'제우스', 여기는 '버니-3', 응답바람. Over"
-"'제우스'가 확인하였다. 계속하라. Over"
"'버니-3'의 이동경로 중에 집결되어 있는 민간인 차량을 확인하였다. 혹시 인근에서 활동 중인 구호단체가 있는 지? Over"
-"'제우스'가 '버니-3'에게, 구호단체 활동여부를 알아내기까지 시간이 오래걸린다. 재량 것 수행하도록. Out"

제우스의 무전이 끝나자 미첼은 어떻게 할 줄 몰라하는 것 마냥 이를 갈며 핸드마이크를 원위치에 걸어두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을 찾아 고개를 돌려 소위와 마주하였다.
미첼은 아직도 얼떨떨한 표정으로 아무런 말도 없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무언의 질문을 가진 표정으로 바라보는 소위에게 입을 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Sir, 대열을 차량들에 접근시키신 것 외에는 생각해두신 것이 없는 겁니까?"
"…ㅇ.. 아냐! 있어! 헤링, 접근 중인 차량 겉면에 국제기구가 표시되어 있는 지 확인해 봐!"

"Sir, 가시광선으로 바꾸면 짙은 먼지들 때문에 일부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보이는 부분이라도 찾아봐."
"없습니다."
"다시 찾아봐! 나도 좀 보게!"

미첼의 명령에 무인포탑을 다루고 있던 헤링이 그녀가 원하는 시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별하기 힘들다는 대답을 건네었다.
그러나 그녀는 버럭거리며 그에게 다시 하라는 명령을 내린 뒤 별도의 디스플레이어를 바라보며 자리에 놓았던 핸드마이크를 잡아들었다.

"'버니-3'가 모든 분대에게, 접근한 차량들로부터 국제기구와 관련된 표시가 보이면 답하도록. Out"
-"'3-탱고'가 '버니-3'에게, 반대쪽 확인을 위해 대열을 이탈하고자 한다. Over"
"안 된다. '무인기'를 활용 할 수 없는 지? Over'
-"'노벰버'가 아직 복귀하지 못 하였다. 대열 이탈을 요청한다. Over"
"하… 허가한다. Out"

그녀의 무전이 끝나기 무섭게 '노벰버'를 대신하여 대열의 맨 마지막 자리를 지키고 있던, 지금 대열의 선두를 차지하는 증가된 장갑을 지닌 험비보다는 좀 더 크고 육중하며 자체적으로 단단한 장갑을 지닌 오시코시의 M-ATV라 불리는 차량이 대열을 벗어나 접촉 중인 미확인 차량들의 반대쪽 위치로 홀로 자리를 잡은 뒤 더 빠르고 폭발적인 속도를 보이며 그들의 길을 인도해주고 있는 차량을 슬며시 추월하였다.

소대의 대열 앞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미확인 차량들의 대열 중간을 겨우 넘어서며 10m가량의 거리를 벌리고 있는, 두 번째 험비의 운전수인 '안'이 홀로 넘어가 있는 '3-탱고'의 차량을 이제서야 본 것 처럼 질투하듯이 말했다.

"우리는 이런 구닥다리나 겨우 몰고 있는데 쟤네들은 왜 저리 좋은 신상을 타고 있죠?"
"…니들보단 값이 나가니까 그렇지"
"와, 거니 너무 막말하시네"
"운전에나 집중해라. '3-찰리-2'가 '3-찰리-1'에게, 놈들이 무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 지? Over"
-"내가 봐도 무장은 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보이지 않는 곳에 국제기구 표시가 있는 지를 확인해야한다. Over"

불만을 토로하는 안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에 브라운은 운전석의 정면 유리창을 두드리며 집중을 권유하고는 스미스에게 무전을 보냈다.
그의 대답이 끝마치기 무섭게 차량의 무전으로부터 소리가 들려왔다.

