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네가 내.. 원나잇이더냐...(아련)

"있어?"
"있어."
"안가?"
"안가."

단호하게 대답하자 준호의 방에서 한숨소리가 들렸다. 역시, 많이 화난걸까.

"어제 일은.. 미안해. 내가 널 두고 도망갔다며."
"...."
"미안.."
"......"
"화났어? 나 이제 싫어?"
"...응"

나 좀 봐주면 안될까? 얼굴보고 얘기하자. 지금 상황 굉장히 삼류 로맨스 소설에 나오는 장면 같다고.. 라고는 차마 못한채 난 그저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열리지 않는 문을 보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바에 늦을수는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노크를 하고는 조용히 준호를 불렀다.

"준호야."
".."
"나 이제 갈거야.. 한번만, 한번만 얼굴 보여주면 안돼? 혹시 내가 어제 뭘 잘못했는지 얘기라도.."
"꺼져."

얼마나 화가 났으면 저렇게 싸늘할까 싶어 나는 입을 다물고 조용히 준호의 집을 나왔다.

"미안해.."

집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길거리에서 같은 과 여자 동기를 보았다. 어제도 같이 술을 마셨는데, 혹시 무언가 알까 싶어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니 흠칫 놀라며 나를 보았다.

"뭐야? 또 덮치게?"

매우 짜증난다는 얼굴로 돌아보는 그애의 귀에는, 양쪽에 있어야할 파란 피어싱이 한쪽에서밖에 보이지 않았다. 왜? 라고 물어볼 뻔했지만 답은 뻔했다.

왜냐하면 다른 한쪽은 지금 내 주머니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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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8-25 22:46 | 조회 : 1,310 목록
작가의 말
오징어는 오징오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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