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자신의 상체만한, 단단한 그것의 겉면에 인쇄되어있는 작전지도에 순수 손 글씨로 적힌 '식별부호'들을 훑어보는 듯이 옮겨지던 손가락을 'A-10A(아퀼라)'에서 멈춰낸 미첼이 핸드마이크의 버튼을 눌렀다.

-"'버니-3'가 '3-탱고'에게, '아퀼라'에게 '버니-3'의 이동을 통보해줄 수 있는지. Over"
-"여기는 '3-탱고', 사전에 통보하였다. Over"
-"'버니-3'가 확인하였다. Out"

인위적이나 포장상태가 좋지 않은 도로를 아무렇지도 않은 것 마냥 시원하게 밟아가며 모래바람을 이르키는 대열의 세 번째에 위치한 스트라이커 속에서 무전을 마친 미첼이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 마냥 아직도 손에 잡고 있는 핸드마이크에 입을 기대고는 사뭇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무언가를 떠올렸다는 듯이 손에 쥐고 있던 그것을 원위치에 걸어두고는 차장의 해치를 열어두고 바깥에 시선을 내밀고 있던 '홍.소위(SLt)' 뒤의 빈 좌석에 앉더니 그녀의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팔을 집어넣어 꽉 끌어안았다.

"엘티(위관장교), 나 오기 전에 '아퀼라'를 먼저 돌려보낸거야-?"
"What the…, 소대원들 대부분이 정비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계시지 않길래 대신 돌려보냈습니다."
"우리 기특한 엘티!"
"Sir, 칭찬은 감사드리지만 지금 행위는 성희ㄹ…"

자신의 다리를 끌어안다못해 자극하려는 것 마냥 움직이는 미첼의 손가락에 질색을 보이려던 부소대장의 해치로부터 '텅!'하는, 금속간에 재빠르게 부딪힌 소음이 차량내로 흘러들어왔다.
이에 부소대장이 다시 해치 밖으로 고개를 들어내며 피격된 부위를 금세 찾아내더니 '10시!'라고 소리치자 헤링이 조작하는 무인포탑이 그녀가 소리친 방향으로 돌려진 후 지니고 있는 중기관총의 총구로부터 거센 화염을, 그리고 이와 비례하는 듯한 화약의 폭음을 울리며 탄두를 토해냈다.

어느세 소위의 다리를 품에서 놓아낸 미첼이 무전기 옆에 앉아있는 바이치에게 '무전기 줘!'라는 것 마냥 손 짓 하자 그녀가 손 위로 재빨리 걸려있는 핸드마이크를 쥐어주자마자 PTT버튼을 눌렀다.

"'버니-3-알파'가 진행방향기준 '10시'로부터 피격받았다. 대열은 정차하고 반격을 가 할 것. Out"

그녀의 무전이 끝마침과 함께 먼저 앞서던 두 차량이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여내었으며, 헤링의 무인포탑으로부터 불을 뿜는 스트라이커는 대열과의 충돌을 주의한 것 처럼 좌측으로 슬며시 방향을 틀어내고는 속도를 줄여내었다.

"헤링, 놈들은 몇이지?"
"제대로 구분은 못 했지만 손가락보다는 적습니다. 한 놈은 잡아낸 것 같은데 나머지가 감지되지가 않네요."
"소대장님, 아무래도 저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헤링이 조작하는 무인포탑이 흑백의 열영상으로 바라보는 것을 내부에 별도로 마련된 디스플레이어를 통해 똑같이 실시간으로 보고 있던 미첼이 헤링과 말을 마친 소위의 말에 턱을 긁는 것 마냥 잡아 움직이고 있던 핸드마이크를 다시 입 앞으로 옮겼다.