-"'3-탱고'가 '버니-3'에게, 놈들이 AK를 무장하고 있다. Over"
-"여기는 '버니-3', 국제기관의 표시는 확인되었는 지? Over"
-"보이지 않는다. 다만 놈들이 AK를 무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Over"
-"…적대세력으로 추정되는 지? Over"
-"단정짓기가 힘들다. 정지를 권하고 수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Over"
-"'3-탱고'가 정지를 권하도록. Out"

그녀의 무전이 끝난 잠시 뒤에 홀로 미확인 차량들보다 앞서고 있는 '3-탱고'의 후면에 조립된 것 마냥 붙어있는, 별도의 수납공간으로 보이는 곳으로부터 해치 마냥 윗 장갑 중 하나를 옆으로 열어내며 확성기를 지닌 병사가 모습을 들어내었다.

그 병사는 알아듣기 힘든 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확성기로부터 큰 소리를 내질렀다.
반복되는 확성기와 멈출줄 모르고 질주하는 차량들의 소음 속에서 미확인 차량들 중 대열의 맨 뒤에 있던 것이 홀로 슬며시 방향을 틀어내고는 '3-탱고'를 향해 우렁찬 엔진음을 울렸다.

확성기를 지닌 병사가 곧 접근하는 그 차량을 향해 무언가 다급하듯이 반복적인 소리를 내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곁으로 다가서려는 차량의 모습에 열어낸 것을 닫으며 숨어들자 홀로 튀어나와있는 포탑이 돌려진 후 '미니건'이라고 불리우는, M-134D가 멈춰있던 6개의 총열을 갑작스럽고 재빠르게 회전시킴과 동시에 끊임없어 보이는 화염과 탄환들을 토해냈다.

순식간에 쏟아진, 단 한 개의 무기로부터 쏟아졌다고 믿기 힘든 그 총알 비를 접근하는 도중에 엔진 위주로 얻어맞은 차량이 비틀거리며 속도가 줄어드는가 싶더니 마지막 힘을 짜내는 것 마냥 다시 우렁찬 엔진음을 내며 '3-탱고'를 향해 다가갔다.

잠깐 동안에 금속 비를 선사해주었던 포탑의 사수가 그 상황 속에서 두려워하기 보다는 씁쓸하다는 듯한 표정을 보이며 다시 그것의 버튼을 눌러내었다.
다시 한 번 더 쏟아내리는 금속의 비는 아까와 달리 차량의 앞부분만을 긁어낸 것이 아니라 유리창을 순식간에 다량의 파편으로 분해시켜 버렸고, 심지어 차량 내부에 존재하는 것들을 분해시키며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콰앙!', 난장판이 된 그 차량이 이제야 눈에 띄게 비틀거리더니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진동을 울려내었다.
그 영향으로 비록 대열은 이탈하지 않았으나 가까이서 질주하던 차량 중 하나가 당황한 것 마냥 비틀거리며 속도를 줄여갔고, 이제 맨 마지막의 자리를 가진 또 다른 차량도 당황한 것 마냥 비틀거리더니 앞 차에 부딪히며 멈춰섰다.

-"'3-2'가 '버니-3'에게, 뒤의 두 놈들도 자살폭탄인 것 같다. 우리가 나설 수 있도록 대열 이탈을 허가바란다. Over"
-"'버니-3'가 확인하였다. 이탈해도 좋다. Over"
-"확인하였다. Out"

'3-2'의 분대장인 '핫도그'가 능숙히 상황에 대처하기 위하여 미첼의 허가 아래에 험지를 함께 질주하는 HQ와 에코 사이에서 도로 위로 위치를 바꿔내며 대열을 이탈하였다.
아직도 주행 중인 다른 두 대를 따라 3-1, HQ, 에코, 그리고 탱고가 속도를 멈춰서지 않았다.

지속되는 주행 속에서 '3-탱고'가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어내며 아직도 주행 중인 두 대 중 앞 차량의 측면에 강하게 부딪혔고, 이를 바로 뒤에서 따르던 또 다른 차량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3-탱고'의 후면에 들이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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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9-09 12:55 | 조회 : 948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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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4517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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