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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해서 도착한 학생부실 앞. 도저히 발걸음이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보나마나 형이 어떻게 나올지 안봐도 뻔할 뻔자기 때문에.


"혹시나.. 혹시 그냥 물어보는 건데요."

"응?"

"안들어가면 안되겠죠?"

"그걸 말이라고."




생긋웃으며 단호하게 말하는 형이였다. 나도 맞받아 웃음을 지었지만 끝내 학생부실 안으로 들어갔다. 빈교실 특유의 분위기가 나름 괜찮게 느껴졌다.

보통의 교실과는 달리 학생회장 책상과 긴탁자가 있고 벽에는 각종 학교자료들이 있는 책장이 즐비했다. 불은 키지 않았지만 따뜻한 오후의 햇빛이 들어와 밝은 교실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금방 끝나는 얘기에요?"

"아니. 꽤 오래 걸릴지도."

"곧 점심시간 끝나는데요. 15분 남았네요."

"그 안에는 끝낼게."




형은 그렇게 말하더니 자신의 자리에 가 앉았다. 계속 문 앞에 서 있기는 보기에 웃겨 보일 수도 있기에 형 바로 앞자리에 있는 긴 탁상의 의자에 앉았다.

형은 편하게 등을 의자에 맡기고 나를 바라보았다. 극도로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해냈지만 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할 말이 뭐에요?"

"나랑 섹스파트너 할래?"

"네엑?!"



정말 밑도끝도 없는 말에 사레가 들리는 바람에 삑사리를 내버렸다. 설마 내가 잘못들은 거겠지. 그것도 그런게 그런말을 한 사람치고 너무도 당당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좋아하는거 아니야?"

"좋아하는게 아니라! 왜 갑자기 형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걸까요!"

"오"

"왜요?"

"너가 내 앞에서 이렇게 길게 얘기한건 처음이야."



지금 그런게 신기할 상황인가. 자신이 한말에 책임을 안져도 너무 안 지는 태도다. 저 뻔뻔하고 태평한 표정 하고는.



"어쨌든 그런건 말도 안되고 싫어요."

"그래? 근데 내가 지금 핸드폰에 무슨 사진이 있는데 보여줄까?"

"무슨.."

"너가 이 제안을 거절 할수 없는 이유랄까."




그렇게 말하더니 핸드폰을 뒤적이는 형이였다. 그 순간적으로 나는 온힘을 다해서 머리를 굴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고등학교 올라와서 담배나 술은 일체 입에도 대지 않았었다.

풍기문란을 저지르기에는 우리학교는 남고이고, 이런 생각을 할 즈음 형이 '찾았다' 하고 핸드폰을 나에게 보여줬다.



"이거 너 맞지?"

내가 굳어있는 틈을 타 다가오더니 귀 옆에서 속삭인다.




그 핸드폰 속에는 중학교 때 학교폭력을 당하던 내 사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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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8-15 00:15 | 조회 : 7,133 목록
작가의 말
압또

곤방와 여러분!! 너무 오랜만입니다. 이제 여름방학도 끝나가네요 고3이라서 방학이 일주일밖에 없었지만 끝물에라도 이렇게 찾아와서 다행입니다. 여러분이 바라던 수위는 없습니당!!다음에 올때 가져오도록 하겠숩니다! 핫하게! 하태하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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