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사라지다.

태영은 도준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 것이 분해 자신의 방으로 뛰쳐들어왔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분이 안 풀리자 태영은 자신을 비추고 있는 거울을 높이 들어 바닥에 던져버렸다.

"왜 내가 아닌데? 내가.... 내가 부족한게 뭐야....? 이건 말도 안 돼...."
"태영아 이게 무슨 소리.... 김태영 너.... 하... 기다려."

거울이 깨지는 큰 소리에 급하게 들어온 민기는 유리 파편 때문에 피가 나는 태영의 손을 보고 뭔가 익숙한 듯 약을 가지러 방을 나갔다. 태영은 깨진 거울을 보며 주먹을 꽉 쥐며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없애버릴 거야, 한 율... 다시는 여기 못 있게..."

그 순간 태영은 무언가가 생각난 듯 미소를 띠며 방을 나섰다. 한편 도준을 다시 만난 율은 속으로는 도준이 너무나도 반가웠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안 도준이 자신을 혐오하고 있지는 않을까 두려워 지금의 자신이 너무나도 싫었다. 도준은 그런 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웃으며 율을 볼 뿐이었다.

"율아, 넌 그때나 지금이나 어여쁘구나. 변하지 않았어."
"ㅇ, 아닙니다... 과찬이십니다."
"하하, 어찌 당황한 모습도 그리 예쁘더냐. 이리 내 옆에 더 가까이 오너라. 아니다 내가 네 옆으로 가겠다."

도준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더 가까이 오자 율은 가슴이 묵직해하며 얼굴이 화끈해진 것을 느꼈다.

'술 때문인가...?'

"이렇게 만나니 그때 일이 계속 생각난다. 하던 일이 너무 많아 잠시 쉬러 강가에 있었을 때 네가 울고 있었다. 너무도 작아 처음에 사내아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 하였지. 가서 보니 사내였던 걸 알고 조금 놀랐었지. 허나 우는 모습도 어찌 그렇게 예쁘던지... 그래, 율아. 나와 같이 가자구나."
"네...? 그것이 무슨.... 읍?"

술기운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말 원해서 하는 것인지 혹은 이곳에 오는 다른 사람들처럼 그저 자신을 원해서 하는 것인지 율은 몰랐다. 도준이 율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춰 왔고 율은 그저 가만히 따를 뿐이다.

"하아..."

맞닿았던 둘의 입술이 떨어지고 율은 생각이 복잡해졌다. 도준이 한 번 더 다가오자 율은 도준을 밀어내었다.

"아, 죄송합니다...!"
"율아! 율아!"

율은 자신이 피한 게 당황스러워 도준이 있는 곳을 나왔다. 도준이 율을 애타게 불러 보았지만 율은 이미 나간 후였다. 율은 떨리는 다리에 억지로 힘을 주어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바로 주저 앉았다.

"그렇게 나와버렸으니 다시는 날 안 찾으시겠지...?"

율은 무릎을 꼭 끌어안으며 방금 전의 일을 생각해 보았다. 갑자기 그러신 이유가 뭘까...? 날 좋아해 주시는 걸까...? 아니면.... 다른 사람과 같은 걸까.... 한참 동안 생각에 빠진 율은 그 날 도준이 주었던 손수건이 생각났다. 다시 돌려 드려야겠지... 율은 자신이 손수건을 두었던 빨간 상자를 찾아 상자를 열어 보았다.

"어라...? 분명 여기에 있을 텐데. 대체 누가...."

도준이 주었던 손수건이 들어 있어야 할 빨간 상자에는 손수건이 아닌 쪽지 하나가 고이 접혀 있었다.

'화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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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 신고 2016-07-27 19:55 | 조회 : 638 목록
작가의 말
똘끼

엄청 오랜만이네여...하하ㅏ 오랜만이여서 그런지 엄청 글 못 쓴닿...핳....(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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