"'버니-3'가 '3-탱고'에게, 무인기를 띄우도록. Over"
-"'3-탱고'가 확인하였다. 잠시 대기하도록. Over"

대열의 제일 맨 뒤, 10시 방향으로부터 네 번째 대열을 지키고 있던 두 대의 스트라이커를 방패삼은 것 마냥 도로 밖으로 나와있는, 험비와는 다르게 생긴 육중한 차량으로부터 대원 한 명이 자신의 어깨너비 비스무리한 것을 손에 쥐고는 불어오는 바람에 가벼이 그것을 실어내었다.
그 대원은 열린 문턱에 걸터앉으며 휴대용 디스플레이어 같은 것을 들어올린 뒤 게임을 하는 것 마냥 양 끝의 버튼을 조작하기 시작하였다.

-"'버니-3', 여기는 '3-탱고', 무인기가 지형너머로 네 명의 열을 감지하였다. Over"
"'버니-3'가 화면을 공유하겠다. 상황이 종료될때까지 계속 지켜보도록. Over"
-"'3-탱고'가 확인하였다. 지속적으로 대기하는지. Over"
"우측을 주의하도록. Out"

무전을 마친 그녀가 바이치의 조작으로 헤링의 무인포탑이 아닌, '3-탱고'가 날아올린 무인기의 화면을 비춰내는 디스플레이어를 바라보며 다시 생각에 잠긴 것 마냥 핸드마이크를 턱에 부비기 시작했다.
화면에 비춰지고 있던 하얀 열 중 하나가 드러누운 몸을 이르키는 것 마냥 움직이기 무섭게 선두 차량의 보병들이 당긴 방아쇠로인하여 허공을 날아오른 그 수 많은 탄들이 단단하고 섬세하게 깔린 자갈 속 사이로 파고 들거나 팝콘이 튀기는 것 마냥 허공으로 한 번 더 날아올랐다.

그 많은 탄 중 한 발도 명중이 되지 않으니 당연히 아무렇지 않다는 것 마냥, 몸을 이르키려는 듯이 감지된 열의 주인공이 지속적으로 수 없이 날아드는 탄에 겁먹은 듯 조심스레 다시 몸을 숙여내었다.
이 기회라도 잡아야된다는 것 처럼 뒤늦게 쏘아진 중기관총의 탄이 언덕의 자갈 끄트머리를 분쇄시키며 깨끗하게 관통하자 이윽고 케찹을 가득 지녔던 고무통이 날카로운 것에 재빨리 베어진 것 마냥 하얀 열로 감지되는 액체가 허공으로 진득하게 흩뿌려졌다.

-"굿 킬, 굿 킬, '3-탱고'가 보여주고 있는 것 처럼 아직 놈들이 더 있다. 현재 잡힌 놈이 두 놈 같은데, 맞는지. Over"
"'3-탱고'의 판단이 맞다. Out"

"…역시 '3-탱고'가 실전경험이 제일 많아서 그럴까? 되게 반응이 빠른거 같은데?"
"…감탄도 좋지만 아직 남은 놈들에 더 신경쓰셔야 할 것 같지 말입니다."
"아, 어, 참 그렇지…"

무인기를 띄웠던 '3-탱고'가 변화된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있는 가에 대한 질문에 미첼은 틀린 것 하나 없는 그 질문에 그저 긍정의 답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모든 소대원들이 놈들에 대하여 재빠르게 반응하였지만 미첼, 또는 소위의 명령을 기다리는 것과 달리 스스로 상황을 적극적으로 파악하려고 하는 것 같은 대원의 자유분방스러운 무전을 처음 느껴본 미첼은 조금 어안이 벙벙하며 감탄하였고, 그런 그녀가 통제해야될 상황을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자 소위가 디스플레이어에 비춰지는 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지금의 상황에 다시 집중시켜주었다.





"…그냥 '3-탱고'만 남기고 마저 이동을 해버릴까"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그러나 달라지지 않는 상황에 미첼이 답답하다는 것 마냥 중얼거리고는 스트라이커의 열려있는 램프도어에 달라붙어 경계 중인 럼과 바이치를 지나 도로위에 멈춰선 뒤 더운 공기를 벗어내려는 것 마냥 입고있는 상의의 목깃을 잡고 펄럭이려는 듯이 흔들어대었다.

