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0화 -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드르륵-
교실 문을 열자마자 루드 옆에서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눈치를 살피고 있는 디오를 보고 피식 웃던 클레아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루드의 얼굴을 보고 침음을 흘렸다.

"클레아."

"왜?"

"리더시스 말인데. 앞으로 조금 더 들이댈 필요가 있는 것 같아."

"루드으으-! 내가 그렇게 얘기했는데도!"

"그래서 도움될 만한 정보 없을까."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루드의 말을 들은 디오는 여태 자신이 징징대며 말한 것들은 소용없었다는 것을 깨닫는 동시에, 클레아보다 헬리오스에 비교적 오래 있던 자신을 옆에 두고 클레아에게 묻는 루드의 행동에 뭔가 싶었던 디오가 소리쳤다.

"루드! 내가 그렇게 믿기 힘든거야?! 나한테도 물어봐달라고!"

"그게 아니라. 클레아는.."

설명하려는 루드의 말을 끊고 다소 차분한 클레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총 5명."

"꽤 많은데?"

"많아 보여도 실질적으로는 3명밖에 없어. 먼저 학생회쪽은 헬리오스에 두문불출하지만 한번 관심을 가진 학생이 있어야 나타나는 [이든, 클라드, 헤레이스를 대표하는 총학생회장]과 총학생회장의 보좌관 격인 [헤레이스를 대표하는 학생회장]이 있어. 이 사람들은 중요한 행사가 아니면 나타나지 않기로 유명하다고 해.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아."

"애초에 본 적이 없다고. 그 사람들이 존재하는 지에 대해서도 솔직히 다들 의문을 가지고 있어."

학생회장인데 왜 볼 수 가 없는 거냐며 툴툴거리는 디오를 힐끗 바라본 클레아는 마저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티아르넨 메리아 칸시올]과 [라피스 유안 누아들리]가 있는데. 디오, 네가 조사한 거지?"

클레아는 디오가 알고 있는 정보와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가 곂치는 데. 굳이 자신이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어어-, 맞아. 그 둘이 내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야! 먼저, [유티아르넨 메리아 칸시올]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헬리오스에 다니고 있는 유일한 황족이야! 그것도 적통 황녀. 그리고 학교에서는 '공주'라고 불리며 알게 모르게 특별취급을 받고 있다고 해. 겸사겸사 학교의 양해를 구해 황성 소속의 보호자도 항상 붙어다니고 있는 모양이고, 교수들도 함부로 못한은 제국의 황녀가 우리 편에 서준다면..!! 체블 따위는.!"

"흥분하지 말고~? 아무튼 황녀가 아르티안의 편에 선다면 든든하겠다는 거지. 그리고 [라피스 유안 누아들리]는 외동이야."

"응, 정말 어렵게 알아낸 정보인데! 누아들리 공자와 체블이 같은 시기에 헬리오스에 입학했는데. 당시 둘의 사이가 엄청 안 좋았다나봐. 지금은 그냥 서로 무시하며 지내는 모양이지만.. 이런 사이라면 우리에게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 ..체블을 싫어한다면 더 접근하기 쉽겠는데."

그 좋은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사람을 빼고 싶었던 이유가 있지. 그 사람은.. 접근은 쉬울 망정.

"그런데.. 다 좋은데 한 가지 사소한 문제점이 있다면.. 누아들리 공자는 헬리오스에 입학 이후 지금까지 아직도 [이든]에서 승급하지 못하고 있어."

"......왜?"

마법적 재능이 없으니까.

"실력이 안되서... 그러니까 필기시험이나 다른 것들은 톱을 달리지만 유독 마법을 운용하는 능력이 한참 떨어진데나 봐. 마법에 대한 재능은 없어도 공작가의 후계자에다가 인기도 많고 부럽고 체블을 싫어하기도 한다니까.."

잠시간의 침묵 끝에 묻는 루드의 말에 대답하는 디오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즉, 이론은 완벽한데. 실기는 재능이 받혀주지 않아 바닥을 기는, 비운의 톱이지. 이유가 부럽다는 건 왜 포함되는 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클레아가 간단하게 정리해주자, 디오는 머리를 감싸쥐며 말을 이었다.

"으, 사실 체블과 같은 헤레이스 중에서도 괜찮은 사람이 없나 한 번 알아보려고 했는데. 헤레이스 클래스는 아예 구역이 다르니까 얼굴 한 번 보기도 힘들고, 수업도 개별 수업이라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고.. 체블이 특이 케이스였다고!"

"그렇지. 알아보느라 고생 많았어. 디오."

루드의 말을 들은 디오의 얼굴에 화색이 도는 것을 물끄러미 보기만 하던 클레아는 디오가 말한 헤레이스 클래스에 있는, 체블보다 더 특이한 인간에 대해 설명하려 입을 떼었다.

"디오가 말한 부분, 헤레이스 클래스에 한 사람 알고 있는 사람이 있어. 우리에게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이 말이야."

정말 이 사람은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키레아스 드 험프리], 지금 헤레이스에 재학하고 있는 귀족이야. 헤레이스는 다 한 반에 모여있는 거 알아? 인원수가 적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버려서, 같은 반을 쓰고 있는데. 이 사람은 헤레이스 전원을 똑같이 대하고 있어. 선을 긋는 거지. 너희는 여기까지만. 이든을 대하거나 클라드를 대할 때와 같이. 다른 건 같은 반에 있다는 거랑 말을 좀 더 한다는 것 뿐이지. 한마디로 헤레이스에 대해 딱히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거지. 그리고 그 사람은 몇 일 전에 우리를 도와줬던 사람과 정확히 일치해."

"그 말은..."
이름만 들었을 때는 잘 모르겠는지 듣기만 하던 루드가 키레아스가 떠올랐는지 눈을 살짝 크게 뜨는 것을 보며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저번에 그렇게 대해도 달라붙던 걸 생각하면 충분히 도와주고도 남는다며 속으로 생각한 클레아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생각만 해도 지쳤다. 지금 밖에서 다 듣고도-

드르륵-
"내가 그렇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는데."

"..선을 긋는 인간이라기에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겠지만 말이야."

떨떠름한 어조로 말하는 클레아의 얼굴은 목소리와는 다르게 자신을 다른 이들과 다르게 대하는 키레아스에게 익숙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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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8-01-27 22:29 | 조회 : 1,210 목록
작가의 말
조그마한 시계

39화의 내용이 일부 수정되었습니다~ 요즘 시카리 님이 자주 보여서 너무 좋네요ㅎㅎ. 물론 마린 님도 댓글 감사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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