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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늘부터 하는건가?"


"원하신 다면요."


"원하지 않을리가 있겠어?"




묘한 웃음을 흘리며 나를 바라보는 선배였다. 그런 웃음 뒤에 당신의 더러운 욕정이 움틀어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수 있었지.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 더욱 도발하고 싶어지는 나였다. 나는 선배의 사타구니 가까이로 손을 쓸어넣으며 눈웃음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아까 말했듯이 오늘은 안돼요. 내일부터 잘해봐요. 우리."


"뭐. 그렇다면."





내일부터는 말한대로 고분고분하게 섹스를 할 나로 생각한것인지 생각보다 질척임없이 나를 놔주는 선배였다. 나는 깨끗한 답변을 듣고 손을 떼었다.

내심 서운한지 어깨를 으쓱했다.


나는 그대로 선배의 품에서 내려와 몸을 틀었다. 눈길이 끈질기게 달라붙는 것이 느껴졌다. 눈빛만으로도 강간당하는 느낌이 들어 뒷목에 소름이 돋았다.

그런 내 몸의 변화가 보였는지 검지손가락으로 교복위로 내 척추를 쓸어내렸다.





"내일부터 잘해보자. 현서야."


"네."




벅차오르는 역겨움에 목소리가 살짝 떨려왔지만 알아채지 못할 정도의 떨림이였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을 하며 학생부실을 나섰다.

복도를 걷는 발걸음은 학생부실에서 멀어져 갈수록 빨라졌다. 나올 것 같지 않았던 눈물마저 새어나왔다.

내가 왜 고등학교에 와서까지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걸까. 정녕 나는 이런 취급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 인간인것인가. 왜 세상은 나에게 이런 고통만 안겨주는 것일까.


충분히 괴로웠던 중학교 생활이였다. 그래서 이사를 하면서 까지 멀리온 고등학교였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중학교 때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메이고 있었다.


집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더럽혀진 기분이였다. 평소의 하굣길이 아닌 가까운 공원으로 향했다.

저녁의 공원은 나의 인생과 달리 오렌지빛으로 아름답고 평화로웠다. 가까운 벤치에 앉아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인생 한번 더럽게 힘드네."


"응. 그래 보이네."




혼잣말로 한 나의 말에 누군가 내 귓가에 대답을 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를 보았다. 우리학교 교복을 입는 탈색된 머리를 한 남자가 있었다.

딱 보기에도 운동을 한 몸이 교복 밖으로 과시되었다. 체육계 사람이라는 것이 눈에 보였다.



"뭐에요?"


"너가 그 유명한 학생회장의 애완동물이냐? 확실히.. 조그맣네."




다짜고짜 시비부터 거는 것이 내 심기를 건들였다. 평소같으면 체격차에 움츠러 들었을 테지만 현재의 나는 눈에 뵈는게 하나도 없는 상태였다.




"왜 다짜고짜 시비질이야? 너 나랑 친해? 오지랖도 정도껏이지 진짜"


"이거 성격봐라."


"니가 뭔데 내 성격을 논해?"


"이렇게 성격이 더러워서 학생회장님 애완동물은 어떻게 했대. 좆이라도 빨아줬나?"


"뭐..?"


"너 김성하 좆 빨아줬냐고"




수치스러움이 치밀어 올라왔다. 하지만 나는 그 말에 되받아 칠 수 없었다. 선배에게 거의 몸을 대준것이나 다름없는 나였으니까 말이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내 옆에 앉았다. 혼자 앉아있을때는 넓었던 벤치가 넉넉히 찼다.


남자는 고개를 틀어 나를 보았다. 나는 그의 눈빛을 피하지 않고 쳐다보았다. 선배와는 달리 남자답게 잘생긴 얼굴이였다.




"좋아."


내 눈을 바라보며 말하는 남자였다.




"내가 너 도와줄게."


"무슨..?"


"대가는 섹스 말고 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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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12-02 23:30 | 조회 : 5,617 목록
작가의 말
압또

와.. 진짜 오랜만이네요. 수능이 끝나고 실컷 쉰 후에 돌아온 압또입니다. 기다리신 분들이 있으시려나 모르겠네요.. 새로운 캐릭터 등장! 괜찮은 이름있으면 지어주세요! 어쨌든 후배님 누워봐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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