조수석의 문에 기대어 대열의 우측으로 들어올린 총구와 달리 그런 모습을 지긋하게 바라보던 빙고가 말했다.

"Sir, 그렇게 입고 계시면 놈들한테 미인계가 통하지 않을 텐데요."
"하, 아무리 내가 이렇게 두터운 것들을 입고있어도 미의 상징과 다를바 없는 엘프인데 어떻게 안 통하겠니? 그건 둘째치고 냉수있니?"
"다시 들어가셔서 갖고 계신거 드시면 될거 같은데요. 무엇보다 너무 노출되어 계십니다."
"아, 더워서 나온 김에 시원하게 마시고 좀 들어가고 싶은데…"

투덜거리던 그녀의 곁으로 바이치가 볼 일이 있다는 것 마냥 다가와서는 허벅지를 툭툭 건들이자 미첼이 슬며시 옮긴 시선으로 그녀임을 알아본 뒤에 '왜?'라고 묻자 그녀가 답하였다.

"'3-탱고'가 말하기를 무인기가 더 오래 버티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미첼은 그녀에게 '알았어, 수화기 줘'라는 것 마냥 손으로만 답한 뒤 바이치가 쥐어준 수화기를 귀와 입으로 들어올렸다.
"여기는 '버니-3', '3-탱고'가 홀로 처리할 수 있는지? Over"
-"무인기 회수 이후 가능할 것 같다. Over"
"그럼 지금은 안 되는지? Over"
-"당장 수행할 경우 더 긴 시간이 요구된다. Over"
"알겠다. 계속 무인기를 띄우고 있도록. Out"

무전을 마친 그녀가 그 자리에 주저앉고는 낮은 자세로 경계중인 바이치의 배낭에 기대며 또 다시 고민에 빠진 것 마냥 손에 쥔 수화기에 턱을 기대고는 바닥만 줄 곳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와 가까이 멈춰있는 '3-1'의 부분대장인 '브라운.중사(GSgt)'가 곁에 다가왔다.

"Sir, '3-델타'가 처리하고자 합니다."
"…가능하겠어?"
"가능합니다."

'그럼 그렇게 해'라는 것 마냥 별다른 대답없이 끄덕이는 고개로 그녀가 답하자 브라운은 낮춘 자세를 이르켜 '3-델타'로 불리는 험비의 열린 뒷좌석으로 위치를 옮겼다.

"'미엘르, 아리스', 너희 둘은 간격 벌리고 따라와라, '안' 너는 나와 같이 간다."
"아, 이제야 좀 움직이나 싶었더니 맞으러 가야되요?"
"얼른 내리기나 해"

그와 함께 동행하게 된 '안'이 기대한 것과 다른 소식을 들은 것에 불만을 토로하며 굳게 닫아놓은 운전석의 문을 열어낸 후 소총을 들어올렸다.
그녀가 비운 운전석의 문을 닫아낸 것을 본 브라운이 재빠르게 자갈 언덕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안'은 하기 싫다는 표정을 잔뜩 지어냈지만 그의 뒤를 바짝 따르고자 재빨리 발걸음을 움직였다.

이미 차량 밖에 나와있던 '미엘르'와 '아리스'는 두 사람이 오르고자 하는 자갈밭에 발을 올리고서야 그들의 곁으로 위치를 옮겼다.

아무리 조심스레 옮기고 싶어도 슬며시 흘려퍼지는 자갈간의 마찰음에 브라운은 아예 거침없이 언덕 위로 재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안'은 여전히 불만 가득한 표정에 뱉어내고 싶은 말이 한가득 할 것 같은 입술을 깨물고는 그의 뒤를 따랐고, 그런 그녀가 언덕에 오른 뒤 곁에 멈춰선 것을 체감한 브라운이 아직 오르지 않은 두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 마냥 PTT를 잠시 두 번 눌러내었다.

