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호위무사 경연대회(5)

날아오는 주먹에 맞서, 연은 오른쪽 손을 들어올렸다.

쩡-!

“…….”

“……!”

호기롭게 날아오던 륜의 주먹은 연의 손끝에도 미치지 못한 채 자신을 가로막는 ‘무언가’에 의해 공격이 저지당했다.

연은 다소 싸늘한 시선으로 욱신거리는 손을 잡고 있는 륜을 보며 긴 속눈썹을 다소곳이 내리깔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흐음……진짠지 아닌지는 몰랐는데, 생각보다 훨씬 약하네.”

‘차라리 황룡국 황제가 더 셀지도.’

10년 전, 각 국의 황제 정보를 획득한다는 목적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황제들의 정보를 캐던 연은 끈질긴 노력과 미행 실력으로 모든 황제들의 얼굴을 적어도 한 번씩은 보았다.

끈질기게 공격하다 마지막 순간에 뒤로 빠지기. 그것이 그녀가 황제들에게로부터 얻어낸 성취였다.

[타국에서 온 암살자-]라는 명분으로 마주한 황제들은 저마다 제각각으로 반응했다.

실상은 [검술 실력을 보기 위해서-]라는 명분.

그때마다 황제들은, 각각 ‘최상의 실력-’이라고 지칭하는 실력으로 자신을 상대해 왔다.

하지만, 설녀(雪女)인 자신이 보았을 때, 그 실력은 초대 5방신의 힘보다 현저히 낮은, 초기 각성단계.

자신의 속성에 맞는 ‘성(聖)속성’을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는 조상도 없으니, 그 실력은 가히 낮을 수밖에 없다.

‘흐음……그래도……’

카아앙-!!

륜의 공기를 가른 주먹이 연이 미약하게 친 빙(氷)의 진을 날카롭게 후려쳤다. 그 모습을 본 연은 고개를 까딱이며 생각했다.

‘이 진을 한 번에 발견했다는 것은……’

“……그나마 가장 낫구나.”

‘역시, 기대했던 바야.’

연은 장난스럽던 웃음기를 거두며 손을 뻗어 진의 기운을 걷었다.

“이제부터 나도 진지하게 대하도록 할게.”

[설 연식 제 9술, 강화]

카드득--!!

두 주먹이 허공에서 동시에 맞붙었다. 공기의 흐름이 두 손이 맞붙는 곳에서 회오리쳤다.

“…조 제 1장, 대기(大氣)”

“……?!”

뭐지, 저 기술은……?

순식간에 공기의 힘에 빨려 들어갔다.

주먹에서 힘이 빠지고, 속도가 느려 지는 듯한 기분.

환각인가……?

“……아니.”

퍼억-!!

“쿨럭!!”

‘눈치는 좋지만, 반응이 느려.’

“흐음…….”

명치에 내리꽂은 주먹은 정확히 제 자리에 들어갔고, 강화기술까지 더해져 엄청난 파괴력을 지녔다.

그나마 청룡의 힘이 미약하게 둘러싸고 있어서 망정이지, 일반인이 이 기술을 그대로 맞았으면 그대로 즉사다.

‘생각보다, 약하군.’

‘그냥 이대로……’

턱-!!

손이 점점 륜의 심장 쪽을 향해 가던 순간, 대열에 속해있던 참가자 중 하나가 그녀에게 빠르게 달려와 연의 팔을 붙잡았다.

“……호?”

“하아, 그만 하세요, 연 님. 보는 눈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사실 연은 호가 자신의 행동을 지켜보기 위해 일부러 흑발을 하고 눈 색을 바꾸어 대회에 참여한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호가 우려한 대로 연은 돌발 행동을 하였고, 그는 그녀를 제지하러 나온 것이었다.

연은 쯧-하고 가볍게 혀를 찬 후 대기(大氣)를 거두어 능력에 의해 틀어진 공기의 흐름을 바로잡았다.

“그리고 연 님, 명심하세요.”

“……?”

“아직 설 화 님의 예언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승천하시기 전, 마지막 남긴 예언은, 결코 평범한 예언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은……

“……내가 죽으면, 끝나는 예언.”

죽음의 무언(無言).

“어머니…….”

당신은, 어디까지 알고 계셨던 것입니까.

나의 미래는, 설국을 위한 나의 복수는……

정해진 미래대로, 당신이 내다 본 미래처럼 흘러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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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5-12 21:58 | 조회 : 1,150 목록
작가의 말
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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