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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안쪽으로 향하는 선배의 손에 나는 도저히 회의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시선은 점점 아래로 향했고, 회의 기록을 쓰던 내 손은 떨려가기 시작했다.


".. 이상입니다."


말을 하던 학생의 의견을 반도 듣지도 못한채 발언이 끝나버렸다. 나는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다음 차례의 학생을 쳐다보았다.

그 학생은 일어나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형을 곁눈질로 쳐다보았다. 형은 올곧은 자세로 발언하는 학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은 내 허벅지에 있으면서 말이다.

손은 점점 사타구니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위기감이 들었지만 입술을 깨물으며 참아내었다. 형의 왼손이 연필을 잡더니 A4 용지에 짧은 문장을 써내렸다.


'잘 참네.'



그럼 내가 이 상황에서 발기라도 할줄 알았던 생각인가. 아랫배가 간질거려 오는 느낌에 고개가 점점 숙여졌다. 이제 회의내용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아. 옆 자리에 앉힌 이유가 이거였구나. 순순히 앉은 내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그만 좀 해요 진짜.. 흣.."


작은 소리로 형에게 말을 하던 중간에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발언도중이라 다른 사람은 못들었지만 형에게는 똑똑히 들린 모양이였다.

형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이 저절로 뜨거워지는 기분이였다.
내가 너무 아둥바둥 거리는게 슬슬 안쓰러웠나 본지 손을 떼었다.

한편으론 다행이였지만 밑이 반쯤 서서 회의가 끝날때까지 다리를 꼬고 있어야만 했다.



" 캠프장소는 정동진이라는 것을 유의하고 짐 싸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단합캠프 회의를 마치겠습니다."


형의 말을 마지막으로 회의가 끝이났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서로 이야기를 하느라 떠들썩해졌다. 나는 회의 기록서의 그 자리에서 정리를 시작했다.

역시 들은게 없어서 영 정리가 되지 않았다. 형은 옆에서 머리를 부여잡는 나를 보더니 내 등뒤로 와 고개를 숙여 내 얼굴에 갖다대었다.


"기억안나지?"

"아 몰라요.. 보지 마요."

"형이 알려줄게. 학생부실로 와."


학생부실로 가면 분명 무슨일을 당할 것이라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 자리에서 형의 팔목을 잡아끌었다. 침이 저절로 넘어갔다.


"여기서 알려줘요. 저 집에 가야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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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6-20 00:31 | 조회 : 7,833 목록
작가의 말
압또

작가 생존신고 합니닼ㅋㅋㅋㅋㅋ!! 여러분.. 오랜만이죠.. 수험준비중인 압또입니다. 기억하실랑가모르겠네요.. 너무 늦게 와서ㅠㅠㅠㅠ6월모평보고 현타와서 ㅠㅠ 오늘 되게 짧고 싱겁게 끝났네요. 빠른시일내에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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