그런 그의 신호를 알아들은 두 사람이 거침없이 자갈을 밟는 소리를 울린 후 그 두 사람의 곁을 지나 조금 더 앞의, 돌뿌리라기에는 큰, 그렇다고 바위라고 하기에는 자그마한 것에 기대어 멈춰서자 브라운이 낮은 자세를 유지하며 자신이 오른 것과 달리 완만한 면을 지닌 그 위를 거침없이 뛰었다.

그가 움직인 걸음을 무모하게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옮기다 중기관총에 갉혀진 흔적이 시선에 담겨지자 곧장 자세를 낮추며 멈춰섰다.
그런 자신의 뒤에 가까이 따라붙은 '안'을 호출하는 것 마냥 그가 소총의 탄창삽입구를 잡고 있던 왼손을 뒤로 옮기다 만져진, 어디 부위인지는 모를 그녀의 몸을 '툭, 툭'하고 건들이자 '안'이 그의 옆으로 바짝 자리를 옮기며 그의 총구가 향하는 곳을 바라봤다.

그녀에게 잠시 시선을 옮긴 브라운이 총도 들으라는 것 마냥 그녀가 지닌 총기의 총열을 손으로 두드리자 '안'은 그제서야 브라운이 주의하고 있는 곳을 향하여 총구까지 들어내었다.
브라운은 조심스레 총기로부터 오른손도 떼어내고는 변색된 노란색으로 'M67'이라 쓰여져있는, 탁한 녹색을 지닌 둥그런 수류탄의 몸통을 잡은 뒤 왼손으로 그 위의 '안전핀'을 잡아당긴 후 크고 넓게 팔을 휘둘러내며 허공으로 던져내었다.

허공으로 던져진 그 수류탄이 톡 튀어나온 것 같은 머리에 지니고 있던, 얇은 안전손잡이와 헤어지며 그곳에 '툭'하고 떨어진 음을 들려주기 무섭게 숨어있던 이들이 침묵을 깨트리며 당황한 듯이 소리쳤다.
'퍼엉!', 폭음과 함께 자갈 사이사이에 있던 모래와 먼지들이 허공으로 낮게 흩뿌려졌고, 진동은 제일 가까운 '안'과 '브라운'에게까지 전달되었다.
그곳을 폭음이 한 번 휘감자 다급하게 느껴지던 그들의 목소리가 깨끗히 자취를 감추었다.

-"'브라운', 남았던 놈들도 모두 당한 것 같다. 그래도 주의하도록. Over"
그의 분대장이자 '3-찰리'의 조수석에 장비된 디스플레이어로 무인기가 보여주는 상황을 보고있던 '스미스'의 무전에 그가 '알겠다.'라는 것 마냥 PTT버튼을 두 번 누른 뒤 자신이 던져낸 수류탄의 파편이 한가득 할 것 같은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알아들은 것으로 알겠다. Out"

스미스의 무전이 끝나기 무섭게 그를 바짝 따라온 '안'이 소리없이 피를 흘리고 있는 그 네 명의 몸을 총구로 자극해보았고, 그들 중 바닥을 향해 엎어진 이들을 군화 끝을 이용해 하늘을 향하도록 뒤집어내었다.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시신들을 혹시나하며 또 다시 총구 끝으로 자극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있던 브라운은 굳게 잡고 있던 소총의 총구를 내리며 두 번씩 눌렀던 그것을 왼손으로 누르며 입을 열었다.
"'3-찰리-2'가 '3-찰리-1'에게, 신원을 확인하고 이동하는지. Over"
-"잠시 대기하라. Over"
-"'버니-3'가 말하길, 생사여부만 확인 후 돌아오도록.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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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5-09-09 12:54 | 조회 : 903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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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4517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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