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화 - 싫다고! 안놔! 못놔! 누구 맘대로 멱살을 잡는데?!

'괴물이랑 헤레이스랑 맞붙었다!!'

“어째, 하루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냐!”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라고!!”

탓-
루드와 디오는 혼자서 헤레이스에게 맞서고 있는 클레아를 향해 미친 듯이 복도를 질주했다. 한명은 클레아가 사고를 칠까봐, 한명은 클레아를 걱정하면서 클레아가 있는 곳을 향해 쉴 새 없이 달렸다.

그 시간, 리더시스는 정말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손을 떨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생각해봐도.

교수님의 심부름으로 마력구를 창고로 옮기는 도중에 체블에게 시비가 걸렸고, 어느새 자신의 멱살은 체블에게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뭔데, 이 상황 나만 이해가 안가?”

리더시스를 찾아다니던 클레아가, 우연히 체블이 리더시스의 멱살을 잡는 것을 보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클레아가 반대로 체블의 멱살을 잡은 것뿐이었다.

정말 그 뿐이었는데. 서로 눈이 마주치자마자, 서로를 견제하는 눈빛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냈다.

“놔요.”

비록 클레아가 먼저 멱살을 잡긴 했지만, 그래도 선배라는 자각은 있어서 최소한의 예의로 존댓말을 사용해주기로 했다.

“내가 왜, 싫어. 너가 놔.”

처음 보는 사이지만, 자신의 멱살을 잡은 이든에 그래도 차분히 대응하려 했던 체블은 클레아와의 말싸움이 점점 길어지자, 머리에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먼저 놔요.”

“싫다고.”

“나도 싫은데요.”

“안 놔?!”

“아, 싫다고요! 안 놔! 못 놔! 내가 왜! 누구 맘대로 리더시스 멱살을 잡는데?! 절대 못 놔!!”

동생 얼굴도 못 알아보는 바보한테는 이것도 모자라! 그렇게 생각하며 체블의 멱살을 잡은 손을 풀지 않던 클레아를, 체블이 결국 리더시스의 멱살을 팽개치고 클레아의 멱살을 대신 잡고 나서부터는 클레아의 이성의 끈이 급격히 얇아지기 시작했다.

“오냐, 그럼 너한테 해주지!”

텁-
클레아의 멱살을 잡은 체블의 행동에 리더시스의 입이 벌어졌고 동공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난생 이런 이든은 또 처음보네!!”

“나도 이런 헤레이스는 처음 보거든! 이거 안 놔!!”

그렇게 한참을 아웅다웅거리는 사이에 도착한 루드와 디오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클레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클레아! 리더시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잔뜩 당황한 디오의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린 리더시스가 빠르게 디오에게 다가가 설명했다.

시작은 정말 간단했다고 한다.

‘뭔데, 이 상황 나만 이해가 안가?‘라고 말하며 멱살을 잡힌 리더시스의 앞에 등장한 클레아는 체블의 멱살을 잡았고, 서로 먼저 놓으라고 소리치다가 결국 체블이 클레아의 멱살을 잡았고, 그렇게 서로 먼저 놓으라고 소리치다가 아웅다웅거리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게 이렇게 된 거라고? 이걸 뭐 어떻게 해야 하는데.?”

디오의 물음에는 아무도 답해주지 않았다.

“너가 뭔데! 너가 그렇게 잘났어?!”

체블의 멱살을 쥔 손을 앞뒤로 흔들기 시작한 클레아에 복도 난간 위에 서 있던 체블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중심을 잡으려 클레아의 멱살을 쥔 손의 힘을 조금 풀었을 때, 그것을 귀신같이 알아챈 클레아가 창문 밖으로 체블을 밀어냈다.

“헤레이스면 다냐고!”

“어어억-!!!”

체블이 뒤로 넘어갔다.

쿵-
누가 말할 것도 없이 주변이 고요해졌고, 그런 적막을 깨는 루드와 디오의 웃음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체블의 고함소리.

“큽... 푸하하하-!”

"@#%@^$%@!$#%^!@@!!!"

“흥, 누가 위험하게 난간 위에 서 있으라고 했나. 손버릇이 참 나쁜 사람이네.”

“오오, 착지자세가 좋은걸.”
어느새, 멱살이 잡혔던 옷을 정리하고는 팔짱을 끼고 툴툴거리고 있는 클레아와 난간 가까이 가서 체블을 구경하고 있는 루드의 모습에 리더시스는 충격을 받은 듯, 어느새 다시 들었던 마력구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떨어뜨렸고, 마력구를 줍기 시작한 리더시스를 도우려 클레아가 등을 돌린 그 순간이었다.

끽- 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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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7-12-29 00:30 | 조회 : 1,350 목록
작가의 말
조그마한 시계

멱살 잡은 일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리더시스군이 되었습니다ㅎ 신년을 맞아 이벤트로 비축분(연재분)이 떨어질 때까지 일일연재를 시작하겠습니다. 새벽 1시에 찾아올테니... 기다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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