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d(2)-너..지금 울고있니?

"넌 진짜 쓰레기다."
"내가 어제 뭐 했어? 진짜 필름 끊겨서 그래. 내가 누구랑 잤어?"
"심지어 누구랑 자기까지 했냐? 니가 개지 사람이야?"

네, 제가 개입니다. 술 퍼마셔서 어제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르는 쓰레기같은 개새끼 입니다. 오늘부터 개새끼라고 불러주세요. 멍멍.

"진짜 모르겠어. 그냥 나중에 얘기해 줘."
"어휴 개새끼. 대학교 사거리 앞 이모네로 와라. 해장 시켜줄게."
"응."

평소같으면 친절함에 감동하며 맨발로라도 뛰쳐나가겠지만, 서늘한 목소리에 괜히 몸이 굳어버렸다. 서둘러 옷을 낑겨 입고는 국밥집으로 뛰어갔다.

***
"왔냐."
"어.. 무슨짓을 한거야 난?"
"됐고, 밥이나 먹어."
"넵."

순대국밥을 입에 쑤셔넣으며 아무리 어제밤 일을 기억하려 해도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젠장할, 필름이 이렇게까지 끊긴적은 처음인데. 얼마나 마신거야.

"그래서, 모텔가서는 뭐 했냐?"
"...성관계?"
"이런 씨발놈이.. 누군지는 기억 나?"
"설마요.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어디까지 기억해?"
"네가 술 먹고 욕하는 것 까지?"
"하아..."

한숨을 푹푹 쉬어대는 친구놈을 아련하게 쳐다보니 이제야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뭐야, 밀당도 아니고.

"내가.."
"응."
"어제 니 새끼가 너무 취해서 내가 니 친구를 불렀어."
"누구?"
"준호. 최근 통화 기록에 있길래."
"걔 고삐린데..?"
"응, 그리고 온다는 그 고삐리를 니가 버리고 튀었어."
"네?"

아니 튀다뇨, 제가 굳이 데리러 와주는 은인을 버리고 튄다뇨, 가당치도 않은 말씀이십니다. 게다가 나 준호랑 친한데? 내가 왜 도망갔지? 혼란스러운 얼굴로 멍하니 있으니 권상혁이 다시 말을 꺼냈다.

"걔가 오자마자 널 찾았는데, 넌 이미 이상한데로 뛰어가고 없었고 고삐리는 너 쫓아간다고 또 가더라."
"그..래서?"
"그게 끝이지. 우리도 너 찾으러 갔다가 11시 쯤에 포기했는데, 고삐리는 번호를 몰라서 어쩔수 없었고.."
"설마 그냥 왔냐? 미성년자를 두고?"

짜증이 났다. 공부하기 바쁠 나이에 굳이 나와서 도와주려는 애를 그냥 버려두고 오다니. 무슨 일이 일어날수도 있는데, 미친놈들.

"화를 낼건 고삐린데, 니가 왜 짜증이냐? 그리고 애초에 다 니 잘못이잖아!"
"그렇다고 걔를 그냥 버리고 오냐?"
"걔가 니 찾으러 돌아다닐 때 어떤 년이랑 잔 너같은 새끼보다는 낫거든?"
"그래, 너 아주 잘났다!"

더 있다가는 싸울것 같아서 국밥 값을 올려두고 가게에서 나왔다.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지금은 준호한테 연락하는게 더 중요하니까.

"후.."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고는 라이터를 꺼내는데, 파란색 이어폰이 같이 딸려나왔다. 내 이어폰은 아닌데. 라이터와 이어폰을 다시 쑤셔넣고는, 통화내역을 확인해봤다.

[준삐리-부재중 전화 28]
[준삐리-메세지 48]

"이런 씨발.."

제일 최근 메세지는 12시, 애들이 가고도 한시간을 날 찾아다녔다는게 티났다. 진심으로 내가 쓰레기 같았다. 미안함에 장문의 메세지를 써서 보냈다.

[야, 준호야, 진짜 미안하다. 내가 어제 하도 마셔서 필름 끊겨서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는데, 상혁이가 말해주더라. 너 두고 어디 가서 진짜 미안해. 늦게까지 나 찾으러 다녀줘서 고맙고, 어디 다친데는 없지?]

메세지를 전송한지 5분이 되었을까, 준호에게 전화가 왔다. 미안함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는데, 준호가 먼저 말을 꺼냈다.

"흐..흑..씨발새끼.."

너.. 지금 울고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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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8-02 08:51 | 조회 : 1,536 목록
작가의 말
오징어는 오징오징

어.. 기다려주신 분은 없으시겠지만.. 늦어서 죄송합니다.. 가족 여행이랑 컴 금지령 때문에ㅠㅠ 좋은 하루 보내시고 전 이만 밥을 먹으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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